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폰 부활? 접히는 디스플레이 시대가 온다
폴더폰 부활? 접히는 디스플레이 시대가 온다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7.05.1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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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잇는 새로운 먹거리, 폴더블 디스플레이

 
O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 열풍이 몰아친 후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런 만큼 장비 업체들은 이제 새로운 먹거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올해까지는 OLED에 대한 투자가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이후에는?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 여기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있겠지만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한 종류인 폴더블 디스플레이도 분명 주목받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크게 3가지 형태로 구분되는데, 커브드 디스플레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그것이다. 현재 플렉서블 OLED라고 불리는 것들은 대부분 커브드 디스플레이 형태다. LCD로도 살짝 휜 정도의 커브드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패널 및 장비 업체들의 향후 공격적인 OLED 투자는 폴더블 및 롤러블 등의 시장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유는 디스플레이가 공간을 창출하면, 신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는 계속 진화를 하고 있다. 그것을 보자면 2000년대 초반, CRT(브라운관) 디스플레이가 FPD(평판디스플레이)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FPD 내에서는 LCD와 PDP의 경쟁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소비자가 2~3배의 가치를 부여한 것은 ‘평판’이라는 폼펙터의 변경이었다. LCD와 PDP의 기술적 장단점은 결과적으로 큰 의미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후 FPD는 노트북·스마트폰·테블릿 등 평면이라는 특성을 최적화한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에 기여하였다. FPD의 등장 이후 15년만에 다시 디스플레이가 공간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폴더블 디스플레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정체되어 가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비하여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는 프로토타입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의 커브드 디스플레이 채택에 맞춰 기술력을 선도한다는 상징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게 그 이유이다.

물론 올해 발표되는 삼성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양산 모델일 가능성은 없다. 완성도 및 소비자 반응에 따라 2018년 및 2019년에 양산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OLED의 연장전, 그러나 다른…
장비 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양산 라인은, 물론 세부적인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기존의 커브드 OLED 양산 방식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개발 중인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제조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기존의 딱딱한 글라스와 기판을 필름과 같은 유연한 소재로 교체하는 정도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라면 삼성·LG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금의 플렉서블 OLED의 생산능력 및 투자 스케줄을 점검하고, 폴더블 기기의 양산에 따른 추가 투자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플렉서블 OLED는 6세대가 중심이다. 흔히 생산능력을 이야기할 때, 한 개의 라인을 15K/월 단위로 표현한다. 생산능력이 15K/월이라는 것은 한 달에 마더글라스를 15,000장 생산한다는 의미이다. 마더글라스를 생산한 이후에 이를 고객 요구에 맞게 잘라내는데, 5.5인치 스마트폰용 패널로 잘라낼 경우 마더글라스 한 장당 약 264개의 패널이 생산된다. 따라서 6세대 15K/월 생산 라인이면 한 달에 약 400만개의 5.5인치 스마트폰용 패널이 생산되는 것이다.

 
2017년 말 기준 6세대 플렉서블 OLED의 생산 능력은 160K/월 수준이다. 월 4200만대의 5.5인치 스마트폰용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16년 말 대비 3배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셈이다.
이런 연유로 올해는 삼성 외 패널 업체들의 중소형 OLED 라인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6세대(15K) 중소형 OLED 라인인 E5에 투자를 집행했고, 그 결과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더불어 LG는 애플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을 위한 E6 라인 투자도 진행 중이다.

중국 및 대만·일본 패널 업체들의 중소형 OLED 라인 투자도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2017년 중국·일본·대만 업체들의 올해 6세대 플렉서블 OLED 라인의 투자 규모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더라도 130K/월 수준이다. 이는 2016년 애플향 OLED 패널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한 규모(105K/월)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해외 업체의 투자에 따른 국내 플렉서블 OLED 장비 업체의 신규 수주 규모에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다.

2019년에 빅 게임 기대
삼성전자 및 애플의 폴더블 기기 양산 시점이 2019년이라고 가정한다면,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하기 위한 추가 투자에 대한 논의는 올해 연말부터 시작된다. 스마트폰의 양산 시점 기준으로, 투자가 시작되는 시점은 1년 반 전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살펴봤듯이 올해는 2016년과 같은 대규모 투자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소재 업체의 준비 상황, 시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고려하며 점진적인 투자 논의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확인하여야 할 사항은 소재 업체의 준비 상황인데, 특히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적인 재료인 CPI(Colorless PI)의 기술적 완성도와 생산 능력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함께 CPI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8년 2월경 양산을 목표로 현재 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증설이 완료된 시점 기준 CPI 생산능력은 연 100만m2이다. 7인치 기준으로 연간 2000만대의 양산이 가능한 것이므로, 2018년 출시될 폴더블 기기는 최대 2000만대 수준이 된다. 그러나 2019년 에 시작될 폴더블 기기의 수요를 고려한다면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목표 판매량에 따라 추가적인 증설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투자 시기 및 규모 등에 대한 확인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Micro-LED 디스플레이

 
한편, 2014년 애플이 럭스뷰테크놀로지(LuxVue)를 인수한 이후, Micro-LED 디스플레이의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18년에 출시되는 애플워치부터 이 디스플레이가 채용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Micro-LED가 플렉서블 OLED 시장에 침투할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조금 낮다.

Micro-LED는 이론적으로 저전력·초대형·플렉서블까지 대응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다. LCD와 OLED의 핵심소재가 각각 LC(Liquid Crystal) 및 유기재료였다면, Micro-LED는 5~10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 칩 자체를 발광재료로 사용한다.

LED 칩 자체를 발광 소재로 하여 화면을 구현하기 때문에 OLED와 마찬가지로 컬러 필터와 BLU(Back Light Unit)가 필요없는데, 이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큰 요소가 된다. 기존 OLED는 유기재료라는 특성상 수분 및 외부 환경에 민감하여 봉지 공정 등이 필요했지만 Micro-LED는 무기물 재료의 특성상 외부 환경에 민감하지 않으며, 플렉서블 구현 시 재료가 깨지는 단점도 극복할 수 있다.

Micro-LED가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저전력과 관련된 이슈 때문이다. 웨어러블·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 기기들의 가장 큰 해결 과제는 사용 시간인데, 배터리의 용량을 늘리면 기기의 디자인적인 측면이 훼손되거나 발화 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전력 소모 측면에서 OLED에 비해 약 5배 이상 개선될 수 있다.

실제로 배터리와 관련, 그 용량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1회 충전 시 사용 시간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iPhone 5(1440mAh)/iPhone 7(1960 mAh)으로 배터리 용량이 개선되고 있지만 사용 시간의 증가는 더딘 상태이다. 통신망의 발전에 따른 데이터 사용량의 증가(2G·3G·4G), 디스플레이의 고사양화 등이 그 이유이다.

사용 시간에 대한 고민은 애플워치의 출시와 함께 증폭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 워치는 배터리 지속 시간에 민감한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 애플워치의 1회 충전 시 사용가능 시간은 18시간 정도이다. 애플의 Micro-LED 투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 중 하나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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