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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광풍(狂風), 그리고 블록체인
비트코인 광풍(狂風), 그리고 블록체인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8.01.1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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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으로 거래 투명성 ‘Up’ … 산업 곳곳의 혁신 뒷받침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것. 이에 정부가 거래소 폐쇄 등의 강도높은 대책까지 언급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산업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비트코인의 원리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산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초 100만원대에 불과했던 비트코인bitcoin은 12월 한때 2500만원을 돌파할 정도로 가치가 급등했다. 가치변동은 무척 심해 2500만원 돌파 직후, 단 3일만에 40%가 폭락하기도 했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투기판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트코인 좀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대학생부터 주부·노인까지 ‘묻지마 투자’에 나서 하루종일 비트코인 시세만 쳐다보는 이들이 양상되고 있는 현상을 가르키는 용어이다.

비트코인의 출발, 중립적 화폐에 대한 요구
비트코인의 등장 배경을 생각하면, 이러한 상황은 아이러니하다. 비트코인은 중립적 화폐에 대한 요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기존 화폐는 각국 정부·중앙은행들이 조절하는 인위적 통화였다. 화폐 발행권을 갖고 있는 각국 정부는 발행량을 적절히 조절하며 경제에 개입하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정부와 중앙은행의 권력을 이용한 폭력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수의 기득권층에 좌우되지 않는 중립성의 요구가 비트코인을 등장시켰다.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개인(혹은 집단)이 비트코인을 개발하여 공개한 2009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쏟아부는 양적완화를 통해 추락하는 경제를 떠받치려 했으며, 이로 인한 반작용으로 화폐의 가치는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중앙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앙 시스템 대신 분산 컴퓨팅을 바탕으로 공개키 암호 방식을 사용하여 거래가 이뤄지고, 거래의 안전성이 증명된다. 중앙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통제되지 않으며, 분산 컴퓨팅으로 정보가 나뉘어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위·변조의 위험성을 방지한다.

전대미문의 사태로 각국의 통화 가치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인위적 개입이 불가능한 비트코인의 등장에 이목이 쏠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광풍(狂風)이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인 투기 심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된 비트코인, 아이러니하게도 그 출발은 작금의 현실과 완전한 대척점에 서 있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완벽한 통화”
비트코인은 암호통화이다. 과거 화폐의 역할을 했던 금이 자연에서 채굴됐던 것처럼, 컴퓨터를 이용해 암호화 문제를 풀면 일정량의 비트코인이 만들어진다. 비트코인의 채굴은 계속 난이도가 높아지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를 통하여 전체 비트코인의 보안성이 강화되고, 가치 하락을 방지한다. 설계상으로 비트코인의 총량은 2100만BTC로 정해져 있으며, 2017년 6월 기준으로 약 1650만BTC가 채굴된 것으로 알려진다.

채굴의 개념은 비트코인 시스템의 관리 유지에 기여한 데 대한 일종의 보상이다. 채굴 노드들이 답을 찾으면 네트워크의 나머지 노드에게 그것을 알리고, 이를 받은 노드들이 이를 인증하고 체인에 추가하는 것이 비트코인의 원리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앙기관 없이도 거래 기록과 통화의 안전성이 확보된다. 비트코인 세계에 기여하는 노드에 대한 보상으로 채굴의 개념을 배치한 것이다.

거래 수수료도 마찬가지이다. 비트코인 시스템 내 각 블록들이 다른 이들의 거래내역을 포함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종의 보상으로 지불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의 위·변조 가능성은 한층 낮아지게 된다.

비트코인 거래는 P2Ppeer to peer 기반의 분산 데이터베이스에 의해 이뤄진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은 모두 임의의 암호화 키쌍을 담고 있고, 고유 주소가 부여된 지갑을 갖게 되는데, A와 B의 거래 내역이 P2P 네트워크에 방송되어 다른 네트워크 노드들이 암호화된 서명과 거래량을 허가 전 입증하여 진행된다. 이처럼 모든 거래는 하나의 중앙 시스템이 아닌 다양한 블록들에 암호화되어 기록되며, 이를 바탕으로 거래가 검증되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처럼 관리자의 개입으로 인한 왜곡 가능성이 없으며, 위·변조나 부당거래의 위험까지 제거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을 ‘추상적 관점에서 가장 완벽한 화폐’라는 평가까지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등장 후 수년동안 실험적 성격이 짙었다. 2010년경 비트코인의 단위인 1BTC의 가치는 1달러에도 채 미치지 못했으며, 만 4년을 채웠던 2013년 초에도 비트코인의 가치는 13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소수의 그룹만이 비트코인에 주목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초기 비트코인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친 까닭은 ‘화폐’라는 특성 때문이다. 이론적 장점은 충분하지만, 거래할 수 있는 품목이 제한적이었기에 몇몇 실험자의 관심에 그친 것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투자의 수단으로 재조명되면서 가치가 크게 요동치게 됐다. 10여달러에 불과했던 가치가 수십배 폭등했던 2013년은 맛보기에 불과했다. 2017년 무섭게 치고 올라가면서 2017년 12월에는 1만6000달러를 넘나들면서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는 새로운 화폐에 대한 기대가 아닌, 짙은 투기성에 대한 우려이다. 단 몇 분 사이에도 수십 퍼센트의 가치 변동이 일어나면서 공정한 화폐라는 순기능보다 투기적 재화라는 부정적 측면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산업의 효율성 증대

 
비트코인으로 떠들썩한 가운데 산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바로 비트코인을 이루는 기반인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이 그것이다.

비트코인의 장점을 다시 한 번 살피자. ▲중앙 시스템이 필요 없고 ▲특정인 혹은 특정 집단에 의한 왜곡이 발생하지 않으며 ▲위변조 우려없이 거래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이러한 장점은 분산 컴퓨팅에 기반하여 모든 거래 정보를 저장하고, 검증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다.

블록체인이란, 일종의 공공 거래 장부라고 할 수 있다. 분산화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이 저장되고, 검증됨으로써 임의 조작이 불가능하게 된다. 비트코인은 금융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블록체인은 비금융 부분에서도 활용 가능하며, 임의 조작 및 위변조 방지라는 명확한 이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조 업체의 공급망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면, 보다 투명하고 신뢰된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이뤄낼 수 있게 된다. 투명한 공급망 관리는 재고 관리에 대한 효율성을 높임은 당연한 결과이다.

물류 분야에서도 이동에 대한 총체적인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거래 쌍방만이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에게 거래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원자재가 제조업체에게 도착했는지, 완제품이 언제 배달될 수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기존 이기종 시스템의 비표준 데이터 문제로 인해 불가능했던 엔드-투-엔드 가시성을 막대한 비용투자 없이도 간단히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역의 경우에도 블록체인이 커다란 이점을 줄 수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무역은 기업에게 무한한 시장을 열게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적지 않다. 해외 기업의 신뢰도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무역 거래시에는 각국의 은행, 세관, 물류회사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높은 투명성으로 신뢰성을 확보하게 하는 블록체인은 무역 거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주목해야
거래가 일어나는 지점, 혹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유용하다. 전자문서 관리, 부동산 거래, 온라인 투표 등에서의 블록체인 활용이 이야기되는 이유이다. ‘신뢰 기반의 차세대 거래 기술’로 불리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기업 뿐 아니라 각국 정부에서도 높아지면서 치열한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북유럽에 위치한 인구 120만명의 작은 국가인 에스토니아를 꼽을 수 있다. 에스토니아는 좁은 국토와 적은 인구의 한계를 선도적 기술로 풀어내기 위해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망을 구축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전자시민권은 블록체인에 기반하여 발급되는데, 과거와 같이 공무원의 복잡한 심사 없이 블록체인에 올려둔 심사기준에 맞으면 누구에게나 자동으로 발급된다.

EU 회원국인 에스토니아의 전자시민권을 획득하면 EU에서 비즈니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혁신기업가와 청년들이 EU로 진출하는 관문으로 에스토니아를 부각시키고 있다. 발트 3국의 최북단 국가로 EU의 관문 역할을 하기에는 지리적 한계가 존재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여 활용함으로써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 2025와 인터넷플러스라는 국가경제 발전 전략을 발표한 중국도 블록체인에 적극적이다. 특히 인터넷과 금융, 제조업의 융합 발전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블록체인의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완샹블록체인연구소는 항저우 인근에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인구 9만명 규모의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고, 도시 전역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여 기존 도시와의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러한 야침찬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스마트시티 건설의 용지 선정부터 네트워크 연계업무, 자금 조달 등에 대한 모든 규제를 제거하여 블록체인 상용화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중국 정부는 법과 규제를 대폭 완화해 원천기술을 유치하고,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산업 플랫폼과 국제 표준화를 선도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혁신을 이뤄내는 주요 기술로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확산과 상용화를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블록체인 기술 관련 연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 연방세관국경보호국CBP도 연구팀을 구성해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블록체인 실사례 ‘속속’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등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점화됐다.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IBM의 경우, 지난해 8월 클라우드 기반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공식 발표하고, 엔터프라이즈급 생산 블록체인 플랫폼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플랫폼은 금융은 물론 공급망, 물류, 유통, 의료, 공공 등 다양한 산업군의 400여개 기업 및 기관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IBM의 역량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또한 하이퍼레저 컨소시엄과 함께 전 산업에 활용 가능한 범용용 블록체인 플랫폼의 개발에 나서 산업용 표준 블록체인 기술과 오픈 소스 기반의 사용자 정의 스마트 계약 및 암호화, 인증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있다.

월마트가 중국에 구축한 돼지고기 유통 시스템은 IBM의 역량과 블록체인의 가치를 드러내는 사례이다. 월마트의 돼기고기 유통 시스템은 사육 농장부터 가공과 판매까지 모든 유통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저장함으로써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고기가 어떤 농장에서 어떻게 사육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가공됐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오염된 음식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40만명에 이르며, 10명 중 1명은 오염된 음식으로 인한 질병에 감염되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하여 유통과정을 파악하게 되면, 오염 식품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발생한 파파야를 통한 살모넬라균 감염 사건의 경우, 발단이 된 생산 농장을 파악하는 데 두 달 이상 소요됐는데 만약 파파야 유통 시스템에 블록체인이 적용되었더라면 이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IBM은 돌Dole, 네슬레Nestle, 월마트Walmart 등 글로벌 식품 유통사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글로벌 식품 공급망에서의 블록체인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운영에 최적화된 코코 프레임워크Coco Framework를 개발해 선보였다.
기업에 있어 블록체인의 공개성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모든 거래 내역이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공개되므로 기밀성을 요하는 거래에는 활용하기가 어렵고, 기업의 정보가 불필요하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코 프레임워크는 거래 참가 기업간에만 정보가 공개되도록 하고, 멤버간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한다.

더불어 코코 프레임워크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는 물론 다른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미들웨어로, 기업이 블록체인 인프라를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게 하는 특징도 지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코 프레임워크의 배포 템플릿을 제공하여 블록체인의 개발 시간을 보다 단축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코코 프레임워크는 신뢰된 실행환경과 대다수 운영체계OS에서 동작하며, 목록화된 거버넌스 모델로 블록체인 시스템 관리가 가능하여 운용도 편리하다. 트랜잭션 처리 속도는 초당 1600개 이상에 달해 업무 처리의 지연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오라클도 지난해 10월 개최된 오픈월드 2017에서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발표하고, 블록체인의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시스템DBMS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기업의 DBMS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DBMS 연결에 블록체인을 활용하게 되면 기업 내 가시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나아가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까지 블록체인으로 결합하여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공략하는 첨병으로 삼을 계획이다.

SAP는 SAP 블록체인 공동혁신 이니셔티브SAP Blockchain co-innovation initiative를 발족하고, 블록체인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의 목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디지털 장부digital ledger와 사물인터넷IoT, 제조 및 디지털 공급체인 솔루션을 통합시키는 것이다.

SAP 블록체인 이니셔티브에는 가전·통신·제약·물류·농업·항공·국방·산업기계·에너지·공공 등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산업 분야 곳곳에서 혁신 기제로써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SAP는 스페인 알라스트리아 컨소시엄Alastria consortium과 물류 블록체인 얼라이언스Blockchain in Trucking Alliance 등에도 참여하여 블록체인 표준화에 기여하고, 블록체인 생태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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