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도 M&A 태풍 몰아치나?
자동차 업계에도 M&A 태풍 몰아치나?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9.05.29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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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도 인수합병 바람이 몰아칠까? 그럴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다분하다. 기술적으로 시장적으로 격동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금 업계는 혼자서는, 몸집이 작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그래서 인수합병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자동차 업계가 지금 맞이한 상황은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 등 새로운 자동차 기술이 열리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기술이 화두로 떠올랐다는 것은 자금력과 기술개발력 및 시장장악력이 동반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이 된다.

다음으로 자동차 시장은 지금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수요를 끌어주지 못하면 정체기는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체기라는 것은 자동차를 제조하는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 인수합병 대세론이 서서히 부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비단 지금의 자동차 업계에만 닥치는 문제는 아니다. 과거 휴대폰 업계에서도 똑같은 구도가 벌어졌다. 1990년대 및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휴대폰 업계의 메이저는 모토로라, 노키아, 에릭슨, 소니 등이었다. 이들에 이어 삼성전자가 있었다.

그러나 5G를 앞두고 있는 지금, 휴대폰 업계는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이 빅3를 형성하고 있다. 빅4를 형성했던 이들은 어디갔을까?

아날로그의 절대강자였던 모토로라, 2세대 휴대폰 시장을 완전히 독점했던 노키아, 변화의 시기에 합병을 통해 살아남고자 했던 소니-에릭슨 등은 그 이름조차 들어보기 힘들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이런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이탈리아/미국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이하FCA)가 프랑스 완성차인 르노에 합병을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합병 제안에 대해 FCA는 커넥티비티·전동화·자율주행 등에 걸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FCA는 합병 시너지로 약 50억 유로(한화 6.6조원)를 추정했다. 시너지효과의 90%는 구매비 절감(40%), R&D 효율화(30%), 그리고 제조/공구 효율화(20%)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병제안은 업계에서 2군으로 분류되던 두 업체가 미래자동차로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부분의 평가이다.

FCA와 르노가 각각 단독으로는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로는 북미·독일·일본 등 선두업체들에 비해 규모가 작고, 기술 개발에 대한 부담도 크며, 외부자금 및 기술에 대한 접근성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변 인수합병이 성공을 거둔다면 이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포드·혼다·푸조 등도 상호 인수합병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성공할 경우 세계 3위 합병회사
2018년 기준 FCA와 르노의 판매대수는 각각 465만대와 388만대이다. 이들이 합병에 성공할 경우 단일회사 기준으로는 853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게 된다. 단숨에 세계 3위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가정이지만, FCA가 합병을 제안한 르노에는 르노-닛산-미쓰비시로 묶여 있는 연합체도 있으니, 닛산·미쓰비시의 568만대와 122만대까지 포함할 경우 이 합병회사의 연간 자동차 판매 규모는 1543만대로 세계 1위의 연합체가 탄생하게 된다(기존 1위는 토요타 1063만대). 현재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체 중 닛산·미쓰비시의 참여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FCA는 피아트·마세라티·알파로메오 등 이탈리아 브랜드와, 크라이슬러·지프·램·닷지 등 미국 브랜드가 속해 있고, 르노그룹에는 르노·다치아·아브토바즈(라다)·르노삼성 등이 속해 있다(참고로 연합체 구성원인 닛산-미쓰비시에는 닛산·닷선·인피니티·미쓰비시 등의 브랜드가 있다).

그리고 합병이 성공할 경우, 합병회사는 중저가~럭셔리세단 및 RV 등 전브랜드를 소유하게 된다. 지역적으로도 FCA가 강점을 가진 미국·남미·유럽뿐만 아니라 르노가 강점을 가진 유럽·러시아 등을 커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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