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SUV 시장 대응력 부재 해소?
현대차그룹, SUV 시장 대응력 부재 해소?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9.04.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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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대비 판매비율 점차 강세, 그러나 아직은 속단 금물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SUV 시장에 대한 대응력 부족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2018년도 기준으로 세단 대비 현대차그룹의 SUV 판매는 미국시장에서 45%, 중국시장에서 36%, 한국시장에서 28%를 기록하는 등 과거에 비해 점유율이 많이 향상됐다. 몇몇 자료에 의하면 이 비율은 올해 더욱 높아진다. 미국시장에서 50%, 중국시장에서 42%, 한국시장에서 34%까지 세단 대비 SUV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베라크루즈라는 대형 SUV(미국식 Mid-Size SUV)의 후속 모델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게 된다. 대신 세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았다. 2014~2017년에 전개된 글로벌 SUV 시장의 호황 국면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 단적인 예다.

이때부터 현대차그룹을 따라다니는 코멘트는 “SUV 시장에서의 대응력 부재였다. 특히 SUV 시장의 호황기에는 이 부정적인 멘트가 더욱 부각됐고, 성장에서도 당연히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2018년까지 현대차그룹이 미국시장에서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2019년부터 현대차그룹은 대형 SUV의 출시를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예를 들면 지난 3월 현대자동차는 팰리세이드 증산을 둘러싼 노사간 합의를 이루었는데, 이로써 연간 10만대 이상 공급되는 성공적인 신차가 탄상하게 됐다. 기아차 또한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미국 전용 Mid-Size SUV인 텔룰라이드를 크게 성공시킨 바 있다.

중장기 트렌드를 보면,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RV와 픽업트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자동차의 근본적 역할은 결국 운송이며, 소비의 패턴 역시 궁극적으로는 대형화, 고성능, 전장화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조건에서 자동차 시장이 RV(SUVMPV)로 이동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RV에 대한 요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알파벳(Alphabet)의 자회사인 웨이모(Waymo)는 이미 FCAMPVPacifica, 재규어랜드로버 그룹의 전기차 SUVI-Pace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GM 역시 올해 상장계획이 되어있는 자회사 Cruise에서 Bolt 기반의 SUV를 활용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Mid-Size SUV 시장은 총 9~10개의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Mid-Size SUV 시장은 2018년을 기준으로 약 113만대 정도 형성됐지만 이는 미국 전체 시장 규모 대비 약 1%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의 고사양, 고성능 RV 선호현상이 지속될 경우 RV의 성장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시장에서는 Ford ExplorerToyotaHighlander가 오랫동안 약 50%M/S를 유지해 왔다. 절대적인 강자였던 셈이다. 그러나 2018년부터는 그 비중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신규 진입자들의 M/S가 확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대형 자동차 업체들은 대부분 미국의 Mid-Size SUV 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VW과 스바루 등은 2017년에 처음 이 시장에 진출했고, 이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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