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다보면 힘에 부칠 때가 있다. 의욕은 앞서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세상에는 그런 일들이 많다. 너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뭉친다. 힘을 합친다.
길드(guild)가 대표적이다. 길드는 중세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도시를 중심으로 장인이나 상인이 조직한 조합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사람들은 길드라는 조합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 힘을 키웠다.
길드 외에도 직능조합이나 노동조합, 카르텔, 또는 비밀결사 같은 형태도 개인과 개인들이 뭉쳐 단체를 만든 대표적인 경우이다.

최근 출범한 OpenGMSL 협회(OpenGMSL Association)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OpenGMSL은 아나로그디바이스(ADI)의 업계 선도적인 기술이자 도로 검증을 완료한 기가비트 멀티미디어 시리얼 링크(Gigabit Multimedia Serial Link, GMSL)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비디오 및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개방형 표준이다.


이 표준은 그동안 업계에서 많이 활용되어 왔다. 그만큼 유명하다. 유용하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을 바꿀 만큼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은 아니다. 업계를 선도하는 표준적인 기술의 반열에 올라선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냥 유용한 기술, 잘 알려진 기술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이것저것 갖다대면 모든 것이 이유가 된다. 그렇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으로 꼽자면,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한 탓이다.
실제로 OpenGMSL 협회의 폴 페르난도(Paul Fernando) 회장은 “GMSL은 지금까지 10억 개 이상의 IC가 출하되고 전 세계 25개 이상의 글로벌 OEM과 50개 이상의 1차 부품 공급사들이 채택한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성숙하고 실제 도로에서 검증된 고속 비디오 링크 기술 중 하나”라고 자랑스럽게 강조했지만, 이 기술이 자율 주행, ADAS 및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분야 같은 에코시스템의 독보적인 표준으로 활약하지 못해, 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OpenGMSL 협회로 출범하다
그래서 이번에 아나로그 디바이스는 OpenGMSL 협회(OpenGMSL Association)를 출범했다. 참고로 협회 홈페이지(www.opengmsl.org)에 접속하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ADI의 발라고팔 마얌푸라스 부사장에 따르면, 협회로 출범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동차 완성차 제조사(OEM), 1차 공급회사(Tier 1), 반도체 제조회사 및 에코시스템 파트너들이 힘을 합쳐 비디오 및 고속 데이터의 SerDes(Serializer/Deserializer) 전송을 개방형 글로벌 표준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개방형 표준으로 전환하여 상호 호환성을 키우고, 이 기술을 활용하는 업체들을 보다 많이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파악하면 된다.

발라고팔 마얌푸라스 부사장은 “OpenGMSL 협회의 출범으로, 자율 주행, ADAS 및 인포테인먼트 같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기업들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전 세계적 표준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협회가 출법하게 되면서 이 표준을 기반으로 개발된 제품은 필수 적합성 테스트를 통해 여러 공급회사 간 완벽한 상호운용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OEM과 부품 공급회사는 효율적으로 상호 호환이 가능한 솔루션을 사용함으로써 출시 기간을 단축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의 적극적인 지지
OpenGMSL 협회가 출범하자 그동안 erDes(Serializer/Deserializer) 기술을 아껴온 많은 업체들은 적극적인 지지를 표방하고 있다.
협회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참여 업체들만 봐도 이 기술에 대한 지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아나로그디바이스(ADI)를 비롯하여 앱티브, 코일크래프트, 코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덴소 코퍼레이션, 이더노비아, 지리 홀딩 그룹, 글로벌파운드리, 그래니트리버랩스(GRL), 인디 세미컨덕터,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 현대모비스, 무라타제작소, 노프츠 테크놀로지스, 옴니비전, 퀄컴 테크날러지스, 로데슈바르즈(R&S), 로젠버거 그룹, 텔레다인 르크로이, TDK 코퍼레이션, TZ 일렉트로닉 시스템즈, 뷔르트 일렉트로닉 등이 OpenGMSL 협회를 주도하는 업체들이다.
이들 중에서 이희현 현대모비스 상무는 “현대모비스는 지난 수년 간 차량에 GMSL 기술을 활용해왔다. 우리는 아나로그디바이스가 OpenGMSL 협회 설립을 통해 GMSL 표준화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시작한 것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축하했다.
그리고 수딥토 보스(Sudipto Bose), 글로벌 파운드리(Global Foundries) 자동차 엔드마켓 부사장은 “글로벌 파운드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등급 플랫폼을 통해 차세대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에 필수적인 SerDes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OpenGMSL 협회와 협력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