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덮치는 경제불황
제조업 덮치는 경제불황
  • MSD
  • 승인 2016.09.0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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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英·EU 등 ‘휘청’ … ‘생산성’ 미국, 30년 만에 내리막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 세계적 침체 속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미국. 미국의 마이너스 성장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일어난 일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임금 침체와 포퓰리즘에 대한 반발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자료 | MSD(모션시스템디자인) 편집부

연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미국 생산성의 성장률이 미미하지만 확실하게 하락하고 있다. 여타 선진국의 행보와 대비적이다. 컨퍼런스 보드는 2016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0.2%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는 취약한 경제전망과 블루칼라 노동자를 향한 압박을 강조하고 있다.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반체제 메시지에 반대하고자 집회를 열기도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인 재닛 옐런은 생산성 감소의 이유 중 하나로 미국 임금상승률의 부진을 꼽았다. 그런가하면 컨퍼런스 보드의 수석 경제학자인 바트 반 아크는 “2015년 미국은 생산성의 위기에 직면한 것처럼 보였으며, 2016년 현재는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평하며, “기업들은 혁신 기술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산성 성장 속도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국민들은 생활수준을 높이고 인구 고령화에 대한 비용을 국가에서 지불케 하기 위한 투쟁에 들어갈 수 있다.

백악관 측은 투자 둔화는 생산성을 낮추는 원인이며,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슬럼프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74개월간 연속으로 고용성장을 기록하며 146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났지만, 튼튼한 고용률이 오히려 부진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재닛 옐런은 2015년 “지속적인 생산성의 증가는 가계소득 증가에 공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보다 많은 투자와 교육, 트레이닝과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열쇠”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은 생산성의 또 다른 척도인 세계 일인당 생산량이 2015년 1.2% 성장한 것에 불과하며, 2014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1.9%가량 낮아졌다. 여기에는 중국의 생산성 변화가 한몫했으며,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의 상품 생산국에서는 생산성이 보다 부진했다. 생산비용은 물론 유가마저 하락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국가의 시간당 국내총생산으로 산정한 생산성 성장률은 0.3%가량이다. 일본은 이보다 아주 약간 나은 0.4%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점차 낮아지는 그래프에 한숨짓고 있다. 기존에 타 선진국을 능가하는 성적을 보이던 미국의 시간당 생산성 성장률은 2014년 0.5%, 2015년 0.3%를 기록했는데, 이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의 평균 성장률인 2.4%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G7 국가의 재무장관들은 경기에 불을 지피기 위해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성 둔화의 원인으로 그들은 대침체(Great Recession, 2009년 9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의 세계적 경기 침체. 편집자 주)의 여파와 기업 혁신의 부진 그리고 디지털 경제(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편집자 주)의 부정확한 측정 등을 꼽는다.

컨퍼런스 보드의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2016년에는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유로존에서 미국보다 더 강한 생산성 증가를 기록한다.

바트 반 아크는 일부 유럽연합 국가가 부진한 노동 시장의 개선을 이루어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트 반 아크는 “유럽연합 국가는 노동시장의 회복보다 생산성 회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생산성 측면에서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조업에서 소비자 서비스로의 전환 또한 침체의 반영”이라며, “생산성의 부진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척도”라고 설명했다.

생산 위기, 경제선진국 강타하다
경제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률의 성장이다. 시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없다면, 오로지 인적 요소, 그러니까 사람이 보다 열심히 일하고, 보다 많은 혹은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오는 것만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생산성을 낮추는 장비정지시간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제는 기술의 변화에 따라 침체와 상승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은 자못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선진국에게 생산성 주기의 최고점은 1990년대에 찾아왔다. 컴퓨터 기술이 타자기를 대체하고, 비서의 자리를 넘보기 시작한 때다.

하지만 이후 발생한 부침은 신흥 시장의 효율성 급증으로 인해 다소 지연되었다. 불편한 정책을 딛고 선진국과의 격차를 크게 줄인 것.

하지만 최근에는 신흥 경제시장 또한 2000년대 초반의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신흥 경제시장은 글로벌 생산성 증가의 둔화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10년 전에 시작된 성장률 둔화가 향후 더욱 진행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여타 경제적 주체들은 다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내에서의 불평등 문제나 유로존 내 통화 단일화 그리고 영국과 유럽연합의 관계 구축 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의 위기는 거의 모든 주요 경제 국가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

미국 |               
생산성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미국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우려 섞인 토론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가장 취약해진 경기로 신음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각종 연구기관을 가지고 있는, 정신없는 속도의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그런 미국에서 기록된 낮은 생산성은 많은 전문가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신기술은 점진적으로 시장에 출시되고 있으며, 경제 분야에서의 영향력도 현재는 덜한 상태. 따라서 디지털 경제의 달콤한 열매를 벌써부터 수확하고, 이를 통계에 추산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일례로 무료 온라인 미디어 혹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등은 GDP에 합산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관계자들은 현재 정책적 논의에 여념이 없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찾아올 수 있음을 우려했다. 생산성 증가율이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수준에 머무를 경우, 고용률이 아무리 높다 해도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
중국은 최근 인구 대비 생산량 성장률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2014년에 5.2%가 증가한 반면 2015년에는 3.3%에 그쳤다. 인도 등 여타 아시아 국가에 못 미치는 수치였다.

2016년 중국의 생산량 성장률은 3.6%가량으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컨퍼런스 보드 기준). 하지만 이 추산치는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기록했던 연평균 7% 성장률을 여전히 밑도는 수치다.
중국은 지속적인 둔화를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다. 현재 중국 산업분야에서는 주요 기업뿐 아니라 적자에 허덕이는 좀비회사에서마저 생산과잉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0년, 중국이 신흥 시장이던 무렵 겪어온 문제와 오늘날 발생하는 문제는 사뭇 다르다. 오늘날 중국 제조업이 애를 먹는 이유 중 하나로 물가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일부 라틴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그리고 러시아 등 자원이 풍부한 국가는 낮은 원자재 가격으로 승부를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 내부에서의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유럽연합 |      
유로존의 경제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이어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011년에서 2012년 사이에 발생한 유로존 위기로 인해 침체기에 들어간 경제 회복에 실패하면서 신음하고 있다. 1분기에는 경제개혁에 힘입어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지만, 생산성 성장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현재 유럽연합은 고용 정책 입안에 보다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용 증가를 통해 실업률을 낮추고자 하는 것.

경제위기가 찾아오기 전, 유럽연합 국가의 평균 시간당 생산량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연평균 1.5%가량씩 성장했다. 미국이나 영국을 밑도는 수치였다. 하지만 성숙화·고령화 사회에는 합당한 해결책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영국 |
영국은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탄광의 카나리아 역할을 해왔다. 오랜 기간에 걸쳐 선진 경제의 빠른 성장을 즐겨왔다. 하지만 영국의 시간당 생산 효율성은 위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멈추어섰다.

전문가들은 처음에는 이 생산성 문제(Productivity Problem)가 기업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업이 기술 부족의 문제를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고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던 것.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고용률은 계속해서 상승을 기록했고,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하게 된다. 이는 사람들의 우려를 종식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영국에서는 생산성의 위기(Productivity Crisis)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007년부터 2013년 사이 연평균 시간당 결과 출력량이 0.2% 상승에 그쳤던 것. 2015년 한 해 헛된 기대를 품은 이후, 전문가들은 2016년 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생산성 성장에 대한 예측을 수정하고 있다. 생활수준이 몹시 미약하게 상승할 것으로 상정하고 있으며, 긴축정책 기간을 두 배로 늘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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