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기술자·생물학자, 방울뱀에게 배운다
로봇기술자·생물학자, 방울뱀에게 배운다
  • 이홍철 기자
  • 승인 2018.10.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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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은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다. 현대의 기술로는 아직 미세하고 정교한 움직임을 수행하지 못한다. 하지만 대자연 속의 동물들은 오래 전부터 과학기술이 해내지 못하는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분석함으로써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어내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조지아 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어떻게 로봇의 움직임을 향상시켰는지 알아보자.

조지아 공과대학교의 연구팀이 카네기멜론대학교와 오레건주립대학교 그리고 애틀랜타 동물원과 협력했다. 이들은 경사진 모래바닥을 오르는 방울뱀에 대해 연구하고 로봇 뱀을 제작해 같은 동작을 재현함으로써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두 개의 수수께끼를 풀고자 했다.

생물학자들은 지금까지 어떻게 방울뱀이 몸을 휘고 비틀고 감는 동작만으로 모래처럼 입자가 오돌토돌한 물질을 오를 수 있는지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분석할 수 없었다. 또한 기술자들은 방울뱀의 능력을 로봇을 통해 복제 및 재현할 수 없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연구팀은 고속 영상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방울뱀이 모래 경사면을 오를 수 있었는지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바닥면에 인클로저를 장착함으로써 다양한 각도에서 경사진 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또한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개발한 로봇 뱀이 평평한 모래 표면과 경사진 모래 표면에서 각각 움직이는 형상을 관찰·연구했다. 

37in. (약 93.38㎝) 길이를 가진 로봇 뱀은 2in.(약 5.08㎝) 지름을 자랑한다. 몸은 16개의 연결부위(관절)를 가지고 있고 각 관절은 수직으로 배열되어있으며 바로 다음 관절과 맞물려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다양한 걸음걸이로 이동할 수 있다.

로봇은 사이드와인딩(몸을 회전하는 것처럼 하여 옆으로 이동하는 동작. 출처 두산백과) 동작을 활용해 모래 사이를 원활하게 지나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경사진 면을 오르지는 못했다.

연구팀이 실제 뱀을 가지고 연구해본 결과, 뱀은 회전하는 트레드(Revolving Tread. 여기서 트레드란 노면에 닿는 바퀴의 접지면을 말한다. 출처 두산백과)를 장착한 탱크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타이어가 탱크 바퀴 주변을 돎에 따라 바퀴 앞쪽에서 지면을 향해 내려가고, 뒤쪽에서 다시 올라오는 식이다. 

방울뱀은 신체의 일부를 자유롭게 들어 올리면서 남은 부분을 고정시킬 수도 있다. 또한 뱀은 서로 직각으로 이루어져있고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트레드 패턴(발을 딛거나 걷는 동작)’걸음걸이를 이용한다.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면 어떤 방향으로든 전환할 수 있다. 

방울뱀은 경사면을 오르기 위해 몸을 압축시킴으로써 모래 표면이 가파를수록 더 많은 체적이 지면과 접촉할 수 있도록 만든다.

연구팀은 로봇 뱀을 직교 트레드 패턴 혹은 웨이브 패턴을 통해 재 프로그래밍했다. 그 결과, 로봇 뱀이 모래로 이루어진 경사를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연구팀은 연구로 얻은 자료를 활용해 모래와 자갈 그리고 돌무더기로 가득한 지면에서도 수색구조로봇이나 행성탐사로봇이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연구팀은 또한 새끼거북이·게·샌드피쉬 도마뱀·여타 잎이나 구성이 헐거운 땅 등 복잡한 표면을 건널 수 있는 동물들을 조사해 로봇의 운동능력 개선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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