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지키고 싶다면, 안전 스위치
내 몸을 지키고 싶다면, 안전 스위치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8.06.17 13: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은 약하다. 따라서 높은 수준의 안전을 추구한다. 공장자동화 설비나 기계장치 등에 안전장치를 탑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안전장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당장의 편의성이나 처리량에 대한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무시하거나, 일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스위치 혹은 신뢰도가 떨어지는 스위치를 사용하고 있다. 안전 측면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

장비 제조업체가 장비 사용자의 경향을 일일이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혹을 떨치게 할 수는 있다. 제품이 가지고 있는 인적 인자(Human Factor)에 대한 성능을 개선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것.

비영리적인 종이 재활용 시설에서 일하는 작업자는 최근 손 및 팔을 잃었다. 압축기와 종이 포장기의 접속 게이트 사이에 손이 끼인 것. 작업자는 압축기의 압반(Platen)이 아무런 경고 없이 갑자기 떨어졌다고 진술했지만, 조사 및 시험 결과 유압식으로 작동하는 압반은 어떠한 오작동도 없었다. 대신, 조사자는 작업자가 압축주기 동안에도 압축기 안으로 종이를 계속해서 집어넣으려 했으리라고 결론지었다.

장치에는 출입구가 열려있는 동안 압반이 작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게이트 센서를 탑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업자가 센서를 우회하거나 무시하면 압축 작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쳄버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기계를 제공한 업체는 유지보수 작업 외에도 작업자를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생산현장에 장비를 공급하고 난 이후, 검사 및 유지관리에 대한 노력이 거의 혹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종의 근무태만이었던 셈이다.

현장에서 작업하는 기술자 역시 장비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따라서 부적절한 절차로 업무를 진행하며 센서를 무시하다 참변을 당한 것이라고 조사자는 추측했다.

조사자는 “장비를 출고하기 전에 오류를 발견해 제때에 수정 작업을 거쳤다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가 우회한 센서는 인터록(일반적으로 전기로 작동하는)을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예다. 인터록 기술을 활용하면 잠금장치가 해제되어있을 때에도 장비 작동을 방지할 수 있다. CNC 장비 및 출입구에 달려있는 문은 펀치프레스(구멍을 뚫는 기구의 일종) 작업지점으로의 접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장치에는 보통 안전장치가 달려있다. 인터록 가드(교차안전장치)를 통해 교육이 덜 된 작업자 혹은 부주의로 인한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를 사용할 때에는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원활한 작동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장치의 또 다른 유형으로는 비상 전원차단장치가 있다. 장치가 고장을 일으키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작업자가 장치를 신속하게 멈출 수 있다. 비상 전원차단장치는 친숙한 크고 빨간 버튼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필요에 따라 다른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부적절한 안전조치의 폐해는 다양하다. 일례로, 트럭에 부착된 굴착장치를 통해 구멍을 뚫는 작업과정에서 작업자의 옷이 회전하는 드릴에 얽혀 들어갔다.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사례에서 드릴을 외부환경으로부터 완벽하게 방어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드릴링 작업의 특성 때문이다. 
 
기존에는 드릴을 정지할 수 있는 두 개의 스위치를 드릴 타워의 양 끝에 부착했다. 하지만 이제는 작업자가 비상 전원차단장치를 누르는 것만으로 드릴을 멈출 수 있다. 기다란 막대가 두 개의 스위치 사이에 이어져있어 어떤 방향에서든 장치를 정지시킨다. 이 사건이 일어난 이후 기존의 막대와 스위치는 동시에 처분되었다. 이들 장치만으로는 비상시에 작업자가 드릴을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 작업자가 봉을 절단한 동기가 무엇인지, 지금에 와서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