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간과 함께 노래하다|① 현대의 로봇 트렌드
로봇, 인간과 함께 노래하다|① 현대의 로봇 트렌드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8.05.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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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함께 하는 세상이 왔다 … 로봇의 도입 확대 지속

자동화의 확대와 함께 로봇의 도입이 계속 증가하면서 로봇 시장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17년 전세계 로봇 시장은 전년대비 18% 증가한 972억 달러(약 104조원)를 넘어섰으며, 2021년에는 2307억달러(약 2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평균 20%를 상회하는 고속 성장의 전망이다. 로봇 시장을 이끄는 것은 산업용 로봇으로, 특히 제조 분야에서 로봇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 로봇 수요의 60%가 제조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IDC의 설명으로, 특히 조립·용접·도색 작업 등의 공정에서 산업용 로봇의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IFR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도 로봇 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예견하고 있다. IFR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운영되는 산업용 로봇은 연평균 14% 증가하여 오는 2020년에는 3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더스트리 4.0, 4차 산업혁명 등 제조 혁신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자동화의 대두가 산업용 로봇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마켓&마켓은 전세계 지능형 로봇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19%로 성장하여 780억 달러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능형 로봇이란, 특히 외부환경을 인식하여 스스로 행동하는 스마트 로봇으로 제조 산업뿐 아니라 노인지원·엔터테인먼트·청소 등의 분야로 로봇의 쓰임새를 넓힐 수 있다. 

IFR의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전망
IFR의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전망
마켓&마켓의 산업용 로봇 시장 전망
마켓&마켓의 산업용 로봇 시장 전망

아태지역 로봇 최대 수요처로
로봇과 관련하여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바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전세계 최대 로봇 수요국으로 부상한 중국, 로봇 밀도의 전세계 1위인 한국, 전세계 로봇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등이 몰려 있는 아태지역은 전세계 로봇 산업을 이끄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하고 있다. 

각종 시장조사기관들은 2020년이 되면 중국이 전세계 로봇 시장의 1/3을 점유하는 가운데 전세계 로봇의 절반 이상이 아태지역에서 구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DC의 경우, 아태지역의 로보틱스 시장(드론 포함)이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상회하면서 2021년에는 1332억 달러(약 142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IDC의 아태지역 로보틱스 전망(드론 포함)
IDC의 아태지역 로보틱스 전망(드론 포함)

아태 지역에서 로봇 성장을 이끄는 동인은 역시 제조 산업이다. 제조 혁신을 이뤄내는 기반으로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로봇 도입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IDC에 따르면, 아태지역의 로보틱스 투자 중 72%가 제조 분야에서 발생한다. 자동화 수준이 높아 로봇의 전통적인 수요처가 됐던 자동차 제조 분야는 물론 식품, 포장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의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모든 제조 분야에서 로봇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임을 예상케 한다.

모션 기술의 총아 ‘로봇’

로봇은 모션 기술의 집약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로봇 시장의 성장은 모터, 컨트롤러, 액추에이터, 드라이브 등은 물론 비전 시스템까지 유관 시장을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로봇암의 끝단에 3D 레이저 스캐닝과 같은 3D 비전 시스템을 결합시켜 작업 효율성과 생산품의 품질을 높이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화낙, ABB과 같은 산업용 로봇 기업들은 자사 로봇 시뮬레이션 툴(Fanuc Roboguide, ABB RobotStudio 등)에 3D 스캔 결과를 통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정도이다. 또 3D 스캐닝을 접목하여 로봇이 넓은 공간에서 부품을 찾아 처리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3D 비전의 성장에 힘을 더해 로봇과 비전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내외부 바퀴와 그 사이를 연결하는 타원형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하모닉드라이브 계열의 감속기도 로봇 수혜 주 중 하나이다. 백래쉬가 낮아 정밀한 위치제어가 가능한 이 감속기는 강한 힘을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어 로봇 관절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소형화가 가능하여 최근 인기몰이 중인 협동로봇에서는 하모닉드라이브류의 감속기가 거의 필수 부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로봇은 다양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최소 6개의 관절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로봇 시장의 성장은 곧 하모닉드라이브 계열 감속기의 수요를 크게 일으키는 호재가 된다. 하모닉드라이브는 일본 하모닉드라이브사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특허의 독점 보유기간이 완료됨에 따라, 다수의 감속기 기업이 유사 제품을 선보이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협동로봇을 비롯한 로봇의 확산이 하모닉드라이브 계열의 수요 증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일본 하모닉드라이브 역시 로봇 시장에서의 호조에 힘입어 생산 증대를 위한 증설을 발표했다. 하모닉드라이브는 2023년까지 현재의 4배 수준인 37만개 수준으로 생산량을 확대하여 증가하는 로봇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사람과 함께 노래하다
로봇 분야에서 최근 대두되는 것은 코봇Cobot이라고도 불리는 협동로봇이다. 전용 프로그래밍과 안전펜스 등이 필요했던 거대한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작업자와 하나의 공간에서 인간의 작업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한 코봇은 손쉬운 설치와 작동,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 

코봇 시장 전망 (자료 : 한국기계연구원)
코봇 시장 전망 (자료 : 한국기계연구원)

또한 코봇은 ‘불꺼진 공장Light-out Factory’으로 대변되는 완전 자동화와 달리 사람을 배제하지 않는다. 산업용 로봇이 사람의 개입 없이도 동작하는 반면 코봇은 사람과의 협력이 기본 전제로 사람의 역할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성장하면서 새로운 가치(인간 작업자의 새로운 역할)을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

유니버설로봇의 에스벤 오스터가드 CTO는 이와 관련 “적은 비용과 적은 설치 면적만을 요구하면서 사용자 친화적인 사용법으로 다기능을 구현하는 코봇은 과거 자동화될 수 없었던 공정과 소규모 사업장까지 자동화의 이점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자동화의 민주화’를 구현케 한다”면서 “서로 다른 국가의,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 다른 공정을 다양한 기술과 비용으로 자동화할 수 있게 하는 코봇은 인더스트리 4.0을 넘어 인간과 로봇이 협동하는 인더스트리 5.0이라는 미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망도 장밋빛 일색이다.시장조사기관인 마켓&마켓은 협동로봇 시장이 2017년 3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오는 2023년 50억 달러 규모까지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미국의 벤처캐피탈인 루프벤처스는 2022년에는 60억 달러(약 6조 5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하고, 2025년에는 전체 산업용 로봇 공급 중 34%(2017년 3%)가 코봇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2023년까지 코봇 시장 규모가 연평균 58%, 대수 기준으로는 62%의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코봇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코봇 시장을 선도하는 유니버설로봇의 경우, 2017년 전세계 매출이 전년대비 72% 성장한 1억 7000만 달러(약 1800억원)을 기록했다. 코봇의 전세계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유니버설로봇은 2018년에도 50%의 성장률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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