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무더위, 추운 겨울에 가져온다
한 여름의 무더위, 추운 겨울에 가져온다
  • 이홍철 기자
  • 승인 2019.02.1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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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뜨거운 태양열을 겨울 난방에 활용할 수 있을까? 반대로 한겨울의 추위를 여름에 쓸 수 있게 되면 어떨까? 이러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는 연구가 바로 열배터리termal battery이다.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는 열배터리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도시에너지연구단 신유환 박사팀이 열 배터리의 핵심 요소 기술인 열량제어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변 온도에 반응하여 형상이 변하는 형상기억합금의 특성과 플라즈마 제어 기술을 열배터리 시스템에 접목하여 효율적인 자동열량제어장치를 개발한 것이다.

저온 상변화 물질을 이용한 열배터리 기술
상변화 물질을 이용한 열배터리 기술

열배터리 기술의 핵심 소재는 저온 상변화 물질low temperature phase change material이다. 고체에서 액체로 상변화 시 주변의 열을 흡수하고, 반대로 액체에서 고체가 될 때에는 그 열을 주변으로 방출하는 물질로, 액체에서 스위치를 건드리면 고체로 변하면서 열을 발산하는 휴대용 손난로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휴대용 손난로처럼 열배터리는 저온상변화 물질을 이용해 한낮의 태양열을 잠열축열조 탱크에 저장한 후, 사용하고 싶을 때 스위치를 켜 발열시킴으로써 물을 데워 사용할 수 있다. 

KIST 신유환 박사팀은 항공·우주선에 쓰이던 형상기억 합금과 플라즈마 제어 기술을 열배터리 시스템에 접목하여 특수 파이프를 열배터리 탱크(잠열축열조)에 적용했다. 주변 온도에 따라 관의 지름이 유동적으로 바뀌면서 열전달 부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열배터리가 방출하는 열의 온도를 날씨와 상관없이 온수 공급온도인 45℃로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 이를 통해 불안정한 공급온수의 온도와 부족했던 온수공급 시간 등의 열배터리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 

또 KIST 연구진은 플라즈마 제어 기술 중 하나인 코로나 방전 기술을 열교환기에 접목시킨 공랭식 열교환기를 개발했다. 코로나 방전에 의해 발생하는 유동을 적절히 제어함으로써 공급 용수의 온도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팬을 이용하던 기존 공랭 시스템보다 1/100의 전력만을 소비하며, 손톱만한 크기로의 소형화도 가능하다. 

KIST 연구진은 이번 응용 기술을 통해 열배터리 탱크 관내 열 손실은 최대 56% 감소하며, 탱크 내 저장 열량이 기존 온수 저장 탱크 대비 2.2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또 온수 발생 시 운전시간이 70분 이상 증가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KIST 신동호 박사는 “이번 기술이 적용된 열 배터리 장치가 수 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며, KIST 신유환 박사는 ““향후 상용화 실증단계를 거쳐 건물 에너지 자립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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