로봇, 인간과 함께 노래하다|② 코봇의 돌풍
로봇, 인간과 함께 노래하다|② 코봇의 돌풍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8.05.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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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함께 하는 로봇의 시대 대변 … 산업계 활용도↑

로봇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요소이다. 모터, 액추에이터, 컨트롤러 등의 부품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제조 기술까지 모두 요구되는 융복합 산업이다. 분석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전세계 로봇 시장은 향후 수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이 기대되는 유망 분야로, 각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로봇 시장에서 최근 경쟁이 뜨거운 분야는 바로 코봇Cobot이다. 코봇이란 명칭은 협업Collaboration과 로봇Robot을 조합한 것으로, 인간과 로봇이 함께 작업하는 특징을 따온 신조어로, 우리말로는 협동로봇이라고 부를 수 있다. 코봇 시장은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는 핫한 분야이다. 불꽃튀는 경쟁의 배경은 이제 시장 형성이 시작되어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을 뿐 아니라 향후 수년간 50%의 높은 시장 성장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봇, 불꽃 경쟁 ‘점화’
세계적으로 볼 때 유니버설로봇이 전세계 코봇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평가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인 시장에서 큰 폭의 비교 우위를 말하기에는 이르다. 향후 수년간 급속히 확대될 코봇 시장에 수많은 기업이 도전장을 내미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왼쪽), 전세계 코봇 시장 점유율(오른쪽) (자료 : 한국기계연구원)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왼쪽), 전세계 코봇 시장 점유율(오른쪽) (자료 : 한국기계연구원)
ABB의 양팔로봇 유미
ABB의 양팔로봇 유미

강력한 도전자는 ABB이다. 2015년 양팔로봇 유미YuMi를 선보이면서 시장의 눈길을 끌어모았던 ABB는 지난해에는 일반적인 한팔 로봇암 형태의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유니버설로봇, ABB와 함께 코봇 시장의 3강으로 꼽히는 리싱크로보틱스는 박스터Baxter를 개선한 후속 모델인 소이어Sawyer를 2015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IoT 기술을 접목시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경쟁 우위 확보를 꾀했다. 

이외에도 산업용 로봇 1위 기업인 화낙의 경우, 2016년 CR-35iA라는 이름의 코봇을 선보인 이후 그린로봇Green Robot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코봇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가전기업 미디어가 인수한 쿠카로보틱스는 상하이에 제2공장을 신설하면서 대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야스카와 HC10
야스카와 HC10

최근 눈길을 모으는 기업은 야스카와일렉트릭이다. 2017년 모토맨Motoman HC10으로 코봇 시장 진출을 선언한 야스카와일렉트릭은 모토맨에 이어 모토미니MotoMINI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코봇 시장의 다크호스가 되고 있다. 특히 무게 7kg의 경량화를 구현한 모토미니는 첫 3개월간 수백대의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형경량 코봇으로 설치 장소에 대한 제약이 적어 제조 분야 외에 서비스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모토미니의 인기 원동력으로, 야스카와일렉트릭은 금융 분야 등에서 모토미니 문의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글로벌 1위의 코봇 제조사인 유니버설로봇은 경쟁 심화에 대해 우려보다는 환영의 뜻을 전하고 있다. 더 많은 기업이 뛰어들면서 고객의 관심도가 제고되어 전체 코봇 시장이 더 살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코봇이라는 개념을 전파한 시장 개척자로 유니버설로봇이 지닌 자신감이 녹아 있다. 기술적 수준은 물론 다양한 UR 로봇의 활용도를 높이는 협력사들의 다양한 툴 등 생태계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용상 유니버설로봇코리아 본부장은 “코봇 시장은 한층 더 커져야 할 시장”이라며 “선의의 경쟁으로 시장을 살찌우는 무대가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유니버설로봇은 코봇의 전문지식을 전파하는 UR아카데미의 한국어 버전을 3월 공식 오픈했다. UR아카데미는 우리나라의 코봇 생태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 동향
주요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 동향

국내 기업들도 도전장
우리나라는 글로벌 5대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자동차의 본거지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자동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산업군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포진한 전자 산업도 로봇의 주요 수요처로 꼽힌다. 로봇밀도 전세계 1위는 이를 방증하는 지표로, 코봇에서도 선도적인 수요 창출이 예측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코봇에서도 자동차 산업과 전기전자 산업이 주된 수요 산업으로 조사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출하되는 코봇의 약 30%가 자동차 산업에서, 20%가 전기전자 산업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재 코봇 시장은 유럽 지역이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지만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요를 중심으로 아태지역 시장이 성장하여 2023년에는 아태지역이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별 코봇 시장 전망 (자료 : 마켓&마켓)
국가별 코봇 시장 전망 (자료 : 마켓&마켓)
우리나라의 산업용 로봇 및 코봇 전망 (자료 : 한국기계연구원)
우리나라의 산업용 로봇 및 코봇 전망 (자료 : 한국기계연구원)

이러한 수요를 잡기 위해 국내에서도 한화정밀기계, 두산로보틱스 등의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하여 뉴로메카, 로보스타, DST로봇, 푸른기술 등이 코봇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정부도 이에 화답하여 코봇을 비롯한 로봇 산업 육성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코봇의 경우, 대상 1억원 이상이 필요한 일반 산업용 로봇의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도입할 수 있다. 또 전문적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로봇의 동작 입력이 간단하여 중소중견 기업이 자동화를 도입하여 혁신에 나서기에도 용이하여 소기업이 많은 국내 환경에 적합하다. 산업자원부는 국내 코봇 산업 육성과 중소중견기업의 혁신 지원을 위해 올해 50여대의 코봇을 중소 제조업체에 시범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전개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의 효과가 검증되면, 보급을 확대하여 국내 로봇 산업 생태계를 고르게 발전시키고, 뿌리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전략이다. 

한화정밀기계의 HCR 협업로봇
한화정밀기계의 HCR 협업로봇

코봇타고 세계로 ‘훨훨’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화정밀기계가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7년 3월 국내 HCR-5를 출시하면서 국내 기업 최초의 코봇을 선보인 한화정밀기계는 국내 시장의 선점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화정밀기계에 따르면,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수십여대의 HCR 공급에 성공하여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싱가포르에 현지 기업과 코봇 전문 합자법인을 설립하여 중국, 동남아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2018년 코봇 포트폴리오에 각각 3kg, 12kg의 작업 중량에 대응하는 HCR-3, HCR-12를 추가하면서 코봇 시장에서의 확고한 자리매김에 나섰다. 가장 빠르게 코봇 시장에 대응하면서 확보한 다양한 적용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외 고객군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한화정밀기계 로봇사업부장 장우석 전무는 “새로운 제품이 출시됨에 따라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맞춤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IMTOS 2018에서 두산로보틱스가 진행한 코봇 시연
SIMTOS 2018에서 두산로보틱스가 진행한 코봇 시연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2017년 말 연간 2만대 규모의 코봇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준공하고 4개 모델의 양산을 시작하면서 공격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늦은 시장 진입이지만, 이미 4가지 모델 라인업을 확보하여 다채로운 고객의 니즈에 맞춤 대응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 이에 더해 두산로보틱스는 코봇에 6개의 토크센서를 탑재하여 경쟁우위를 확보하려 한다. 더 많은 토크센서를 통하여 더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게 되는 것으로, 이를 통하여 상대적으로 늦은 출발의 패널티를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뉴로메카, 로보스타 등의 중소기업들도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우면서 코봇 시장에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는 여느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고 이들은 자신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로메카의 인디Indy는 IoT 기술을 일찍이 받아들여 상호 연결에 의한 다양한 이점을 전달한다. 또한 뉴로메카가 자체 개발한 인디 프레임워크는 향상된 제어 알고리즘을 탑재하여 가장 효과적인 작업 경로를 생성하고, 안정적인 동작을 구현한다. 특히 센서 없이도 알고리즘만으로 충돌을 감지하여 작업 중 사고를 방지하는 능력은 뉴로메카의 높은 기술력을 입증한다. 뉴로메카 측은 “인디는 저비용 고효율의 스마트 커넥티드 로봇SCR : Smart Connected Robot으로, 쉽고 안전하게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에 전격 인수된 로보스타의 경우, 2017년 10대 기계 기술에 선정된 양팔 코봇 아미로AMIRO로 축적된 기술력을 입증했다. 양팔 코봇은 ABB를 비롯하여 몇몇 글로벌 기업만 상용제품을 선보였을 정도로 구현이 까다롭다. 로보스타는 국가 R&D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기계연구원 등과 협업하여 아미로 개발에 성공하여 로봇 분야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7월 중 로보스타가 실시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0%를 취득하여 최대주주가 되겠다고 밝힌 LG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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