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워즈> 에피소드 1. 은하 제국군의 아킬레스건
<스타 워즈> 에피소드 1. 은하 제국군의 아킬레스건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5.07.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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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오류가 데스 스타를 파괴하기까지

은하 제국은 대기업 만큼의 큰 규모를 가진 조직이다. 하지만 커다란 조직마저도 품질 오류로 골머리를 앓았다. 제국은 협업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실패했고, 전사적인(Enterprise WIde) 품질관리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이로 인해 치명적인 품질 오류로 고통을 받았다.

 
은하 제국군의 데스 스타는 커다란 설계 결함을 가지고 시장에 출시되었다. 전투 및 재작업에 수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갔다. 이는 다크 사이드의 브랜드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혔다.

데스 스타의 과학자이자 품질 관리자인 로렉스 팔켄은 “단 한 대의 X-윙 조종사에게 농락당할 수 있는 최강의 무기라니, 이걸 가지고 어떻게 은하계 전체에 두려움을 심고 반란연합군을 진압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로렉스 팔켄은 <스타 워즈> 세계관에서 유명한 물리학자로, 제국군과 협력해 데스 스타를 만드는 과정에 협력했다. 하지만 아이디어와 지식이 전투 순양함에 사용된다는 것은 의식하지 못했다. 편집자 주)

데스 스타의 치명적인 결함은 쉽게 피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하지만 은하 제국군은(많은 대형 기업들이 그렇듯) 품질관리 시스템(Quality Management System, QMS)을 통합 관리하는 데에 실패했다. 통합 관리를 통해 제품을 개발 및 설계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 및 설계 오류를 줄이면 공급망 측면에서의 오류 및 실수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로렉스 팔켄은 “은하 제국이 되기 이전, 은하 공화국(Galatic Republic)이던 시절에는 나와 몇 안 되는 기술자들만 작업에 임했기 때문에 매우 편한 기분으로 작업할 수 있었다”며, “설계 사양 또는 재료표(Bill of Materials, BOM)가 필요한 경우, 팰퍼틴 의장(은하 공화국 시절 은하계 원로회 회장이다. 편집자 주)의 큐브로 달려가 드론 스펙에 대한 서명을 받아내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제국으로 탈바꿈한 이후에는 이러한 방식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절차가 복잡해져 데스 스타의 제품 설명서(즉, 설계도)대로의 정밀성에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기능을 갖춘 BOM 솔루션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회고했다.

데스 스타가 은하 제국군의 출범 이래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였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거대한 우주 정거장은 총 265,675명의 승무원과 52,276명의 사수(Gunner), 607,360명의 군사와 30,984기의 스톰 트루퍼, 42,782대의 우주선 지원 전담 직원, 180,216명의 전투기 조종사 및 부조종사로 구성되어 있었다. 격납고에는 공격 셔틀(Assault Shuttle)과 전투형 보트(Blast Boat), 공격순양함(Strike Cruiser), 육상용 차량, 지원함 및 7,293기의 타이 파이터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데스 스타는 1만 대의 터보레이저 배터리와 2,600대의 이온 캐논 그리고 약 768대의 유도 빔 발사기(Tractor Beam Projector)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대략 어림짐작한 추정치일 뿐으로, 이보다 더 많은 전투용 자원이 존해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데스 스타는 제조과정에서의 문제점 및 모든 연관 문제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문서라면 인쇄해 서류로 만들거나 이메일 혹은 스프레드시트로 저장했다. 또한 문제를 교정 및 예방(Corrctive Action and Preventive Action, CAPA)하기 위해 서로 다른 품질관리 시스템을 임시방편으로 적용했다.

예전부터 활용해온 은하 제국군의 이 전략은 그러나 각 부서 간 협력을 조성하고 가시성을 조성하는 데에 실패했다. 따라서 전체 제품 수명에 걸쳐 성공적으로 품질관리를 하기에 부적합했다. 

극단적인 결과로, 모든 개발진 및 관련 서류가 데스 스타의 방어체계 구축에만 역점을 두고 있었기에 기술자들이 배기구를 통한 침입이라는 잠재적인 설계 결함을 간과했던 것이다. (<스타 워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가 데스 스타의 배기구를 통해 내부로 진입해 데스 스타를 폭파시켰다. 편집자 주)

로렉스 팔켄은 “나는 2m 넓이의 열 배출구가 광자 공격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 주 반응기(Main Reactor)로부터 연쇄 반응을 일으켜 데스 스타가 무너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품질 관리자에 따르면, 하지만 은하 제국군은 두 가지 이유로 배출구를 결코 수리(혹은 고정)할 수 없었다. 하나는 데스 스타에 협업을 조성하는 시스템 및 엔지니어링 측면의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품질 그룹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팔켄의 품질관리 작업자들이 설계 초기에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엔지니어링 부서에서는 제조 공정을 늦출 여지가 있는 재설계 작업을 꺼리게 되었던 것이다. 팔켄은 기술자에게 “왜 다크 사이드로 넘어온 이후로 협업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가? 왜 터무니없는 배기구에 대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았는가?”라며 꾸짖었던 기억을 다시금 떠올렸다.

“결국 설계·제조팀은 이 설계를 바꾸지 않았고, 쥐보다 더 큰 놈이 들어와 포털을 직격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합리화했다. 이는 완전히 틀린 선택이었다”고 팔켄은 말했다. 팔켄은 품질에 결함이 있는 제품이 출시된 후 이를 해결하려면, 해결하기 위한 비용은 극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인지했다. 

데스 스타의 파괴는 기업에 있어 초기부터 전사적인 협업을 이뤄내고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은하 제국군은 전체적인 품질을 유지 및 향상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구현해 같은 종류의 오류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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