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로봇의 지형도가 바뀐다
지능형 로봇의 지형도가 바뀐다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7.09.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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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에서 S/W로 중심축 이동 … 구글·애플·IBM ‘부각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세계 지능형 로봇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9.22%로 성장, 그 즈음 규모가 780억 달러에 달한다. 활용 범위는 자동차·건설 같은 제조업과 전문화된 산업분야를 포함하여 노인지원·엔터테인먼트·청소 같은 개인 서비스까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과 센서 같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로봇의 활용 분야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외부환경을 인식하여 스스로 행동하는 지능형 로봇은 기존의 제조업 분야뿐 아니라 주문·공항 서비스 같은 곳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래서 그 주목의 정도가 다르다. 음성인식 비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구글·아마존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2018년까지 소셜 로봇을 출시하는 것으로 시장에 대응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설명에 의하면 지능형 로봇이 주목을 받으면서 과거에는 ABB, 쿠카,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 같은 로봇의 본체(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이 주도권을 잡았다면, 이제는 로봇의 역할을 규정짓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주도권의 축이 이동되고 있다. 구글·아마존·애플 등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일어난 변화이다. 특히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자료검색 및 일정관리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서비스용 소셜 로봇에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16년도에 판매된 서비스 로봇 가운데 47.4%가 음성인식형 개인비서 로봇이었다. 이어 로봇 진공청소기(39.8%), 교육 및 장남간 로봇(9.3%)이 많이 팔렸다. 음성인식 개인비서 로봇 중에서는 아마존 에코가 세계적으로 약 520만 대가 팔려 1위를 차지했다.

 
아마존은 자사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배송 데스크로 이동시키는 로봇인 ‘키바KIVA’,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로봇인 ‘로보스토Robo-Stow’, 드론을 통해 물건을 배송하는 로봇인 ‘프라임 에어Prime-Air’ 같은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아마존은 물류센터에 키바 로봇을 도입한 지 2년 만에 운영비용의 20%를 절감했다. 이는 물류센터마다 약 220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아낀 것이다. 더불어 기존에는 60~75분이던 물류 순환 속도가 15분으로 빨라졌으며,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재고를 둘 수 있는 공간도 50% 정도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아마존은 물류센터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것 외 자사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Alexa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Echo도 선보였다. 에코는 알람·음악·자료검색·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서비스용 소셜 로봇이다.

 
구글은 8개의 로봇 관련 회사를 인수하면서 로봇 산업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구글이 지능형 로봇에 애정을 많이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물론 인수를 많이 하는 만큼 여의치 않으면 인수한 기업을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2017년에는, 인수한 업체들 중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와 ‘샤프트Schaft’를 일본의 소프트뱅크에 매각한 바 있다.

자료에 따르면 구글은 2015년에 아마존 에코와 유사한 형태의 음성인식 스피커인 구글 홈Google Home도 공개한 바 있다. 구글 홈은 구글의 인공지능 개인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탑재하여 음악 재생, 예약, 메시지 전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애플은 중국에 있는 아이폰의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승이 예상되는 인건비는 로봇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아이폰의 부품을 재활용하는 데 따른 분해 공정에 리암Liam이라는 로봇을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리암은 유심카드 트레이, 나사, 배터리 및 카메라 등을 아이폰에서 분리하여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맡게 된다.

한편, 애플은 2011년 업계 최초로 아이폰용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를 선보이면서 시리와 연동할 수 있는 기기도 꾸준히 개발하여 왔다. 그리고 애플은 2017년 연례개발자 회의에서 아마존 에코 및 구글 어시스턴트와 경쟁할 인공지능 스피커인 홈팟HomePod을 2017년 12월 출시할 예정이라 밝히기도 했다.

 
IBM은 2016년,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탑재한 인공지능 로봇인 나오미Nao-mi를 공개했다. 나오미는 IBM과 소프트뱅크가 합작으로 개발한 로봇으로,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며, QR코드 인식, 금융 및 의료, 패션 등의 질의에 대답할 수도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4년, 인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Pepper를 공개한 바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는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를 분석하여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IBM의 왓슨을 활용했다. 현재 판매대리점, 전시장, 산업현장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페퍼에 이어 미국 AKA의 영어학습 기능을 탑재한 영어학습용 인공지능 로봇인 뮤지오 엑스Musio-X를 선보이는 것으로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소프트뱅크는 업체 인수를 통해서도 로봇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2년 프랑스의 로봇업체인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aran Robotics를 인수했으며, 2017년에는 구글로부터 보스톤 다이나믹스와 샤프트를 인수한 데 이어, 20117년 7월에는 로봇 청소기 ‘룸바’로 유명한 아이로봇iRobot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의 무인로봇 회사인 브레인코프Brain Corp와 중국의 DIY 로봇 업체인 메이크블록Makeblock 등에 투자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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