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그룹, 차세대자동차 시장을 정조준한다
도요타그룹, 차세대자동차 시장을 정조준한다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8.06.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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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대비 R&D 비용 40% 증액 … 전고체전지 집중투자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점차 막을 내리고 있다. 이와 반대로  자율주행 등 스마트기능을 탑재하고 친환경 연료로 달리는 차세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도요타그룹은 그룹차원에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발표된 도요타그룹의 주요 8개사 중 도요타통상과 도요타합성을 제외한 6개사가 예정하고 있는 이번 회계연도의 연구개발비는 8940억 엔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5년 전보다 40%가 늘어난 것인데, 차세대자동차에서 선두로 나서기 위한 도요타그룹의 의지를 보여준다.
그룹 전체적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일제히 증가시켰다는 것은 자회사간 협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의중도 포함되어 있다. 그 이유는 단일 회사의 힘으로 선진 운전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게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요타 그룹의 자회사들 중에서 전년대비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덴소로, 무려 11%로 증가한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 반도체, 화상 인식기술 등을 개발하고자 올해 사상 최고치인 4950억 엔을 투자한다. 전년도에 ICT 기업 등 20개사와 제휴를 맺어 공동연구를 추진한 덴소는 올해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온더로드에 1억6000만 엔을 출자하기도 했다.

커넥티드 카는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자동차로, 실시간으로 인터넷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 때문에 도로 상황을 반영한 최적의 경로를 스스로 탐색하고 차량의 자가진단은 물론 원격으로 자동차를 조종할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데, 후지경제연구소는 2035년까지 전 세계 커넥티드 승용차 시장이 9990만 대(신차 판매 기준)로 확장, 전체 자동차시장의 93.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 설비에도 투자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생산설비에도 도요타 그룹의 투자는 증가한다. 이에 대한 도요타그룹의 주요 6개사가 올해 잡은 예산은 총 1조600억 엔이다. 특히 전년대비 설비투자를 50% 증액(3900억 엔)할 예정인 아이신정밀의 경우, 최근 수요가 많은 자동변속기의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35% 확대하고자 한다. 아이신정밀은 일본 및 중국에 있는 생산공장을 확장하고자 2000억 엔을 투자하고 7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신의 한 수: 전고체전지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파나소닉은 지난 2017년 말 전고체전지의 지적 재산권을 갖고 있는 도요타자동차와 배터리 부문에서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한계가 오고 있어 전고체전지로의 전환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전고체전지는 전기자동차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는데, 예를 들면 차세대자동차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EV는 주행거리 및 충전 속도 등에서 여전히 가솔린 자동차에 뒤처져 있다.

그러나 전고체전지가 현실화될 경우 EV 설계의 자유도가 높아지는데다 짧은 시간만 충전하더라도 가솔린 자동차와 경쟁할 만큼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의 산업구조 전체가 변화될 확률이 높다. 전고체전지는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배 이상 빠른 충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충격 및 열이 가해져도 폭발 위험성도 없다. 전고체전지의 연구는 소재 개발부터 도요타가 앞서 있지만, 보쉬·무라타제작소·히타치조선 등 후발주자들도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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