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가트너의 휴대폰 전망 데이터, 믿어야 하나?
[시선] 가트너의 휴대폰 전망 데이터, 믿어야 하나?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9.07.1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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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과 2019년 발표 자료에서 현격한 차이 드러내다

IT 분야의 세계적인 리서치 기관이라면 가트너, 오범, IDC 등을 꼽는다. 각자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나름대로 주력하는 분야가 있어 어떤 기관이 뛰어나다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하지만 휴대폰 및 스마트폰 분야에서 기기의 판매량을 집계하고 전망하는 것만큼은 가트너를 최고로 친다. 이 분야에서 가트너는 그 권위를 확실히 인정받는다.

가트너에 근무했던 지인을 통해 설명을 들은 바에 의하면, 가트너의 휴대폰 판매량 집계는 엄격하게 진행된다. 먼저 자체적인 시스템 및 조사를 통해 전세계의 단말기 판매량을 예측한다. 이어 대륙별로 구분하고, 국가별로/제조업체별로 다시 구분한다.

국가별 및 제조업체별 데이터를 작성할 때는 여러 시스템을 동원한다. 예를 들면 한국의 경우, 애널리스트가 삼성이나 LG 등과 가트너의 예측 판매량을 공유하며 확인을 받는다. 여기서 약간의 수정이 있을 수도 있지만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다.

이처럼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인 그림을 다시 그리는 방식, 그리고 각 제조업체들에게 확인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던 터라, 가트너의 휴대폰 판매량 데이터는 압도적인 정확도를 자랑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가트너의 휴대폰 전망치는 의아함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물론 지난 데이터, 그러니까 판매량을 집계한 데이터가 아닌 예측 데이터쪽이다. 가트너의 예측 데이터가 정확성을 얼마나 가질 것이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가트너가 2018년 2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휴대폰 시장은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9억대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상당히 낙관적으로 봤다. 그 이유는 2017년도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환경이 좋았기 때문이다. 가트너의 이런 예측과 달리 2018년도 글로벌 휴대폰 시장은 18억대에 그쳤다.

그리고 가트너는 이번에 2019년도 글로벌 휴대폰 시장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예측 판매량을 17억대로 잡았다. 불과 1년 만인데, 2018년 2월에 예측한 것보다 2019년도 시장을 2억대나 낮춰잡은 것이다. 예측이라는 것은 물론 환경이 변하는 것에 따라 수정이 가해지기도 한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가트너도 이 부분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있다. 2018년도 시장이 좋지 않았으므로, 2019년도 시장을 비관적으로 잡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리서치사의 전망치가 불과 1년 만에 2억대의 격차를 나타낼 정도라면, 이건 예측 데이터에 근본적인 신뢰를 의심할 수도 있게 만든다. 뭔가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 예측 데이터를 믿고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많은 업체들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장 예측 데이터는 예측하는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계획을 잡을 때 참고를 한다. 그래서 데이터가 생명을 얻고 의미를 지니게 된다.

2020년도 초에 발표될 가트너의 전망치에서 세계 휴대폰 시장은 또 어떤 수정이 가해질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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