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가 성패 가른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가 성패 가른다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7.08.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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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시대다. 비즈니스에서 이메일, 문서 등이 쏟아져 나옴은 물론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에서도 시시각각 수많은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이에 더해 IoT 환경이 되면서 더 많은 센서가 설치되어 더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제조 산업계에서도 운영환경에 설치된 수많은 센서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빅데이터의 시대가 본격 점화되고 있다. <편집자>

 
운영기술(OT)와 정보기술(IT)의 결합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시장 상황에 맞춤화된 유연한 제조 환경을 구현하고, 이로 인하여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리라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 예견하는 미래다.

여기에서 핵심은 바로 데이터의 활용이다. 오늘날 끊임없이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보다 유용한 가치를 찾아냄은 물론 정확한 미래 예측으로 한 단계 더 진화된 사회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IoT)의 경우에도, 데이터 분석이 결합되지 않는다면, 가치는 크게 줄어든다. IoT 환경에서는 수십, 수백억개에 달하는 센서와 기기가 시시각각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이들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된다. 센서와 기기가 생성하는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장비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여 장애 이전에 예측 정비를 실현하여 연속적인 끊임없는 생산을 구현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소비자 기기에서의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시장의 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모든 소비자 제품은 소비자의 필요를 예측하여 기획되는 것인데, 각 기기의 데이터가 분석된다면 소비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기능의 변화 등을 통하여 소비자 니즈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여 개선품을 내놓거나 완전히 새로운 기기를 창출하여 새로운 영역의 창출도 가능하다.

실제로 한 판매 매장에서는 방문객의 동선과 매장 내 매대에 머무른 시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매출을 크게 늘린 사례가 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현재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품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매대의 재배치를 진행함으로써 구매 수요를 크게 늘린 것이다.

나아가 빅데이터 분석은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통의 경우, 모든 차량의 현재 위치와 이동경로와 목적지를 파악하고, 각 사용자별로 더 나은 경로를 제공함으로써 교통 체증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량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한 교통이 가능하게 된다.

데이터 중심 시대를 연다
데이터 분석이 중요성을 갖게 된 배경은 바로 기술의 진화다. 지금까지는 특정한 규칙으로 정렬되지 못한 데이터는 분석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여 의미없이 버려졌다. 하지만 기술의 진화로 정형화되지 않은 비정형, 반정형 데이터에 대한 분석이 비용효율적으로 가능하게 됨으로써 과거 버려지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수집이 어려웠던 부분의 데이터화도 가능하게 됐다. 센서 기술 등의 진화에 따라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서울시는 통신사와 협력해 이동전화 데이터를 분석, 심야 버스를 신설하여 투입함으로써 시민의 편의를 크게 증진시킨 바 있다. 웨어러블 기기가 일상화된다면 더 정확한 동선 파악을 기초로 더 편익성 높은 심야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된다.

제조 분야도 마찬가지다. 발전된 센서 기술을 활용하여 생산 설비의 상태를 데이터로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여 예방 정비를 실시하고, 작업자의 동선 개선 등을 통하여 생산성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제조의 미래로 얘기되는 스마트 머신, 스마트 팩토리이며, 생산현장에 대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이를 위한 가장 우선되는 전제이다.

GE, 지멘스 등 산업계의 거인들의 움직임에서도 데이터 분석은 가장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필수 기능이 됐다. GE가 제시하는 산업 플랫폼 프레딕스Predix는 IoT 플랫폼인 동시에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으로 역할한다. GE 프레딕스는 설비에 가장 가까운 엣지에서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까지 연결하고, 총체적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제조 혁신을 꾀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하여 GE 프레딕스는 엣지 관리, 클라우드 연결, 자산 관리는 물론 보다 방대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빅데이터 분석까지 제공한다.

GE는 “브릴리언트팩토리 전략의 핵심은 보다 많은 기기, 설비들을 디지털로 연결하고, 수집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장 운영을 최적화하는 것”이며 “실제 작업 환경에서 생산성을 향상하는 역할을 하는 등 빅데이터 분석의 이점은 뚜렷하기에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팩토리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GE 프레딕스 기반으로 운반 상황이 자동으로 파악되어 보고 되고 있는 물류 센터
지멘스의 마인드스피어MindSphere 역시 마찬가지다. 지멘스의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IoT 운영 시스템인 마인드스피어는 지멘스는 물론, 타사의 자산과도 쉽고 빠르게 연결되어 안전하게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 알고리즘을 제공하여 빅데이터 분석을 보다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하여 산업 현장의 설비와 공장을 최적화함으로써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제조 혁신을 이뤄낼 수 있게 한다.

▲ 지멘스의 마인드스피어는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IoT 시스템으로, 스마트 팩토리는 물론 물류, 교통 등을 포괄한다.
로크웰오토메이션도 소프트웨어 제품군인 팩토리토크FactoryTalk를 통하여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제공하고 있다. 팩토리토크 아날리틱스 포 디바이스FactoryTalk Analytics for Device가 그것이다. 팩토리토크 포 디바이스는 어플라이언스를 통하여 자동화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양한 로크웰의 자동화 기기를 자동으로 스캔하여 각 디바이스의 상태정보와 실시간 트렌드 등의 대쉬보드 화면을 별도의 엔지니어링 없이 제공하여 생산 현장의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머신러닝 기반의 고급 기능인 챗봇을 연계하면, 확인이 어려운 네트워크 상의 문제를 분석 엔진과 채팅을 하는 방식을 통해 파악·조치할 수 있게 된다. 로크웰오토메이션은 팩토리토크 애널리틱스 포 머신FactoryTalk Analytics for Machines으로 장비 모니터링과 관리로 분석 역량을 확대했으며, 팩토리토크 클라우드FactoryTalk Cloud로 클라우드로 연계 활용되도록 하는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정보를 유기적으로 호환하면서 학습된 정보를 토대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여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할 수 있게 지원한다.

▲ 로크웰오토메이션은 팩토리토크 애널리틱스로 확장형 분석을 제공한다.

빅데이터로 산업계 접근 강화
ICT 기업들에서도 빅데이터를 통한 산업계의 접근이 활발하다. 데이터 분석 등에서는 IT 기업이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PTC가 선보이는 IoT 플랫폼 씽웍스ThingWorx의 중추 중 하나는 실시간 패턴 및 이상 탐지와 자동화된 예측 분석을 제공하는 씽웍스 애널리틱스ThingWorx Analytics이다. 씽웍스 애널리틱스의 자동화된 분석 기능을 통하여 산업의 다양한 문제 해결과 효율성 향상을 지원하는 것이다. PTC는 또한 GE와 협력하여 GE 프렉딕스 클라우드에서 씽웍스를 활용할 수 있는 씽웍스 포 프레딕스ThingWorx for Predix를 선보이는 등 다각도로 산업계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고 있다.

SAP도 IoT 플랫폼인 SAP 레오나르도SAP Leonardo를 선보이면서 보다 공격적인 접근에 나섰다. SAP 레오나르도는 다양한 IoT 환경의 애플리케이션과 연결성 등을 통합하고 있는 솔루션이며, 통합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빅데이터 분석 역량 또한 포함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IoT 엣지Leonardo Edge가 빅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SAP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클라우드 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집한 각종 자료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로 제공하는 빅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하다.

▲ SAS의 실시간 스트리밍 분석 모델
SAS의 경우에도 SAS IoT 분석 솔루션인SAS Analytics for IoT를 선보이면서 스마트팩토리를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으로 명성을 쌓은 SAS는 석유시추 기업, 타이어 공장 등 다양한 생산현장에서 센서 데이터를 분석하여 효율성을 개선한 사례를 다수 확보하고, 이들 사례를 전파함으로써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석유송유관에 SAS 애널리틱스 솔루션이 도입되어 월 3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기업에서 SAS 애널리틱스는 총 210만개 센서에서 생성되는 매분 3트릴리온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여 원유 전달 경로의 이상징후를 파악하는 분석 역량을 과시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시계열 데이터베이스 마크베이스Machbase를 보유한 인피니플럭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시계열 데이터베이스는 방대한 데이터의 실시간 처리에 강점을 갖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기술로, 특정 테이블에 인덱스가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최소 초당 30만건에서 최고 200만건까지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센서 등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생성되는 IoT 환경에 최적이다.

인피니플럭스는 최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전문개발사인 티라유텍과 제휴를 체결하여, 티라유텍의 MICA에 인피니플럭스의 시계열 DBMS 마크베이스를 탑재하여 스마트팩토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통하여 스마트 팩토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 인피니플럭스의 계획이다.
분석으로 제조 경쟁력 강화해야

제조 산업에서도 데이터 분석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로,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생산성을 높인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GE는 빅데이터로 항공기 생산 프로세스를 개선하여 생산 속도를 25% 더 높였으며, 항공기 엔진에 IoT 센서를 부착하고, 이를 분석하여 예측정비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함으로서 연간 10억 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도 잘 알려진 빅데이터 사례이다. 1000여개의 센서로 설비가 연결된 스마트팩토리로 거듭난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은 센서에서 발생되는 일일 평균 5000만건의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함으로써 불량률을 기존의 1/40으로 줄였다. 또 생산량 증가는 8배에 달한다.

로크웰오토메이션의 경우에는 멕시코 몬테리 공장을 시작으로 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커넥티드 엔터프라이즈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했다. 이를 통하여 로크웰오토메이션은 5년 전에 비해 서비스 가용율을 82%에서 98% 향상, 납품율을 85%에서 96%로 끌어올렸으며, 제품 불량품 수를 50% 감소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이에 따라 연간 자본 지출은 30% 절감하면서 연간 생산성은 5% 이상 향상되는 성과를 얻었다.

국내에서도 효과적인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인 사레는 속속 추가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다상복합조직강(AMP) 개발에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당초 예정보다 1년 이상 앞당긴 2018년 개발을 완료하고, 2020년 양산을 개시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이보다 앞서 철 분말 공정에도 빅데이터 기반 생산 공정 모니터링 체제를 확립함으로써 불량율을 낮추고, 제품 품질을 한층 끌어올린 바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발간한 ‘2016년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 우수사례집’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동서는 빅데이터로 생산성 저해 원인을 찾아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하여 코팅작업에서 전체작업자 기준 20분이 걸리던 코팅 시간을 12분으로 절감, 연간 8900만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두는 등 생산성 향상을 이뤄냈다.

제조 산업에서 빅데이터의 효과는 뚜렷하다. 이에 전세계적으로 제조업에서의 빅데이터 도입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IDC의 보고서 Worldwide Semiannual Big Data and Analytics Spending Guide에 따르면, 전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1.9%의 성장해 2020년에는 21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시장 성장을 이끄는 분야로는 바로 조립제조, 공정제도 등 제조 산업이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에서 일부 대기업이 빅데이터 활용에 앞서 있는 모습이지만,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제조업 가치사슬 전반에 나타나는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보다 빠른 공정과 불량 제품의 극소화는 물론 재고와 생산관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빅데이터 분석은 생산성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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