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과학의 일곱 가지 경고
유사과학의 일곱 가지 경고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8.11.26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날은 과학의 시대다.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은 새로운 법칙을 발견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있다. 유사과학을 추종하는 자들이다.
 
의사인 로버트 파크는 지난 17여 년 동안 인터넷 누리집 쿼크워치(Quackwatch)의 선도자 역할을 했다. 쿼크워치는 의학적으로 근거 없는 믿음에 대해 직접 연구하는 누리집이다. 침술부터 체중감량에 이르기까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다양한 술책(Gimmicks)에 대해 다룬다. 로버트 파크는 메틸랜드 대학교의 물리학 교수이자 미국물리학회의 공보이사이기도 하다.

파크는 일곱 가지 경고목록을 만들었다. 과학적인 담론의 범위를 벗어났으며,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기에 적합한 것들에 대한 목록이다. 

파크는 물론 이런 식으로 탄생한 주장들 중 일부는 합법적이며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이 주로 보이는 행동양상은 다음과 같다.
 
1. 발견자가 스스로 언론에 홍보함으로써 세간의 관심을 사로잡으려 한다.과학의 진실성은 과학자 개인의 자발성과 적극성에 달려있다. 새로운 발견과 생각을 다른 과학자들에게 먼저 알리고 철저한 검토를 받는 것이 과학자들의 미덕이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하거나 지금까지의 과학적 상식들이 틀렸음을 입증할 수 있는 동료를 기다리고 있다. 반대로 동업자들의 평가를 회피한 채 자신의 발견을 언론과 대중에 곧장 노출하려 한다면, 내부, 즉 다른 과학자들의 정밀하고 섬세한 검증 과정을 견딜 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 1989년 유타 대학교의 화학자인 폰스와 플라이시만은 그들이 발견한 저온핵융합(Cold Fusion)을 알리기 위해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게재하는 대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의 내용은 저온핵융합이 가져다 줄 경제적인 변화 및 효과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둘은 다른 과학자들이 그들의 주장에 대해 평가하거나 실험을 반복할 수 있을 만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2. 강한 사회기득권층(Establishment)이 발견자 본인의 작업에 대한 발표를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왜 발표를 막을까? 자신의 발견은 사회 내에서 부와 힘의 균형을 움직일 만큼의 위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기득권층은 자신의 발견을 숨기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앞서 설명한 폰스와 플라이시만의 저온핵융합 기술 발표를 예로 들어보면, 두 사람은 당대의 물리학자들이 새로운 획기적인 발견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대 물리학자들이 핫 퓨전(Cold Fusion, 즉 저온핵융합의 반대를 말한다. 편집자 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들어오는 자금 및 보조금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이 두 사람의 설명이다.
 
3. 그들이 발견해낸 현상 혹은 물체는 과학적인 효과를 검출하기가 매우 어렵다. 현재까지 UFO(미확인 비행물체)나 네스 호 괴물 혹은 유령의 분명하고 명확한 사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와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댔는데도 말이다. 신호 대 잡음비를 개선할 수 없다면 진실이 아닌 특수효과일 뿐이며, 과학이 아닌 한낱 작업(Work)에 불과하다.
 
4. 발견에 대한 증거가 입증되지 않았다. ‘자료’는 ‘일화(Anecdote)’와 동음이의어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같은 결과를 도출해야 함을 의미한다. 
 
사실 현대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예방접종이나 항생물질이 아닌 무작위적 이중맹검법(Randomized Double-Blind Test)다. 이를 통해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5. 발견자는 그의 발견에 신뢰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바로 수 세기 동안 지속되어왔기 때문이다. 수백 년, 아니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온 민속 지식은 이제 신앙이 되었다. 피가 온 몸을 돈다는 사실이나 세균이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깨닫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의 조상들은 현대과학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기적의 명약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명약이 현재에도 통용되리라는 법은 없다. 재발견 혹은 포장된 고대의 민속 지식이 현대의 과학 실험결과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6. 발견자는 혼자 작업한다. 고독한 천재가 남몰래 고군분투해 혁신적인 발전을 만들어내는 것은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의 단골 소재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찾기가 몹시 어렵다. 오늘날 과학의 획기적인 발전은 대부분 과학자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예술품이다.

7. 발견자는 항상 새로운 자연의 법칙을 제시한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 위해서다. 새로운 자연의 법칙에는 보기 드물고 기이한 설명이 뒤따르며, 이미 알려진 사실과 충돌하지 않는다. 자연의 법칙을 바꾸거나 자신의 발견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법칙을 들먹이는 경우, 거의 확실한 사이비다. 돈을 보내지 말라!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