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자동화를 위한 투자가 이어진다 ② 의료기기 산업
공장자동화를 위한 투자가 이어진다 ② 의료기기 산업
  • MSD
  • 승인 2016.10.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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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시장 ‘고공비행’ *** 시장 확대·대형 기업 참여로 투자 활성화 ‘기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성장일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의료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의료기기 산업 또한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1년 4조 3060억원 가량을 형성했던 국내 의료기기 시장(생산 수출입 기준)은 2015년 5조 2656억원으로 4년간 시장이 1조원 가까이 확대되는 괄목할 성장세를 보였다. 생산 수출입 기준이 아닌 사업체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약 10조 37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되며 2010년 이후 국내 GDP 성장률 3.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연평균 7% 성장률을 보이면서 탁월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의료기기의 국내 생산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의료기기 생산은 5조 16억원으로 2014년 4조 6048억원대비 8.6%의 고속 성장세를 나타낸 반면, 의료기기 수입은 29억달러로 전년대비 0.9% 감소해 의료기기 분야의 무역적자를 2014년 대비 40% 이상 줄이는 성과를 달성했다. 
 
전년대비 8.6%에 달하는 국내 의료기기 생산 증가는 국내 제조 산업의 새로운 활로로 의료기기 분야가 자리함을 보여준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국내 제조산업 전체 성장률이 1.3%에 그치는 와중에도 의료기기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2011년 이후 국내 의료기기 생산 연평균 성장률은 10.4%에 달한다.
 
고령화 웰빙, 의료기기 성장 동력
의료기기 시장 성장은 비단 우리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살펴도 의료기기 시장은 장밋빛 미래가 점쳐지고 있다. BMI는 2015년 ‘World Medical Market Fact Book’을 통해 전세계 의료기기 시장이 2015년 3244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4358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BMI Espicom은 전세계 의료기기 시장이 2014년부터 연평균 6.6% 성장해 2019년에는 4678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소득수준이 높고, 복지 수준이 잘 발달한 북미·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고령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는 점이 첫 번째 성장 동력이다. 또 중국·인도 등 많은 인구를 지닌 신흥국들에서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웰빙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돼 의료기기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의료기기 시장의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추세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산업도 지속적인 고성장이 기대된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의 지속적 성장 전망의 배경 중 하나는 의료비 지출에 대한 잠재력이다. 우리나라의 국민 의료비 지출액은 GDP대비 7.6%로, OECD 국가 평균 9.3%보다 낮은데, 이는 바꿔 말하면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의료비 지출 상승 여력이 충분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2000년부터 약 10년간의 변화율을 살피면, OECD 평균이 1.5%p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는 3.3%p 증가해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의료비 지출 증가를 견인하는 직접적 요인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시기에 접어드는 가운데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런데 노년층의 경우에는 만성적인 질환의 발병이 잦고, 신체 및 인지적 기능이 저하돼 지출하는 의료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국내 65세 이상의 고령층의 1인당 의료비는 292만원으로 전체 인구 1인당 의료비 102만원보다 약 3배 가량 많으며, 생애 절반의 의료비가 65세 이상에 집중돼 지출된다고 조사되고 있다. 
 
또 다른 요소는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있지만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유병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의 연장만큼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눈의 수명은 60~70년, 귀의 수명은 70~80년에 불과하지만, 기대 수명은 이를 상회하는 것. 따라서 고령화와 함께 단순한 생명 유지가 아닌 ‘건강한 삶’을 위한 웰빙으로 관심이 이동, 질병의 치료에 못지 않게 예방과 관리를 위한 의료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 질적 경쟁력 강화 ‘시급’
의료 산업은 부품·소재·서비스 등의 발전도 가져오는 파급효과가 크다. 의료산업 성장에 따라 국내 의료기기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지만,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발전은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된다. 부가 가치가 높은 고가 기기보다 중저가 기기에 집중돼 있어 의료 시장 성장에 비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기술력으로 경쟁하는 고부가가치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에 가까운 분야에서 활동해온 결과, 선진국과의 격차를 따라잡기보다 오히려 중국기업의 추격에 시달리는 형국”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 생산 의료기기의 수출액을 수출량으로 나누면(총수출액/총수출량) 0.84 수준인 반면, 수입 의료기기는 ‘총수입액/총수입량’이 2.35에 달했다. 즉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제품보다 가격경쟁 위주의 중저가 제품 위주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형성돼 있으며,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첨단 의료기기는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영세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약 3000여개의 의료기기 제조업체 중 1000억원 이상의 생산액을 기록한 기업은 단 3개, 상장사도 50개 미만일 정도로 대부분의 기업이 영세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도 3.3%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고, 이로 인한 수익을 다시 제품 개발에 투자,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 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국내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은 글로벌 선진국 대비 70% 수준으로, 생체현상 측정 분야에서 2년, 의료 영상진단 분야에서 2~3년 등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이 ‘제조업 2025’를 통해 의료기기 분야 집중 육성에 나서면서 빠르게 우리나라를 추격(기술격차 86%, 약 1년)하고 있는 상황으로, 경쟁력 강화와 지속 성장을 담보하기 위한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된다. 
 
첨단·고부가가치 분야 경쟁 ‘본격화’
대부분의 기업이 영세한 형편에서도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ODM 계약을 통해 극복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개발로 독자적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성장하는 의료기기 시장에 대한 대기업과 견실한 중견기업의 신규 진출도 가속화되면서 국내 의료기기의 전반적인 기술 경쟁력은 조금씩 증대되고 있다.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위해성 정도에 따른 등급 분류를 기준으로 국내 생산 의료기기 현황은 이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소모품과 같은 단순한 1등급 의료기기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반면 인체 내 일정기간 삽입되거나 영구적으로 이식, 혹은 주요 부위에 직접 접촉돼 사용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3, 4등급 의료기기 제품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5년 의료기기 생산실적 통계조사에 따르면, 1, 2등급 제품은 2014년 3조 2643억원에서 2015년에는 3조 1383억원으로 줄어든(-3.9%) 반면, 3, 4등급 제품은 2014년 1조 3405억원에서 2015년 1조8633억원으로 39.0% 급증했다. 비중으로는 여전히 2등급 의료기기의 비중이 전체 의료기기 생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49.4%)로 높지만, 가장 위험도가 높은 4등급 제품의 생산 증가세가 46.9%, 3등급 제품도 37.8%를 나타내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증대되고 있는데, 고부가가치를 지닌 3, 4등급 의료기기의 생산 증가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기술 기반의 강화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의료기기와 관련 국내 R&D 투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의료기기 특허 출원과 등록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중분류별 특허 증가율은 분자진단과 면역화학 검사용 시약을 중심으로 한 체외진단기기 관련 특허 증가율이 23%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국내 업체들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능력이 향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국내 승인 의료기기 임상 시험이 80건에 달한 반면, 수입 제품은 19건에 그쳐 의료기기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했다.
 
세부 품목별로 금액기준 상위 30위 의료기기를 살피면, 인구 고령화로 치과용임플란트(6480억원), 초음파영상진단장치(4417억원), 의료용영상처리장치 및 소프트웨어(1664억원) 등이 상위 국내 생산 의료기기 품목으로 나타난 가운데 의약품주입펌프, 조직수복용생체재료, 초음파수술기 등이 각각 88.6%, 83.4%, 69.9% 등 급증세를 보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형 제약사의 의료기기 진출이 주목된다. 과거에도 제약사들이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비교적 간단한 가정용 의료기기 등의 판매 유통에 나서는 경우가 존재했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의료기기 직접 개발에도 뛰어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JW중외제약은 제약회사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972년 의료기기 계열사인 JW메디칼을 설립해 의료기기 시장에 뛰어든 JW중외제약은 2016년 JW메디칼과 JW바이오사이언스로 분리해 의료기기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한독 역시 1970년대부터 메디칼사업본부를 두고 의료기기를 공급해 온 기업으로, 2015년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아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자회사인 한독칼로스메디칼을 설립하고, 의료기기 개발에 보다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독칼로스메티칼은 엄격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요구하는 난치성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 ‘디넥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2016년 유럽통합안전(CE) 인증을 시작으로 내년에 유럽에 제품을 출시하고, 2020년에는 국내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휴온스가 2010년 메디컬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고, 보령제약이 2012년 의료기기 전문기업 보령A&D메디칼을 설립하는 등 제약업계의 의료시장 진출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제약사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은 의약품 시장의 성장 정체 상황에서 매출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의료기기 시장은 의약품 시장과 달리 예방과 관리 중심의 의료 패러다임 변화로 고속 성장이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주력인 의약품 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아 제약사의 인지도를 이용해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신규사업 모델로 안착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일부 기업 외에는 대부분 영세·중소기업 중심이란 점도 자본력과 영업망을 보유한 제약사의 성공 기회를 높이는 요소로, 제약회사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 투자 확대 ‘기대’
의료기기 수출 현황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고부가가치 제품에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진입장벽이 낮은 1, 2등급 의료기기의 경우,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으로 실적이 저하되고 있는 반면, 3, 4등급 고부가가치 제품군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 기술경쟁력 강화에 따라 급증(43%)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4등급 의료기기 수출은 2015년 전년대비 119.6%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이러한 상항에 주목, 첨단·고부가가치 기기 개발 등 의료기기 산업 고도화를 위한 지원 정책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은 부품·소재·서비스 등 전후방 산업연관효과가 크고 다품종 소량생산, 사후 서비스 등을 위한 고용창출 효과(제조업 평균 취업계수 3.0, 의료기기 취업계수 6.5)도 커 국가 전략 산업으로 의료기기를 지원해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영상진단기기 ▲생체계측기기 ▲체외진단기기 ▲수술·치료기기 ▲정형용품 ▲의료용 내시경 및 인공장기 ▲의료용품 ▲치과용 제품 ▲재활 및 가정용 기기 ▲진료장치 등 주요 10개 분야에서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분야별로 국내 의료기기 상위 실적을 보유한 선도형 기업과 우수한 연구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진출이 유망한 강소기업을 선정·지원(기술개발, 임상시험, 수출국 맞춤 제품개선, 허가, 인증, 글로벌 공동 프로젝트 등)함으로써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제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할 계획이다. 
 
또 고위험 치료기기·재료, 의료로봇 등 IT·BT 융복합 의료기기 실용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IT·BT 융복합 의료기기 실용화를 위한 중개연구를 2016년 6개에서 2017년에는 10개로 확대하는 동시에 이러한 융복합 의료기기가 실제 사용될 수 있는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임상지원을 확대해 병원 연계(6개 병원, 6개 분야)는 물론 국내외 허가 획득을 위한 임상시험 소요 비용(72억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은 중소·영세 기업 위주의 산업 구조 개선과 조기 시장 진입 지원이 필요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의료기기 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CT·BT 융합, 국내 기업 기회 증대  
최근 의료기기 시장에서 주목할 흐름은 ICT와 BT의 융합이다. 
고령화와 함께 단순한 생명 유지가 아닌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 높아지하면서 의료 패러다임은 질병 치료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를 위한 예방·관리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예방·관리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를 뒷받침하는 것은 BT(Bio Technology), ICT 기술의 발전과 융합으로, 인간 게놈 해독,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을 통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의료 서비스로 나타나고 있으며, IT·통신기술이 융합된 전자의료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Smart Healthcare)라는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고 있다. 
 
의료진과 소비자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일상적인 건강관리가 이뤄지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는 스마트 헬스케어의 특징 중 하나로, 이는 의료기기 시장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점차 소형화, 고성능화 되고 있는 바이오센서, 빠르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기술과 바이오칩 등의 기술 진화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확대를 가능케 하는 요소로, 특히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의 경우, 2017년 약 6조원 규모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미래가 점쳐지고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는 IT강국을 자부하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를 안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적극적인 IT 산업 투자가 이뤄져 IT기술력이 높을 뿐 아니라 차세대 스마트 헬스케어의 핵심 매개체로 꼽히는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기 때문이다. ▲예방 중심으로의 헬스케어 패러다임 변화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데이터 축적 ▲국가적 지원 강화 등이 스마트 헬스케어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그동안 첨단·고부가가치 의료기기 분야에서 선진국이 주도하는 성숙 분야를 추격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센서기술과 웨어러블, 모바일 기술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는 이제 막 태동기로 축적된 IT 기술력을 융합해 시장 선점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국내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5.8% 성장해 2014년에는 2.3~3조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시장은 휴대용 진단기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같은 원격진료로 양분되며, 다수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무기로 등장, 환자 치료에 보조적 도움을 주거나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 관련 의료기기 시장에는 메디슨을 인수한 삼성전자, 티엔룽을 인수한 SK텔레콤, 그리고 나노엔텍이 진출해 있으며, LG유플러스를 비롯해 삼성·SK텔레콤·KT 등이 병원·제약업계와 제휴해 진출한 가운데, 비트컴퓨터·인성정보·유비케어·유라클 등의 전문기업들이 스마트 헬스케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등 신흥 시장 진출 ‘판로 확대’
다른 한편으로 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국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새로운 수요처가 되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13억이 넘는 인구로 거대한 의료 서비스 시장을 형성한 중국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성장할 수 있는 전략 지역으로 기대된다. 
 
중국의료기기협회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566위안(약 46조원)에 달했다. 이는 2013년 대비 20% 성장한 수치로, 2009년 이후로 6년간 연평균성장률이 20.6%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GDP 총액 중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소득 수준 국가(7.7%)에 비해 낮은 수치(5.6%)를 기록하고 있어 중국은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시장으로 중요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2014년부터 연평균 15.2% 성장, 2019년에는 38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군별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를 살피면, 2014년 진단영상기기가 72억달러로 전체의 38.4%를 차지했으며, 기타 의료기기는 35억달러로 18.6%, 의료용품이 31억달러로 16.4%를 차지했다. 성장률로는 치과기기/용품이 2009년 이후 연평균 29.2%의 고속 성장을 달성한 가운데 정형외과/보철 기기의 시장이 연평균 27.7%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거대 시장인 만큼, 중국의 의료기기 생산기업은 총 1만 6161개에 달하며, 매년 생산기업은 3%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의료기기 기업의 대부분은 보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3등급 의료기기(수술용 내시경, 혈액 정화 장비 등)보다 체온기·혈압측정기·임신테스트기와 같이 비교적 단순한 2등급 의료기기 의료기기 생산기업으로 기술우위를 통한 국내 기업의 진입이 가능하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수입제품의 공공시장 참여를 사실상 제한하는 규제 정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료기기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중고급 기기 시장의 70%는 중국 외 글로벌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에게도 유효한 기회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271개의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중국 시장에 206개 품목을 수출하며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 중국 수출품목 1위는 초음파영상진단장치, 소프트콘택즈렌즈, 치과용임플란트로, 상위 10개 품목 수출액이 대 중국 전체 수출액의 75.4%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에는 중국 성형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국내 필러 제품의 중국 수출이 2014년 8900만달러에서 2015년 4억9500만달러로 456% 증가하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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