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증강 기술, ‘축복’일까? ‘재앙’일까?
인간-증강 기술, ‘축복’일까? ‘재앙’일까?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7.11.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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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인간의 업무를 편하게 하고, 인간의 신체적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들을 연구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인간-증강 기술이다. 현재 인간-증강 기술이 가장 활성화돼 있는 분야로는 국방·제조업, 그리고 의료산업 등이다. 특히 육군에서는 영화 ‘아이언 맨’에서 나오듯이 원격으로 외골격을 미세하게 조정하여 신체의 부담을 줄이는 군사용 보호장비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인간-증강Human Augmentation이란, 사람의 인지와 몸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말한다. 사람의 몸에 장비 및 기기를 착용시키거나 수술을 통해 특정한 기기를 장착시키는 기술인데, 주로 군사·응급 서비스·스포츠 같은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아이언맨을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쉽다.

MIT 미디어 랩에 따르면 인간-증강 기술을 발전시킬 경우 의수·의족뿐만 아니라 외골격 같은 웨어러블 로봇으로 신체 기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인지기능과 감정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
다만, 도덕적이거나 법적인 논쟁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건 현실이다.

인간-증강 기술 현황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인간-증강 기술과 관련된 시장규모는 2013년 9180만 달러였지만, 2020년경 11억 3500만 달러까지 성장한다. 이처럼 높은 성장이 기대되자 많은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은 인간-증강과 관련된 자회사를 설립하여 이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다. 테슬라의 CEO인 엘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솔라시티에 이어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여 두뇌능력을 개발하는 바이오 인공지능기업인 뉴럴링크Neuralink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MIT 공과대학의 미디어랩Media Lab은 최근 인간의 여러 기능을 증강 및 보강시키는 주제를 연구하는 센터를 설립했다. MIT 미디어랩에 따르면, 센터의 주 목적은 장애우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세대의 ‘인지적, 정서적, 감각적, 신체적 도구’를 개발하는 데 있다.

현재 이 분야를 이끌고 있는 주요 업체들의 동향은 다음과 같다.

록히드마틴: 미국 육군 병사들을 위한 이동장비 ‘HULC’
미국의 방위업체인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HULCHuman Universal Load Carrier는 병사들의 힘을 강화시키는 장비이다. 배터리 8개로 96시간 동안 동작하는 HULC(무게가 2~5kg)는 부착된 압력센서가 병사의 걷는 방식과 속도를 감지하여 병사의 동작을 증폭시키고 강화시킬 수 있다. 현재 90kg의 군장을 메고 장시간 동안 시속 5km 속도로 모든 지형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보조한다고 알려졌다.

미 육군에 따르면, 현재 미 육군 병사 중 2만명이 전투에 배치될 수 없다고 분류되어 있는데, 이중 절반은 무거운 짐을 지지 못하는 등 신체적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인간-증강기술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 인간-증강이란, 사람의 인지와 몸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지칭한다. 사람의 몸에 장비, 기기를 착용시키거나 수술을 통해 특정 기기를 장착시켜 사람의 역량을 높이고, 활동을 보조한다.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 연구진: 뇌파감지장치의 뇌 이식
스위스 로잔의 연방공대EPFL 연구진은 뇌파 감지와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마비된 원숭이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 연구에 활용된 기술은 뇌파 측정 기술, 기계 학습을 통환 뇌 신호 판독, 그리고 하반신 근육의 정확한 자극 같은 것들이다.

일본 사이버다인: 착용형 생활보조 로봇 ‘HAL’
최근 일본 오바야시구미시에서는 힘든 작업을 줄여주기 위해 육체적인 일을 하는 현장 노동자에게 HAL이라 불리는 산업용 로봇 팔을 제공했다.

HAL을 착용한 결과, 무거운 자재를 옮길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어져 허리 통증이 줄고, 피로도가 감소했다. 또한 HAL을 착용하고 일할 경우,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도 1.5배 증가했다.

건설현장과 공장 등에서 쓰일 수 있는 작업지원용 장비인 HAL은 허리와 허벅지에 착용하는 형태인데, 작동방식은 사람이 몸을 움직일 때 뇌에서 근육으로 보내는 신호를 허리에 붙착된 센서로 읽어 뇌가 생각한 대로 사람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원리이다.

엘론 머스크: 바이오 인공지능 기업 설립
엘론 머스크는 뉴럴레이스Neural Lace라는 초소형 인공지능 칩을 이용하여 인간의 뇌신경(뉴로)과 컴퓨터를 연결(링크)하는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인 뉴럴링크를 최근 설립했다. 최고 수준의 뇌 과학 전문가 5명도 영입했다.
뉴럴링크는 완치가 불가능한 뇌의 질병들(간질, 우울증, 알츠하이머 등)을 예방하고자 뇌에 인공지능 칩을 이식하는 등의 기술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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