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로봇을 산다고? 그냥 빌려 써! … RaaS
값비싼 로봇을 산다고? 그냥 빌려 써! … RaaS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9.02.0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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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투자부담 최소화 … 클라우드 결합으로 더 똑똑하게
레디로보틱스가 RaaS로 제공하는 TaskMate
레디로보틱스가 RaaS로 제공하는 TaskMate

기술의 발전으로 거리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비즈니스의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이는 기업에게는 더 향상된 민첩성과 유연성을 요구한다. 초기 투자 비용의 부담을 제거하면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이다. 전통적으로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요구됐던 자동화 분야에서도 서비스 모델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서비스로 제공(as a Service)되는 제품 구매는 낯선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이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IT 인프라를 빌려주는 것(IaaS : Infrastructure as a Service)은 물론이고, 소프트웨어(SaaS : Software as a Service)와 플랫폼(PaaS : Platform as a Service)도 서비스 개념으로 제공되고 있다. 

초기 투자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공급자에게는 지속적이며 예측가능한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한다는 이점이 있다. 나아가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외부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탄력성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서비스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이 인기를 얻는 요인이다.

서비스형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산업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멘스와 GE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IoT 기술 등 최신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팩토리를 제안하면서 제조업의 서비스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IoT 기술을 기반으로 기계와 기계, 기계와 사람, 기계와 비즈니스 운영을 연결시키고, 예측 유지보수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여 차별화된 이점을 전달할 수 있는 이점을 내세우면서 서비스 분야에서의 매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도 서비스화가 화두로 떠오른다.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은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제조 기업 모두에게 자동화가 미래 생존의 필수 요소로 만들고 있으며, 이에 더 많은 기업들이 미래 트렌드에 부응하는 유연한 자동화 솔루션을 찾고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은 RaaSRobot as a Service다. 자동화를 위한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유연성까지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저렴하면서 기존 제조 공정에 쉽게 녹아들 수 있는 협동 로봇이 자동화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RaaS 또한 로봇의 대중화를 확대시키는 핵심키로 지목된다.

아마존·구글, 플랫폼 제공 개시 
2019년 RaaS는 본격적인 날개짓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0에서 오픈소스 로봇 미들웨어인 ROSRobot Operating System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으며, 전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구글과 아마존도 개발자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발표하는 등 RaaS 확산을 위한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이들 발표가 중요한 까닭은 클라우드와 결합될 때 RaaS의 이점이 더욱 부각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에 사전 로드된 서비스 저장소를 만들게 되면, 로봇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다수의 로봇에 이를 배포하기가 용이하게 된다. 또 다른 로봇과의 데이터 공유 등도 간편해져 더 향상된 데이터 분석으로 개선 사항을 도출할 수 있다. 이렇듯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RaaS는 단순한 로봇 하드웨어의 임대 서비스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로봇 운영을 돕는 스마트 서비스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된다.

AWS 로보메이커
AWS 로보메이커

따라서 아마존과 구글의 로봇 개발자용 클라우드 플랫폼의 시작은 RaaS의 확산을 지원하는 견인차로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우 10에서의 ROS 지원과 함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 로봇 개발자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 분명하다. 

2019년 런칭되는 구글 클라우드 로보틱스 플랫폼Google Cloud Robotics Platform은 클라우드 빅테이블에서 클라우드 AutoML에 이르는 구글의 모든 데이터 관리 및 aI 기능에 로봇 개발자가 접근·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또 2D 및 3D에서 실시간 로컬라이제이션 및 매핑 기능을 제공하는 구글 카토그래퍼도 제공될 예정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로보메이커AWS RoboMaker는 지능형 로보틱스 애플리케이션을 대규모로 쉽게 개발·테스트·배포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ROS를 AWS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하여 확장할 수 있게 한다. 즉 AWS 머신러닝 서비스, 모니터링 및 분석 서비스 등과 연결하여 로봇 시스템을 더욱 지능화할 수 있게 한다. 로보메이커에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로보틱스 개발 환경, 애플리케이션 테스트를 가속화하는 로보틱스 시뮬레이션 서비스, 원격 애플리케이션 배포, 업데이트 및 관리를 위한 로보틱스 플릿 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2018년 11월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 오픈된 AWS 로보메이커는 2019년 전세계 지역으로 확장될 예정으로, 선행 비용 없이 사용하는 AWS 리소스에 대해서만 요금이 매겨져 합리적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RaaS 제공 기업 속속 증가
IDC에 따르면, 2019년에는 상용 서비스 로봇 애플리케이션의 30%가 RaaS로 제공될 전망이다. 또  2020년에는 60%의 로봇이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를 배포받아 활동하며, 관련 클라우드 마켓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RaaS를 목표로 하는 기업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기업들은 견고한 기존 시장 구도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RaaS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레디로보틱스READY Robotics가 대표적이다. RaaS를 전면에 내세운 레디로보틱스는 즉시 사용가능한 자동화 로봇을 간편한 임대 옵션으로 제공하면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레디로보틱스의 TaskMate는 단 몇 분만에 프로그래밍되어 생산현장에 배치될 수 있는 자동화 솔루션으로, 유니버설로봇의 로봇 암을 바퀴달린 스탠드에 결합시켜 현장의 어떤 위치로든 자유롭게 배치될 수 있게 했다. 레디로보틱스는 로봇 그리퍼를 활용할 수 있는 TEACHMATE 인터페이스와 더불어 SCHUNK, Robotiq, Piab 등의 엔드이펙터를 지원하여 픽&플레이스, 부품 검사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RaaS 기업으로 레디로보틱스가 지닌 강점은 독자적인 운영체제인  FORGE/OS이다. 이 운영체제는 코딩 없이 로봇암과 툴링, 기타 주변장치를 제어할 수 있게 하여 현장에 빠르게 통합되어 귀중한 시간 낭비 없이 즉각적인 생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FORGE 컨트롤러는 ABB, FANUC, Yaskawa 등의 로봇을 FORGE/OS를 사용하여 간편하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호환성도 제공한다. 

2015년 설립된 InVia Robotics는 물류 센터의 자동화를 위한 RaaS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클라우드 기반 관리 시스템과 자동 저장/검색 솔루션(AS/RS : Automated Storage and Retrieval Solution)이 탑재된 InVia Picker 로봇을 바탕으로 간단하게 물류 관리의 자동화를 제공하는 것이 이 회사의 핵심. InVia Robotics에 따르면, 처리량을 최대 500% 증가시키면서 서브 스크립션 기반의 합리적인 라이선스로 비용은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계절 등의 요인으로 물동량이 크게 변화하거나 지속적인 증가를 경험하고 있는 유통 센터에 최적의 선택을 제공한다. 

혼다의 RaaS 플랫폼
혼다의 RaaS 플랫폼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다. 로봇 통합 기업인 RobotWorx도 기존 제공하던 로봇 임대 비즈니스를 진행했던 로봇 임대 서비스를 최근 크게 확대했다. 로봇 셀 전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점이 이 회사의 특징으로 용접이나 자재 취급 등에 사전 로드된  로봇 워크셀을 통해 즉각적으로 필요한 생산 공정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1주 단위로도 임대할 수 있어 비용효율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이외에도 AMR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내면서 주목받은 MiRMobile Industrial Robots도 RaaS 서비스 개시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기업들이 서비스 비즈니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혼다의 경우에도 2019 CES에서 인간의 행동을 유추하는 행동 예측 로보틱스 시스템인 P.A.T.H.봇Predicting Action of the Human Bot을 발표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RaaS로의 확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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