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지 않지만 ‘강하다’, 전력반도체
요란하지 않지만 ‘강하다’, 전력반도체
  • 최광열 기자
  • 승인 2019.06.0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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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가정용, 산업용, 자동차 등 4개 분야 수요확대

메모리 반도체 및 비메모리 반도체 등을 포함한 전세계 반도체 총 매출의 5%에 불과하지만, 소리없이 강한 반도체 종류가 있으니 바로 전력반도체 분야이다. 최근 전력반도체 수요를 이끌고 있는 분야는 정보통신, 가정용, 산업용, 자동차 등 4개 분야다.

이들 중 자동차산업은 HV나 EV가 확산되고,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차량용 48V 전원시스템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전력반도체의 수요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전력반도체란 전력을 공급, 제어, 변환하는 반도체다. 가전기기나 자동차의 인버터, 정보설비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전류와 전압으로 적합하게 변환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명확한 구분은 없지만 정격전압이 1A 이상인 것을 전력반도체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전력반도체는 전자 부품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공급하고 제어하므로 IT 전자기기와 가전제품의 고효율화를 좌우하게 된다.

대표적인 전력반도체로는 ▲다이오드(패스트 리커버리 다이오드, 쇼트키 배리어 다이오드, 제너 다이오드 등), ▲트랜지스터(양극성 트랜지스터, MOSFET IGBT 등), ▲사이리스터(SCR: Silicon Controlled Rectifier, TVS: Transient Voltage Suppressor 등), 실리콘 서지 보호기 등), ▲전력계 IC(집적 회로), 전력 모듈 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견인해 온 메모리 반도체는 현재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력반도체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전력반도체의 글로벌 시장 규모(출하금액 기준)는 전년대비 12.2% 증가한 177억4500만 달러였고, 2018년 세계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9.2% 증가한 193억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전력반도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는 2016년 후반부터 정보통신, 가정용, 산업용, 자동차 등 4개 분야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IoT가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했고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에너지 분야에서도 니즈가 늘어난 것도 수요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전력반도체 업체별 동향
전력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 한다. 제조에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진입장벽으로 인해 중국 등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 하락은 쉽지 않은 건 이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전자기기의 부품으로 사용되므로, 경기 변동에 따른 극심한 영향도 적다.

자동차에서도 전기자동차가 점차 확산됨에 따라 전력기기를 소형화하고 모터 효율을 제고하는 등 저전력화가 가능한 전력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반도체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 대기업들은 대형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후지전기는 2020년까지 직경 200㎜의 실리콘 웨이퍼 회로 형성 같은 반도체 전공정의 생산 능력을 2018년도의 2배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츠비시전기도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증강할 예정이다. 미츠비시전기는 세계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이저 전력반도체 업체이다.

자료: 야노경제연구소

전 세계 전력반도체 업계 점유율(매출액, 2017년 기준) 순위를 보면 독일의 Infineon Technologies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8 회계연도 전체 판매액은 약 76억 유로로 전년대비 약 8% 가량 성장했다.

2위는 미국의 ON Semiconductor다. 이 회사는 모토로라의 반도체 부문에서 분리돼 탄생했으며 차량 적재용 반도체에 강점을 갖고 있다.

3위는 일본 국내 점유율 1위인 미츠비시전기다. 이 회사의 전력반도체 사업은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도쿄 대학과 전자파에 강하고 신뢰성이 높은 SiC제 전력반도체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소형화,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므로 강한 전자파에 견딜 수 있는 부품이 필요한 자동차산업 쪽 시장에 유리하다. 글로벌 4위는 도시바가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시바, 후지전기, 롬, 히타치, 산켄전기, 신덴겐공업 등 일본 기업의 전력반도체가 선전하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 IC 인사이트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반도체 판매 점유율은 1990년 49%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7년은 7%로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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