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시장 ‘지각변동’ 시작
산업용 로봇시장 ‘지각변동’ 시작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4.04.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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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럽 찍고 중국으로 판세 이동 … 총성 없는 전쟁 개시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은 리먼 쇼크 직후인 2009년에 대폭 침체됐다. 하지만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회복한 선진국에서 상황이 좋아졌고, 동시에 자동화 수요가 높아진 중국 등의 신흥국에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급속히 회복했다. 그 결과 2012년도 출하대수 기준 시장 규모는 약 16만 대를 기록했다.
자료|미즈호은행(www.mizuhobank.co.jp)

 
지역별 수요를 보면, 일본·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약 60%를 점했다. 또 판매금액 기준으로 2012년 시장 규모는 87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 가동대수를 살펴보자. 국가별로 보면 일본이 세계 최대 시장 규모이다. 그러나 설비투자의 오랜 정체와 함께 제조업 해외 생산 이전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동하는 산업용 로봇의 총 점유율 대비 자국 가동대수의 비율은 최근 10년간 줄어들고 있다(2000년 52%→2012년 25%).

반면 이 기간 유럽에서의 가동대수는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 유럽이 일본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증가기조를 유지해온 것은 예전에는 일본에 비해 로봇 도입이 더뎠으나 최근 시장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중국의 성장이 눈에 띈다. 특히 중국에서의 가동대수가 지난 5년 동안 약 4배까지 늘어났다. 2012년 세계 시장 안에서 중국의 가동대수 비율은 약 8%를 차지하며 세계 5위까지 성장했다.

 
세계 시장의 경쟁 환경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것은 일본 업체들이다. 일본 업체들은 현재 높은 시장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제품용도별 주요 메이커를 꼽으면, 자동차용이 중심인 스팟 용접 및 도장분야에서는 유럽 최대업체인 ABB(스위스)와 KUKA(독일)가 강세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계 메이커 중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곳은 야스카와전기와 파나소닉 2개 회사이다. 이들은 ABB, KUKA와 함께 세계 4대 메이저 업체로 통한다. 이전에는 북미에서도 유력한 업체들이 있었지만, 일본 및 유럽 로봇 메이커와의 경쟁에서 낙오되어 거의 퇴출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현재 특정 용도에 특화된 일부 메이커가 남아있을 뿐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대만 메이커가 비교적 구조가 단순한 기종을 중심으로 자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아직 성장 초기단계라고는 하지만 자국 시장을 등에 업고 일본 업체들과 경쟁할 공산이 크다. 공작기계업계 최대 업체로 성장한 선양머신툴(선양지촹) 등이 좋은 예다.

중국 시장을 구체적으로 보자.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08년까지 눈부신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온 중국 시장은, 지난 2009년에는 다소 주춤하였으나 2010년 이후 다시금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2년 출하대수는 2.3만 대로, 유럽(4.1만 대), 일본(2.9만 대), 북미(2.6만 대)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세계 수요의 10%정도를 점하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일본 메이커가 유럽 메이커와 함께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중국의 로봇업계단체인 중국로봇연맹에 따르면,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외자계 메이커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업계 구조 변화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출하대수 기준)은 2012년부터 2016년에 걸쳐 약 20% 증가하여 20만 대 규모까지 확대된다. 지역별 동향을 보면 시장 규모가 큰 일본·유럽·북미가 10% 정도로 소폭 성장하는 반면, 중국 65%, 태국 24%, 인도 99% 등 신흥국에서 높은 성장이 예측된다. 

그 결과, 이 기간의 시장 확대에 기여하는 비율은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이 60%정도를 차지하며, 일본·미국·유럽의 선진국은 40% 정도에 그친다.

전문가들의 전망에서 알아볼 수 있듯, 향후 세계 시장의 성장 동력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전환된다. 그 중에서도 중국 시장 동향이 열쇠이다. 

세계 수요구조의 변화에 따라 로봇 메이커의 주 전장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 환경 역시 변하고 있다. 특히 성장의 여지가 큰 중국 시장에는 세계 주요 메이커가 일제히 참여하고 있다. 일본이나 유럽의 업체 외에도 한국·대만 메이커나 중국 현지 메이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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