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플라스틱과의 전쟁, 이미 시작됐다
비닐·플라스틱과의 전쟁, 이미 시작됐다
  • 최광열 기자
  • 승인 2019.07.15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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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비닐이나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닐이나 플라스틱은 가장 간편한 포장재다. 우리가 생활하는 곳곳에 비닐이나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지 않은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듯하다.

요즘 마트에 가면 비닐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동네 가게에서 몇 가지 물건을 사면 가게 주인이 일상적으로 담아주던 그 비닐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대형 마트에서는 낱개로 된 과일이나 식료품 등을 담을 때만 비닐을 사용할 수 있을 뿐 이미 포장이 된 과자나 음식 등은 비닐에 담을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런 규제는 상당히 불편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잦은 시비가 일어나는 것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닐이나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조금씩 인식해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시행 초기에 비해 시비는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아시아의 태평양 연안에서 버려진 플라스틱이 해류를 따라 호주나 남미로 흘러가 그곳의 새들을 죽이는 다큐멘터리였다. 이처럼 비닐이나 플라스틱은 잘 썩지도 않기 때문에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포장산업에 다가온 친환경 물결
생분해성 너겟모양 완충재: 채식주의 상품만 생산하고 판매하는 영국의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는 온라인으로 구매한 소비자에게 상품을 발송할 때 생분해성인 너겟모양의 완충재로 포장한다. 이 포장재는 식물의 전분을 이용해 만들어진 완충재다. 그래서 상품을 받은 소비자는 이 포장재를 퇴비를 만들 때 사용할 수도 있고, 흐르는 물에 녹여 보내거나 목욕을 할 때 욕조에 넣어 색다른 효과를 즐길 수 있다.

골판지 종이 포장지: 흔히 뽁뽁이로 알고 있는 버블 랩은 깨지기 쉬운 상품을 운반하는데 필수품이다. 그러나 최근 대체할 수 있는 재생 골판지로 만든 랩이 개발됐다. 종이 판지를 사용한 후 폐기물 처리 또는 재활용하는 대신 골판지 종이 포장지로 탄생시켜 포장 완충재로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생분해성 에어팩: 에어팩은 스티로폼이나 버블 랩의 또 다른 훌륭한 대체물이다. 다양한 크기로 사용할 수 있으며, 상자에 빈 공간을 채우거나 포장된 품목 주위에 쿠션을 제공하는 데 이상적이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거나 사용하지 않고(전분이용) 최소한의 포장이 가능하다. 물론 재사용·재활용이 되며, 생분해될 수도 있다.

생분해성 용기: 영국 에딘버러에 본사를 두고 있는 Vegware는 생분해성 용기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컵, 식기류, 접시, 음식용기, 샌드위치 박스, 휴지, 빨대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들 모든 제품은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시드니, 홍콩, 유럽, 중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영국의 플라스틱 사용 금지
Bulk Market: 런던 해크니(Hackney)에 위치한 Bulk Market은 과일 및 채소용 포장을 줄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플라스틱 포장이 존재하지 않는 런던 내 첫 번째 Zero-waste 가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Bulk Market은 채소, 과일, 빵, 견과류, 파스타, 오일, 시리얼, 유제품, 위생용품, 동물사료, 화장품, 청소제품 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가게는 상품 판매뿐만 아닌 마을 공동체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퇴비 만들기 제도(Community composting scheme)’,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을 수거하는 ‘테라사이클 재활용(Terracycle recycling scheme)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Waitrose: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는 최근 식료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직접 용기를 가져오거나 보증금 5파운드를 예치하고 용기를 사용한 후 반납할 경우 반환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를 패키지-프리(Packaging-free)라고 부른다.

이는 옥스퍼드에 위치한 한 매장에서만 시행되고 있는데, 과일, 채소, 꽃, 식물, 곡물, 파스타, 시리얼 등 여러 가지 제품을 구매할 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

한편, 그린피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슈퍼마켓 체인인 모리슨, 세인즈버리, 웨이트로즈, 테스코 내에 위치한 정육점에서 고기나 생선을 구매할 때 개인 용기를 사용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 스코틀랜드에서는 빈병에 대해 보증금을 반환하는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용기, 캔, 유리병을 반환하면 20p(약 300원)를 돌려주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

2021년 3월 이전 시행 예정인 이 제도는 50ml 이상 3L 이하의 모든 음료수 병과 보관용기(Containers)를 포함하며, 스코틀랜드 지역 전체에서 적용된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고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이전, 12개월간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음료수를 구매할 때 20p 덧붙여진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용기를 소매점에 돌려줄 때 보증금을 반환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House of Commons Environmental Audit Committee report 2017에 따르면 영국은 현재 연간 130억 개의 플라스틱 병이 판매되고 있지만 그중 57%인 75억 개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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