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Go를 통해 알아보는 가상현실의 현주소
포켓몬 Go를 통해 알아보는 가상현실의 현주소
  • MSD
  • 승인 2016.08.0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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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Go가 세계 각국을 강타하고 있다. ‘피카츄’로 대표되는 가상 세계의 몬스터들을 포획하고 성장시켜 결투하는 이 게임의 묘미는 기존의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로 몬스터들을 불러들였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게임 가능 지역인 속초로 전국 게이머들을 모이게 할 정도로 영향력을 과시하는 이 게임이 현실세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정리 | MSD(모션시스템디자인) 편집부

포켓몬 Go 열풍이 전미를 강타하고 있다. 이 게임은 수많은 게이머들을 도시 주변을 도보로 여행하고, 스마트폰 안에 있는 포켓몬스터와 결투를 벌이도록 만들었다. 이 게임은 증강현실 혹은 디지털 세계를 현실 세계에 덧붙이는 기술에 대한 전환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끝없이 밀려드는 포켓몬 트레이너들에게 지쳐버리고 만 부동산 소유주부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게임을 즉각 활용하는 기업주 및 점주까지 다양한 곳에서 예상 못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이 만화나 게임 속 생물체를 찾아 지하철역이나 교회 그리고 박물관 등 현실 세계의 랜드마크를 직접 방문하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한다. 
 
게임 출시 이후 등장한 몇 가지 질문들을 살펴본다.

디지털 세계에서의 매력이 실제 현금화로 이어질까?
일부 기업들은 포켓몬 Go를 통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 에이전시인 휴즈가 소유하고 있는 애틀란타 카페는 약 30ft. 거리에 두 개의 ‘PokeStop’을 유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PokeStop은 게임 속에 등장하는 건물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이곳에서 게임에 필요한 장비들을 구비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40달러를 내고 디지털 미끼를 구입할 수 있는데, 이 미끼는 아쿠스타나 발챙이 등 희귀 포켓몬을 마주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 이들 포켓몬이 미끼를 가진 이용자를 우선적으로 끌어들이는 것. 휴즈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ECD)인 데릭 프리드만은 “우리 상점은 아침부터 밤까지 불을 밝혀놓는다(light up)”고 밝힌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카위카의 오션 비치 델리(Kawika's Ocean Beach Deli)에서 근무하는 열정적인 게임 이용자가 ‘미끼’를 설치하고, 이 상점 이름을 ‘충전소(Charging Station)’라고 명명했다. 이 충전소에서는 실제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포켓몬 Go가 배터리에 악영향을 끼치기로 악명이 높은 것을 감안했을 때 훌륭한 전략이다. 휴대전화 충전소와 PokeStop을 함께 운영하여 게임 이용자들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매장 소유주인 데이비드 노타지 3세의 설명이다. 오션 비치 델리는 향후에도 포켓몬 관련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게임이 정도를 넘어선다면, 누구를 비난할 것인가?
포켓몬 Go 이용자들은 휴대전화만 쳐다보며 거리를 활보하게 된다.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을 접목시킨 게임 특성상, 평소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휴대전화를 보게 된다. 그 결과 이동 관련 문제에 빠지거나 강도 사건의 표적 혹은 개인 자산 문제에 시달릴 위험이 있다.
 
세인트 루이스의 경찰은 디지털 관광명소(포켓몬 Go의 포켓몬이 출현하는 장소를 말한다. 편집자 주) 근처에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한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털이범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예전에 교회였던(물론 현재는 PokeStop인) 곳에서의 거주자는 자신의 집이 포켓몬 고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디지털 자석’이 되었다고 불평했다. 사람들이 사유 차도는 물론 공공도로까지 가로막고 아무데나 차를 갖다댄 채 휴대전화만 응시하고 있다는 것.

오리건 주 포리스트 그로브에 거주하는 21세 이용자는 자신이 칼에 찔렸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계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용자는 길 위에서 낯선 이에게 접근해 ‘당신도 게임을 하느냐’고 물었다. 낯선 이는 대답 대신에 21세 이용자를 칼로 찔렀다. 이 이용자는 치료도 거부한 채 포켓몬 사냥에 몰두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 경찰은 게임 이용자들이 사유지 등을 무단 침입하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뉴욕 지하철은 이용자들에게 꼬렛을 추격하기 위해 선로에 뛰어들지 말라고 경고한다. 미국 전국안전협회 측은 운전자들이 게임 진행보다는 운전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다.
 
게임에 부적절한 장소 혹은 인물에 대한 PokeStop 선정을 거부하는 운동 또한 이어진다. 뉴욕 911 메모리얼이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박물관 그리고 알링턴 국립묘지 등의 지역에서도 포켓몬이 잡히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박물관에서는 벽 내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을 ‘매우 부적절하다’고 평했다. 또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박물관을 게임과 연동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있다.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이를 통해 방문객 증가를 도모할 수 있다’며 긍정적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일부 건물 및 지역에서는 게임 속에서 제외해달라는 청원을 검토 중이다. 이제는 낡은 동상이 거리를 활보하는 포켓몬 Go 이용자들을 불러 모으는 일이 사라질지 모른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창조기술 연구소 책임자인 토드 리치몬드는 현실 세계의 자산과 연계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커다란 토론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기술을 채택하고 도입하는 것에 대한 문제”라며, “우리에겐 물 속에 발부터 천천히 담글(즉,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할) 시간이 없다. 건물 임차인(Tanant)들은 어떤 발언도, 개입의 여지도 없었지만, 이미 특정 현상에 휘말리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증강현실의 최대 수혜자는?
포켓몬 Go의 판권 중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닌텐도의 주가는 출시된 주 월요일에 25%, 화요일에 13%가량이나 급등했다. 시장 가치로 보면 80억 달러에 달하는 수치다. 투자자들이 이 게임의 폭발적인 성장 기능성을 점친 것.

미국 증권사인 제프리 그룹에 근무하는 분석가 아툴 고얄은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닌텐도의 주가가 주당 3만 엔 혹은 286.40 달러에 달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현재보다 약 1/3가량 더 높은 수치다. 닌텐도는 현재 콘솔 게임에서 스마트폰 게임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고의 말처럼 “(포켓몬 Go는) 대장정의 시작일 뿐”이다.

스마트폰에서 게임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와 홀로렌즈, 스타트업 매직 리프(Magin Leap), 구글 등이 대표적이다. 노트르담대학교의 멘도사 주 경영대학 교수인 티머시 카론은 구글 등의 기업은 구글 글래스를 비롯한 헤드기어를 부활시키는 데에 여념이 없다고 설명했다. 카론은 “포켓몬 Go의 반응은 뜨거웠다”며, “이제 많은 개발자들이 일터로 돌아가 (증강현실에 대한)이런 접근을 실현한 기제와 방법을 밝혀낼 것”이라고 추측했다.
 
개인정보 보호에 미치는 영향은?
보안 전문업체 레드 아울(Red Oul)의 주요 설계자인 아담 리브는 포켓몬 Go를 실행하기 위해 지나치게 광범위한 권한을 필요로 함을 지적했다. 구글 계정을 통한 로그인 과정에서 많은 권한을 요구하는 것. 아담 리브는 앱이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수많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이 앱은 커다란 보안상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담 리브는 이론적으로 포켓몬 Go가 Gmail을 읽고, 마치 사용자인 것처럼 이메일을 보내며, 사용자의 구글 검색 이력을 살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들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사용자들은 이 게임은 너무나 광범위한 권한을 필요로 하며, ‘구글 계정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열람 및 수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개발업체인 나이언틱(Niantic) 측은 의도치 않은 일이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결코 데이터에 광범위한 접속 및 연결을 할 계획이 아니었다”며, 사용자의 ID와 이메일 주소 이상의 정보를 수집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튿날 구글 ID를 통한 아이폰 가입에서 요청하는 정보 및 앱의 사용 권한이 감소했음을 입증했다.

새로운 현상을 목도하라
포켓몬 Go는 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침대를 벗어나 운동을 시작함은 물론, 다른 이용자들과 협력을 위해 의사소통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이 게임을 십분 활용하여 일종의 충전소로 활약하거나, 사람들로 하여금 PokeStop 근처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디지털 유혹’을 펼치고 있다.
이 게임은 결과적으로 증강현실이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왔을 때에 필요한 제어방식과 감당해야 할 책임에 대한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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