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서도 아마조니피케이션
로봇에서도 아마조니피케이션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8.06.18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마존, 가정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 가동설

아마존Amazon.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하여 클라우드 컴퓨팅의 개척자로, 다시 음성인식 인공지능으로 발을 넓혀온 아마존이 로봇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이 베스타Vesta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스타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불과 부엌의 여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올림푸스 12주신 중 하나인 헤스티아Hestia 여신에 해당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마존 에코Amazon Echo 등을 설계한 아마존 랩126Amazon Lab126에서 로봇 엔지니어, 로보틱스, 센서 엔지니어 전문가의 채용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근거 중 하나로 꼽았다. 블룸버그가 예상한 아마존의 로봇 출시 시점은 2019년이며, 가정용 로봇으로 추측된다.

아마존은 이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지만,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온라인 서점에 불과했던 아마존은 비쇼핑 시즌 유휴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개념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의 영역을 개척하여 엔터프라이즈 IT의 개념을 뒤바꿨으며, 드론 기반의 무인 배송, 계산대 없는 무인점포인 아마존고Amazon Go라는 실험에도 나서는 등 끊임없는 도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확보된 로봇 기술
로봇은 아마존에게 낯설지 않다. 아마존은 2014년 물류 로봇 전문기업인 키바시스템즈Kiva Systems를 인수하여 자회사인 아마존 로보틱스Amazon Robotics를 설립했다. 키바 물류 로봇은 아마존 물류 센터에 대규모로 도입되어 효율을 50% 이상 높이고, 20% 이상의 비용절감을 이뤄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아마존은 로봇 설계 및 운용 기술을 축적했다.

아마존고는 아마존의 비전 및 센서 기술의 증명이다. 계산대가 없이도 고객의 쇼핑 품목에 대해 자동 결제가 이뤄지는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고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교한 비전 인식과 센서 기술이 요구된다. 비전과 센서는 인간의 활동을 돕는 지능형 로봇의 필수 기술이다. 

가장 결정적인 건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다. 알렉사는 인간의 음성을 인식하여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음성인식 인공지능이다. 알렉사를 적용하면 음성으로 명령하여 가사 활동을 돕는 가정용 로봇이 구현 가능하다.

써드파티 개발사들이 알렉사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알렉사 스킬은 로봇 등 여러 분야로 알렉사를 확장시키는 키가 된다. 알렉사 스킬은 2017년 말 기준으로 2만5000개를 돌파한 상황으로, 스킬 수는 계속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알렉사 생태계는 아마존이 로봇 시장에 진출할 경우, 활용성 넓혀 로봇의 유용도를 높이는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으며, 로봇 분야에서도 이는 물론이다. 

일례로, 알렉사 스킬 마켓플레이스에는 베스타라는 이름의 스킬이 이미 등록되어 있다. 대만의 클라이막스테크놀로지Climax Technology라는 기업이 개발한 이 앱은 음성으로 스마트 홈 장치를 제어하는 것으로, 집안의 전등을 켜고 끄거나 보안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끊임없는 도전
아마존은 새로운 혁신적 방법으로 기존의 질서를 해체하고, 시장 경쟁의 룰을 새로운 방식으로 일궈내는 소위 창조적 파괴자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기존 서버-클라이언트로 이뤄진 IT 시스템 구조를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엮어낸 변화가 이를 방증한다. 

아직은 확인되지 않은 풍문에 불과하지만,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개발 루머가 흥미를 불어오는 건 이 때문이며, 아마존의 행보나 축적한 기술 역량을 감안할 때 설득력도 적지 않다. 2019년 로봇 분야에서도 아마조니피케이션Amazonification의 바람이 불어올까?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