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소재와 융합하는 기어
미래 소재와 융합하는 기어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6.07.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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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공학의 발달, 새로운 소재의 적용 이끈다
 
기어는 기어헤드부터 시계, 모터, 용광로 그리고 자동화 장비까지 다양한 기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기어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재료로는 금속 합금이 있다. 제작이 용이하며 합금의 종류 역시 무궁구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대안 역시 존재한다.
정리 | MSD(모션시스템디자인) 편집부

세라믹과 금속 사출성형재질을 활용하면 더욱 강한 기어를 제조할 수 있으며, 여타 강력한 특성들도 만들 수 있다.

금속 합금과 기어 설계
기어에 사용되는 소재는 소재의 강도와 기어의 사용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사용 조건의 예로 마모와 소음이 있다. 

자주 사용되는 재질 중 하나인 주철은 뛰어난 마모성과 절삭성 등의 장점이 있으며, 금속 주조를 사용해 복잡한 모양을 만들기 용이하다. 

웜기어는 인청동을 주로 사용하는데, 인청동 특유의 마모저항성 때문이다. 한편 탄소강 혹은 합금강은 뛰어난 강도로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이들 강철은 적절한 강성 및 톱니 경도를 달성하기 위해 열에 달구는 과정을 거친다.

기어 설계에 있어 경도는 중요한 요소다. 경도가 높을수록 사용되는 기어의 크기와 무게가 줄어든다. 

두 기어열을 비교해 보도록 하자. 한 기어열은 2000 N/㎟의 브리넬 경도 지수(BHN)를, 또 다른 기어열은 6000 N/㎟의 브리넬 경도 지수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 두 번째 기어열이 더욱 견고하며, 따라서 작고 간편한 설계를 자랑한다. 두 기어열이 같은 힘을 생산할 수 있지만, 두 번째 기어열의 무게는 첫 번째 기어열의 1/8 밖에 나가지 않는다.

높은 경도는 곧 높은 표면내구성과 마모 강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표면내구성이 높을수록 기어 표면 마찰에 의해 일어나는 파괴면 혹은 피팅(표면 부식에 의한 점 형태의 자국 혹은 국부적 침식. 편집자 주)에 강하다. 표면내구성은 경도와 정비례하는 내압강도를 의미한다. 

표면경화(Surface Harding)의 경우 흔히 기어의 표면은 견고하게 만들며 내부는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케이스 경화(Case Hardening) 공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증감 경도는 더 연약한 재료(취성재료. 주철, 유리 등과 같이 탄성 한도를 넘어서 심한 변형이 생기는 일 없이 파괴에 이르는 재료. 편집자 주)를 야기하기 때문에 경화(담금질)를 거치는 것과는 반대로 작업을 수행한다.

경도의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 35급 주철은 최소 300N/㎟의 브리넬 경도를 지니고 있으며, 인청동 원심 주조는 90N/㎟의 브리넬 경도를 가지고 있다. AISI 9310은 300℉(약 148.88℃) 표면경화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 고 하중을 지탱하고 높은 피치선 속도에서 작동하는 항공우주 기어에 사용된다. AISI 9310의 브리넬 경도 지수는 250~350N/㎟ 이다.

 
세라믹과 금속사출 기어
금속이 아닌 기어를 소재를 선택할 때, 대중적인 선택지로 세라믹과 금속사출 소재가 있다. 세라믹과 금속사출 소재는 높은 마모저항성이 필요한 작은 크기의 장치들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 측면에서 일반 금속 합금보다 용이하다.

세라믹과 금속사출 소재 모두 사출성형을 통해 제작된다. 각각 세라믹과 금속 분말 등을 원료로 사용한다. 흔하게 쓰이는 세라믹 재질로는 지르코니아 옥사이드(ZrO2)가 있다. 금속 분말의 경우 어떤 혼합 구성이어도 상관없다. 예시로는 철·동·니켈·몰리브덴(FeCr9Ni9Mo2)을 조합한 316L 구성이 있다. 이 구성은 높은 조합 강도와 내식성을 자랑한다. 알루미늄 옥사이드(AIO2) 또한 흔한 금속 분말 중 하나이다.

왁스와 고분자결속첨가제가 세라믹과 금속 분말과 함께 가열된다. 가열과 식힘 과정을 거치면 동그란 알갱이 형태로 가공되는데, 이것을 공급 원료로 사용하며, 이후 사출성형기계에 투입된다.

사출로 성형된 부분은 성형체라고 부른다. 성형 과정을 거친 성형체들은 각종 공정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성형체에서 결합물을 추출한다.

다음 단계로, 소결공정을 위해 용광로에 투입된다. 소결공정에서는 합금과 금속 결합을 이루어내기 위해 온도를 높여 성형체를 달군다. 공정에서 성형체가 작아지는데, 재료에 따라 최대 30%까지 축소된다. 

용광로 속에서는 금속 사출성형에는 1300℃까지, 세라믹 사출성형에는 1500℃까지 온도가 증가한다. 원하는 모양을 잡기 위해 다시 작업을 거칠 수도 있다. 이 과정에는 전통적인 금속 세공법을 사용하며, 세라믹 부품에는 다이아몬드 공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세라믹의 장단점
진공 상태에서의 활용이나 의학적 목적 등을 위해 비 자성 부품이 필요한 경우 세라믹 기어가 적절한 선택이다.

세라믹은 마모 최적화에 이상적이다. 금속 합금은 마모가 계속되었을 때 분해되는 경향이 있다(마손Galling이라고 하는 이 현상은 금속분과 다이스 벽 사이의 마모에 의해서 제품 또는 다이스 면에 일어나는 마감을 말한다. 자료 금속용어사전). 지르코니아의 경도는 1200 비커스(HV) 이상으로, 브리넬 경도 지수로 환산하면 대략 1140N/㎟ 에 해당한다. 지르코니아의 휨강도는 800 N/㎟ 이상이며, 열팽창계수는 10×10-6℃-1이다.

지르코니아는 금속 합금에 비해 마모 저항성과 열 저항성이 뛰어나다. 대조적으로, 금속 합금의 열팽창계수는 11~13×10-6℃-1 사이다. 열팽창계수가 낮을수록 제품이 팽창할 가능성이 높다.

세라믹은 또한 비 자성 재질 및 생체와의 호환에 적합하다. 세라믹이 생물공학과 진공 환경에 적합한 이유이다. 세라믹은 전기 및 열 저항성이 좋아 단열이 뛰어나며, 마찰을 줄이기도 한다.

세라믹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세라믹은 보통 1MPa×m1/2 이하의 낮은 파괴 인성을 지니고 있다. 세라믹의 높은 녹는점 또한 주조 시에 불편을 야기한다. 세라믹의 최종 성형공정 또한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다이아몬드 도구를 사용해야 하기에 마감작업 시 비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게 된다. 

세라믹 부품의 크기 또한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세라믹은 부품이 작고 대량으로 필요할 때 가장 효율적이다. 크기가 큰 부품을 만들거나 비교적 단기간 동안 사용할 경우, 이 상당한 제작비용을 상쇄하지 못한다.

 
금속 사출성형의 장단점
금속 사출성형을 활용하면 복잡한 모양의 커다란 금속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 실이나 지느러미 모양 같은 복잡한 모양도 대부분 이차적인 가공 없이 생산할 수 있다. 사출성형을 통해 재작업이 최소화된, 혹은 아예 불필요한 고품질 표면 부품을 제조할 수 있다. 

이 재료의 특성은 주강 혹은 압연강과 매우 유사하다. 금속 사출성형 제품의 밀도는 타 금속부품의 96%~98%에 달한다. 수술용 스테인리스 재질이 대표적인 예다.

17-2PH 구성(AISI 630)은 철과 17%의 크롬, 4%의 니켈, 4%의 동과 소량의 망간, 실리콘 그리고 니오븀(혹은 탄탈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H1025로의 소결 및 열처리 공정을 거치면 항복강도가 965MPa 에서 1040MPa에 달한다.

금속 사출성형부품은 타 금속 합금에 비해 뛰어난 내식성을 가지고 있다. 금속 사출성형부품은 필요한 부품의 양을 줄이면서 전체 구성을 대체할 수 있다. 밸브 구동을 위한 복합 기어열로 용접 혹은 압력 접합부를 대체할 수 있다.

금속 사출성형은 세라믹과 유사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즉, 재료에 따라 파괴 인성이 낮을 수 있다. V노치 충격시험 결과, 17-4PH는 단철의 파괴에너지의 15%만을 가지고 있다.

금속 사출성형으로 만드는 부품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고(10㎜에서 15㎜) 양이 많다. 큰 부품 및 적은 양의 부품을 제작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금속 사출성형의 다단계 공정 또한 높은 비용의 원인이다. 초기비용 및 재료비용 또한 비싸다. 하지만 금속 사출성형은 사용되지 않은 재료를 재활용할 수 있어 재료 사용량이 100%에 달한다.

새로운 대안, 금속유리
최근 기어의 대안재로 벌크 금속유리가 각광받고 있다. 기어 대안재의 미래가 벌크 금속유리의 개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벌크 금속유리는 세라믹과 결정 금속의 기계적 특성을 결합한 인공 화합물이다. 세라믹과 유사한, 높은 경도와 마모저항성을 지니고 있으나, 녹는점이 낮다. 세라믹과 금속 사출성형이 높은 녹는점으로 인해 많은 초기비용을 요하는 것과 달리, 벌크 금속유리의 낮은 녹는점은 부품 제작을 용이하게 한다.

금속유리는 비결정성 수정 구조(Non-Crystalline Amorphous Structure)를 띤다. 금속만큼 단단하지만 플라스틱만큼 변화가 용이하다. 또한 내식성을 지니고 있으며 높은 파괴 인성이라는 잠재력까지 지니고 있다.

금속·세라믹 그리고 금속 사출성형 부품에 있어 가장 성가신 문제는 피로(약화)에 대한 낮은 저항력, 즉 메짐성(Brittleness)이다. 그러나 벌크 금속유리의 경우, 측면 균열을 일으키는 전단 밴드 가소성(Shear Band Plasticity)이 오히려 피로에 대한 내성을 높인다.

벌크 금속유리 재료에서 전단 밴드는 기어의 톱니처럼 서로 맞물리는 균열을 쉽게 만든다. 이 톱니들은 균열의 여닫음을 제한한다. 벌크 금속유리의 성질 중 하나인 벌크에서 전단까지(Bulk-to-Share)의 높은 강비는 유리 재료의 메짐성에 대응한다. 전단 밴드를 형성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가 재료에 균열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낮기 때문이다.

버클리 연구소 재료공학부의 재료과학자인 로버트 리치에 따르면, 전단 밴딩(Shear-Banding)의 효과는 다양하다. 전단 밴드 형성은 광범위한 선단 균열 둔화로 이어지며, 이는 내부적인 강화를 야기한다. 또한 균열 굴절과 균열 폐쇄가 균열 선단의 차폐를 초래하는데, 이는 외부적인 강화로 이어진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교수인 리치와 윌리엄 존슨은 벌크 금속유리의 제작 조사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존슨은 벌크 금속유리 생산에서 발생하는 미래의 이점과 현재의 장애물에 대해 “벌크 금속유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높은 가열과 급속 냉각 기술이 현시점의 문제”라며, “벌크 금속유리의 압력주조에는 1000℃가 넘는 뜨거운 액체가 필요하고, 그 후엔 유리 전이 온도로 식혀줄 급속 냉각 기술 또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열냉각(담금질)에 의한 메짐성(Embrittlement)은 유리 결정화와 관련이 있다. 메짐성은 일관성 있고 균일한 생산에 지장을 미친다. 금속유리의 생산에 최대 난관인 이유다. 순수한 지르코니아 같은 고 순도 재질은 벌크 금속유리의 생산비용을 높이는 원인이다.

벌크 금속유리 생산의 미래는 철을 함유한 재료(철·니켈·크롬) 등 대안적 원료를 사용해 금속유리를 제작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 압력주조 대신 과냉각 변형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과냉각된 온도 영역에서는 금속유리가 열가소성 수지와 같은 역할을 하며 조작 또한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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