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aS, 자동차 시장 판도 뒤흔드나?
MaaS, 자동차 시장 판도 뒤흔드나?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9.06.1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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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교통 수단 통합하는 신개념 서비스로 각광

자동차 시장의 판이 변하고 있다. 아니 뒤틀리고 있다. 예전의 이론이나 고정관념을 적용시키면 설명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도 굳이 그 이유를 달자면 자율주행 자동차 같은 첨단의 자동차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MaaS(Mobility as a Service) 같은 신개념의 자동차 공유 플랫폼이 등장하게 된 게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으로 자동차 시장의 판이 변한다는 것을 찾고자 한다면 한두 가지로 압축된다. 자동차 제조업체들 모두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과, 차량공유 서비스에 뛰어들기 위해 관련 업체들과 제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큰 경쟁력으로 여기던 생산공장 건설을 철회하고 자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거나 돈이 되는 시장으로 통합 이전하는 것도 하나의 현상으로 꼽을 수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영국 진출 끝나나?
지난 2월 19일, 혼다가 영국 남부에 있는 자사 스윈던 공장의 사륜차 생산을 2021년 중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주력 모델 ‘시빅’의 차기 모델이 나오는 시점에 맞춰 생산을 미국이나 일본에서 진행하기 위해서이다.

업계에 의하면 혼다가 영국 공장을 철수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던 것으로 판단된다. 완성차 기업들은 풀 모델 체인지(전면 개량) 계획을 3~4년 전부터 결정하여 주요 부품사에 전달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과 같이 생산 이전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훨씬 이전에 결정됐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자료에서도 혼다가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료에 의하면 스윈던 공장을 통한 혼다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2018년 약 16만 대로, 이는 최대 생산능력의 60%를 넘기지 못하는 수치다. 그리고 혼다의 EU(영국 포함)에서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생산량의 35%이고, 시장점유율은 단 0.8%에 불과했다. 이는 55%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에서의 판매와는 너무 차이가 난다.

혼다 외 도요타·닛산 등도 영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거나 생산시설의 철수를 발표하고 있다.

닛산 자동차는 지난 3월 3일 다목적 스포츠자동차(SUV) ‘엑스트레일’의 차기 모델은 영국이 아닌 일본 규슈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또한 3월 12일에는 영국 선더랜드 공장에서 생산하던 고급차 ‘인피니티QX30’의 생산을 2019년 중반부터 중단할 것으로 발표했고, 2020년 중반부터는 서유럽 시장에서의 판매도 종료한다고 했다. 2018년 유럽 시장에서의 인피니티 판매량은 5800대로, 전 세계 판매량의 2%에 그쳤다.

토요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토요타는 지난 3월 6일, 영국에서 진행하던 자동차 생산을 2023년 이후 중단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토요타는 영국 중부 버나스톤에 완성차 공장과 엔진 공장을 갖추고 총 3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토요타의 버나스톤 공장은 1992년 생산을 개시했고 작년에는 12만9000대를 생산하며 영국 전체 자동차 생산대수의 약 10%를 차지했다. 토요타의 영국 공장은 생산된 부품의 약 50%와, 완성차의 약 90%를 영국 이외의 EU 가맹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는 무관세이지만 브렉시트 이후 WTO(세계무역기관)가 정한대로 10% 관세가 붙는다면 토요타의 수익성은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게 철수를 고민하는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들 외 미국 기업들도 해외공장 철수에 동참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17년 유럽시장에서 철수하고 지난해에는 한국 군산공장과 북미 공장 4곳의 폐쇄결정을 내리는 등 수년째 생산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MaaS(Mobility as a Service) 사업자의 등장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지를 변경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자동차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비롯하여 MaaS(Mobility as a Service) 사업자의 등장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면 글로벌 각지에서 새로운 자동차 모델을 개발하고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을 두는 방식은 첨단으로 달리는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과 맞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첨단의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하려면 부품 공급처가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데 해외 이곳저곳에 공장을 두고는 이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더불어 MaaS(Mobility as a Service) 사업자인 미국 우버 테크놀로지즈(Uber Technologies)의 등장도 이런 결정에 한 몫하고 있다. MaaS 사업자의 등장은 판매량으로 경쟁하던 자동차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MaaS는 ‘서비스로의 이동’이라는 뜻으로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의 통합된 서비스로 제공하는 개념을 일컫는다. 카셰어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개인 교통수단은 기본이고 열차·택시·버스·차량공유·자전거공유 같은 모든 교통수단이 하나의 앱을 통해 경로를 제공하고 예약과 결제까지 가능한 첨산 시스템을 의미한다.

현대자동차도 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Last Mile Mobility)라는 이름으로,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등 개인 전동형 이동수단을 통해 목적지까지 남은 마지막 1마일을 이동할 수 있는 최후의 이동수단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해외 기업들도 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포드는 MaaS 관련 스타트업 체리엇을 인수해 MaaS를 운영 중이고, 다임러는 2008년부터 북미 및 유럽 주요 도시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작해 약 1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GM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를 인수하여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자율주행 택시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메르세데스 벤츠 또한 보쉬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 택시와 셔틀을 운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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