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강한 차체를 위한 행보, ‘초고장력강’
가볍고 강한 차체를 위한 행보, ‘초고장력강’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9.05.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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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환경 자동차를 외치며 전기자동차나 수소자동차 등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압박이 들어오는 배기가스 배출 기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너도나도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게 한 순간에 기대만큼 완성도를 갖지는 못한다. 시간이 걸려야 한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 전기자동차를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넘어야 하는 산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체들은 보다 가볍고 강한 차체를 만들기 위한 소재 개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수한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플라스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소재와 결합하여 강화된 복합 플라스틱을 말한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복합 플라스틱은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 흔히 FRP라 부름)이다. 가느다란 유리섬유에 열경화성 수지를 뿌려서 만드는 플라스틱으로, 일반 플라스틱보다 더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다.

폭스바겐이 공개한 차체. 붉은색 부분이 고장력강을 사용한 곳이고, 보라색 부분이 초고장력강을 사용한 부분이라고 한다.

강화 플라스틱은 무겁고 다루기 힘든 철을 대신할 가장 떠오르는 차체용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서 폭스바겐 등 몇몇 자동차 회사들이 강화 플라스틱을 자동차의 차체 일부 도입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화 플라스틱은 개발하는 비용이 비싸다. 자동차의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직은 대중화되지 못하고 포르쉐 등이 경주용 자동차에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유이다.

쌍용자동차의 작업공정

강화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게 경제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에, 무겁다는 이유로 플라스틱에게 밀려났던 철을 개선하는 일에도 업체들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인장강도가 높은 고장력강이나 초고장력강 등을 개발하는 게 그것이다.

인장강도란 물체가 양끝에서 당기는 힘(인장력)을 받았을 때의 강도를 말한다. 반대의 힘, 그러니까 누르는 힘을 받을 때는 압축강도라고 한다. 인장강도는 나라마다 기준이 약간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400~1000MPa 정도면 고장력강, 1000MPa 이상이면 초고장력강이라고 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현재 한 대의 자동차에 고장력강과 초고장력강을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서 업계가 보다 관심을 두는 것은 초고장력강이다.

국내 철강사인 포스코는 최근 고강도 및 경량의 특성을 가지는 자동차용 강재(기가스틸)를 개발했는데, 소재 개발단계에서부터 쉐보레·쌍용자동차 등과 협력했다. 기가 스틸이라는 것은 1평방미터당 수백톤 이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철을 의미한다.

초고장력강이 부상하면서 이를 위한 핫스탬핑(Hot Stamping) 공법도 관심을 받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관련 특허출원이 2010년 이전에는 연간 20건 이하에 불과했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여 매년 50건 이상 출원되고 있다.

엠에스오토텍이 개발한 초고장력강의 예시들

이렇게 특허출원이 늘고 있는 핫스탬핑 기술이란 금속 소재를 고온(900~950℃)에서 가열하여 프레스 성형을 한 후 금형에서 급랭시켜 가볍고 강한 부품을 제조하는 공법을 말한다.

핫스탬핑 기술을 이용하면 강판의 기존 두께를 유지하면서 강도는 2~3배 높이고, 무게는 15~25% 줄일 수 있다. 핫스탬핑 공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내 주요 업체로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 등을 비롯하여 엠에스오토텍과 성우하이텍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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