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NAND에 공격적 투자 “Start” (2)
3D NAND에 공격적 투자 “Start” (2)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6.11.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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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자동화를 위한 투자가 이어진다 | ③반도체 산업

 
최근 진행되는 플래시메모리의 각광이 기존 2D NAND가 아닌 3D NAND라는 새로운 기술로부터 촉발됐다는 점은 장비·부품 등 관련 산업계에게 더욱 반가운 사실이다. 3D NAND 전환을 위한 신규 투자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D NAND 제조 공정에서는 멀티레이어 필름 증착과 계단형의 물리적 구조 형성이 요구된다. 즉 옥사이드·나이트라이드·Hi-K·탄탈륨 등의 미세 막질을 에칭·제거·필링하는 증착·에칭 공정을 위한 CVD 장비와 ALD 장비 등의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소재 중에서는 CVD 챔버 세정에 이용하는 NF3의 수요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금속막과 반도체막, 절연막을 3차원으로 적층하는 3D NAND는 적층 과정에서 CVD 증착 공정 수가 증가하면서 챔버 세정 과정이 증가하기 때문에 단위 생산당 NF3 소비량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투자 촉진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SSD와 모바일에서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NAND 설비 증설이 필요할까?

먼저 수요부터 살피면, SSD의 성장과 모바일 분야의 대용량화에 힘입어 NAND 플래시 수요는 2018년에 약 18만PB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6년보다 10만PB가 더 증가한 수치로, 수요를 감당하는 공급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10만 PB급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설비 증설이 요구된다.

하지만 10만PB 수요 총족을 위한 설비 증설은 다소 불확실하다. 웨이퍼당 생산성 등의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NAND 플래시를 살피면, 17~18나노에서 16나노로의 미세 공정 전환이 이뤄지는 한편, 3D NAND라는 새로운 적층 공법도 등장해 24~64층의 양산화가 진행되는 등 가파른 진화가 이뤄지는 변화의 한 가운데에 있다. 따라서 업체와 생산 공정에 따른 수율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 SSD/모바일 관련 NAND 수요 전망 (단위 : 백만GB)
▲ 웨이퍼 기준 NAND Fab 전망 (단위 : 천장/월)

업계와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NAND 플래시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48층 3D NAND를 생산하는 시안 공장의 수율은 웨이퍼당 6000GB로 추정되며, 다른 기업들의 경우에는 웨이퍼당 4000~6000GB에 머물고 있다. 3세대 3D NAND에서 정상 수준의 수율은 웨이퍼당 10000GB~14000GB로 예측되는데, 웨이퍼당 14000GB의 수율을 달성한다고 해도 최소 월 40만장의 설비 증설이 필요하다. 만일 웨이퍼당 10000GB의 수율이라면 증설 규모는 월 68만장에 달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는 다소 보수적으로 월 39만 8000장의 NAND 웨이퍼 팹 증설을 예상했지만, 이보다 높은 수준의 투자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된다. 수율이 웨이퍼당 14000GB에 미치지 못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예상보다 더 많은 증설이 진행되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 전망이 제기되는 것이다.

‘가격 하락 < 수요 증가’ … 공격 투자 점화
예상을 웃도는 초과 생산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의 배경은 NAND 플래시의 경우 가격이 하락할수록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SSD 시장은 NAND 플래시메모리의 특성인 수요의 가격 탄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금까지 PC 시장을 살피면, 구매 비용 중 저장 매체에 대한 부품 예산(BOM: Bill of Materal)은 일정 수준을 유지해 왔다. 운영체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DRAM과 달리 저장매체의 경우에는 가격이 인하되면 용량을 증가시키고 싶어하는 성향이 매우 큰 것으로, HDD의 가격이 50% 하락했다면 PC 구매 비용을 맞추기 보다 두 배의 용량을 구매하는 경향이 이어져 왔다.

이러한 경향은 HDD를 대체하는 SSD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순히 같은 가격으로 HDD 대신 SSD를 채용할 뿐 아니라 128GB의 SSD가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하락했다면, 소비자들이 PC 가격 5만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10만원으로 256GB의 SSD를 구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 3D NAND 공정별 기대 수율
심지어 SSD는 총 PC 구매 비용 중 저장매체 비중을 오히려 향상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PC 시장에서 평균 5.9달러에 7GB의 SSD가 탑재됐지만, 2015년에는 평균 14.7달러에 20GB의 SSD 탑재로 증가했다. 이 기간 PC의 평균 가격은 62달러 수준으로 SSD의 가격 하락이 더 빠르게 수요를 발생시킬 뿐 아니라 오히려 저장매체 예산 비중을 증대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가트너는 2020년에는 PC 평균가격이 54.9달러까지 하락하는 반면 SSD 투입 비용은 37.2달러까지 증가해 440GB의 SSD 용량이 탑재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것이 바로 NAND 플래시메모리 기업의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예측케 하는 배경이다. 가격 탄력성이 높은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NAND 양산 원가를 낮출 수 있다면 더욱 큰 시장을 가질 수 있음은 당연하다.

2018년 기준으로 SSD 단위용량당 가격 하락이 가정(연평균 -22%)보다 10% 더 하락할 경우, SSD 채용량은 21% 증가하고, 전세계 NAND 수요는 8.1% 증가될 수 있다고 관측되는데, 개별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3D NAND 플래시 등을 활용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면 SSD 시장 주도권은 물론 기업의 용량 기준 성장률(bit growth)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가격 하락만으로 더 큰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 이것이 바로 막대한 자본투자가 필요함에도 공격적인 증설 경쟁을 예상케 하는 배경이다.

Y16Q4부터 3D NAND 신규·전환 투자 개시
3D NAND 플래시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는 2016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개시된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가트너는 올해 초 반도체 분야의 투자(Semiconductor Capital Spending)가 -3.5%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지만, SSD를 필두로 한 플래시메모리의 성장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투자 감소폭을 -0.7%로 낮췄으며,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반도체 부분에서만 660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시장 전망치를 수정한 바 있다.

3D NAND 플래시 수요 증가에 따른 장비 산업 호조는 글로벌 1위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실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올 2분기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전년동기 대비 37%, 전분기 대비 52%에 달하는 신규 장비 수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기록한 34.5억 달러의 신규 장비 수주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지난 15년간 최고 실적이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에 따르면, DRAM 관련 수주가 전년동기 대비 -37%(3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OLED와 NAND 플래시에서 각각 전년동기 대비 483%(7억 달러)와 169%(9억 6000만 달러) 증가해 DRAM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지역별로 보면 신규 장비 수주의 23%가 우리나라에서 발생됐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는 가트너의 조사 보고서에 자체적인 조사를 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앞으로 3년간 매년 100억달러(약 11조4700억원) 이상의 반도체 제조 설비(WFE)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OLED와 플래시메모리가 투자 증가를 이뤄내는 핵심 동력으로, 2017년 103억 6000만 달러, 2018년 107억 3000만 달러·2019년 119억5000만 달러의 WFE 투자가 집행된다는 것이다. 3년 투자 총액은 330억 달러로, 같은 기간 전 세계 WFE 투자의 약 30%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WFE 투자는 순수한 반도체 가공 장비에 대한 투자이기에 이들 장비를 포함한 공장 전체에 대한 투자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

▲ NAND 플래시 관련 자본투자 전망

DRAMeXchange와 가트너는 2015년 84억 달러였던 NAND 플래시 자본투자는 2016년 114억 달러로, 2018년까지 138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에 힘입어 NAND 플래시 웨이퍼 생산량도 월 1800만장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3년 국내 WEF 설비 투자 330억 달러
실제로 삼성전자를 필두로 플래시메모리 기업들은 3D NAND 플래시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예고하고 나섰다. 삼성전자가 축구장 400개 크기인 289만㎥(87.5만평)의 부지에 건설 중인 평택 공장의 라인도 3D NAND 플래시가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평택공장 라인에서 10나노의 초 미세 공정을 적용한 DRAM 양산을 검토했지만, 급증세에 있는 플래시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고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3D NAND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3D NAND 플래시 분야에서 확고부동한 선두 기업으로 14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2위 기업(도시바)과의 점유율 격차도 10% 이상에 달하지만, 신설되는 평택 라인에서 4세대(64층) 3D NAND인 64단 적층 양산을 개시함으로써 시장지배적 위상을 더욱 굳히겠다는 것이다.

전세계 반도체기업 중 48단 적층의 3세대 3D NAND를 성공적으로 양산하고 있는 기업도 삼성전자가 유일한 상황에서 64단 3D NAND까지 선점해 경쟁 기업과의 차이를 압도적으로 만드는 초격차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평택 반도체 공장 공사를 마무리하고, 클린룸 등 인프라 투자를 시작해 늦어도 내년 4월에는 3D NAND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비메모리 반도체 라인으로 준비됐던 화성 공장의 생산라인 역시 3D NAND 플래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평택 공장 신설, 화성 공장 라인의 전환 등이 완료되면 삼성전자의 3D NAND 플래시 생산능력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월 32만장까지 증가될 전망이다.

▲ 주요 반도체 기업 NAND 투자 스케줄
SK하이닉스도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6조원 이상을 NAND 플래시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접근을 펼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시장으로의 뒤늦은 접근으로 전세계 메모리 시장 2위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고전했던 SK하이닉스는 시장 진입이 늦었던 만큼 3D NAND에 대한 더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 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의 위치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2016년 2분기에 2세대(36단) 3D NAND 플래시 양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3분기에는 모바일용 2세대 3D NAND 양산을 개시하고, 올해 말까지는 48단 적층 기술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14나노의 2D NAND와 2세대 3D NAND를 통해 플래시메모리 분야 5위권에 진입한 SK하이닉스는 청주에 이어 이천 M14 라인 2층에서도 3D NAND 생산을 위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말에는 NAND 플래시메모리 생산량 중 50%를 3D NAND로 채울 계획을 밝힐 정도로 3D NAND에 집중하고 있다. DRAMeXchange는 공격적 투자에 힘입어 2017년에는 SK하이닉스가 생산량 기준 3D NAND 플래시 시장의 글로벌 2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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