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을 들여다보면 미래 기술이 보인다
퀄컴을 들여다보면 미래 기술이 보인다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9.05.27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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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과 ARM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래 기술이 보인다. 이 말이 맞을 듯하다. 현재는 모바일과, 그와 관련된 기술이 대세이고, 퀄컴과 ARM이 이 부문을 리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보면 PC와, PC 관련 기술을 알 수 있다고 전해지던, 그때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보면 된다.

1990년대 중반, 2세대 이동통신 기술 중 하나인 CDMA 기술을 들고 퀄컴이 세상에 등장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뭐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동통신 기술 중에서 CDMA도 그리 대세가 아니었고, 그 기술을 들고 나온 퀄컴 역시 당시로서는 ‘듣보잡’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듣보잡이란 퀄컴이 과거 이력도 거의 없었고, 당시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시설을 갖고 있었는데 퀄컴은 팹리스 업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등장하고 당시 반도체 업계를 선도하던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같은 메이저 업체들이 팹을 더 이상 확장하지 않거나 팹을 줄이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퀄컴의 위상은 아주 달라졌다.


높아진 팹리스 업체들의 위상
당시 셀룰러 이동통신 기술을 갖고 있던 TI·인텔·노키아·NTT도코모 등이 3세대인 W-CDMA 기술에서는 더 이상 셀룰러용 모뎀칩 시장에서 멀어졌고, 그동안 모뎀칩만 개발하던 퀄컴은 모뎀칩에 이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까지 진출하는 ‘세’ 확장을 시도하며 이 분야에서 절대강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반도체 업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인식되던 ‘팹’에 대한 개념이 약해진 이유도 있다. 2000년도 이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업체라면 설계와 생산을 모두 겸비해야 한다는 게 지배적인 인식이었다. 팹리스 업체들의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것과, 반도체 생산시설로는 극강인 대만의 ‘TSMC'가 팹 전문 업체라는 이유로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한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총 매출 중에서 팹리스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 된다. 그만큼 이들의 역할이 높아졌다. 퀄컴, 엔비디아, 미디어텍, 애플, AMD 같은 걸출한 업체들이 팹리스 업체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이들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인수합병으로 영역 확장한 퀄컴
퀄컴은 현재 팹리스 업체들 중에서도 극강이다. 매출 대비 시장점유율이 16%로 1위다. 2위인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8%인 점을 감안하면 퀄컴의 압도적인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이동통신 모뎀 기술 업체로만 알려져 있던 퀄컴은 이제 셀룰러 모뎀 업체로만 영역이 국한되지 않는다. 모바일 컴퓨팅, 오토모티브, 모바일 프로세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셀룰러 모뎀, 블루투스, Wi-Fi, RF 부품 등 그 영역이 엄청나게 확장되었다.

퀄컴이 이처럼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인수합병의 영향이 크다. 예를 들면 Snap Track을 통해 GPS 기술을 확보했고, Scyfer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CSR을 통해 블루투스 기술을, Euclid Vision Technologies를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이미지 인식 기술을, HalolPT를 통해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을, GestureTek를 통해 동작인식 기술을, Atheros를 통해 와이파이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퀄컴의 진화를 보면 미래 모바일 기술 영역이 보인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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