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로봇 동료, 협업 로봇
새로운 로봇 동료, 협업 로봇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8.02.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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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울타리를 탈출하다
로봇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대 공장의 울타리 안쪽에서 작업하는 크고 통제하기 힘든 로봇을 떠올린다. 그런가하면 혹자는 인간의 행동을 모방한 초현대적인 사이버봇(Cyberbot)을 제시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두 가지 시나리오 사이 어딘가에서 이미 새로운 현실이 태동하고 있다.
 
‘협업 로봇(Collaborative Robot)’이라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로봇은 안전을 위한 울타리 혹은 상자 없이 인간과 직접적으로 협업한다.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는 협업 로봇(Co-bot)은 완전 자동화를 향한 가교 역할을 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소형 및 중소기업에게 로봇 자동화는 여느 기술의 발전보다 가격이 비싸고,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은 기술이다.

자동차 공장 내지 커다란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커다란 형제(Big Brother)’들과는 달리, 협업 로봇은 무게가 가볍고 유연하며 새로운 작업으로 쉽게 이동하고 새로 프로그래밍하기도 용이하다. 이는 소량 및 단기생산에 적합한 로봇임을 뜻한다. 로봇산업협회(Robotic Industries Association, RIA)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로봇을 설치한 이후 실질적인 이익을 누린 업체는 전체 로봇 도입 업체의 10%에 불과했다. 보다 활용이 용이한 로봇이 필요한 이유다.

진입장벽을 낮추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로봇을 활용하기 어려웠던 이유를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하고 있다. 비용·사용 편의성·폭넓은 적용 등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협업 로봇이 세 가지의 주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업계에 따르면, 로봇 한 대의 비용은 작업자 한 명의 2년 치 임금에 달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협업 로봇의 비용은 기존 로봇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여기에 빠른 작업처리 시간(Turnaround Time)이라는 장점을 더하면, 결론적으로 낮은 임금을 위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 더 이상 사업적으로 유리하지 않으며, 로봇을 도입하는 것이 보다 실용적임을 알 수 있다.

기존의 로봇은 로봇 자체에 대한 자본 비용(자본을 이용하는 경우에 그 대가로서 지급되는 보수 및 부대경비. 출처 두산백과)이 총 시스템 비용의 25% 내지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비용(Remaining Cost)은 로봇 프로그래밍·설치·특정 작업 최적화·차폐된 작업 영역 구축 등에 사용된다. 협업 로봇을 활용한 ‘창조적 경험(Out of box Experience, 여기서는 말 그대로 기존의 로봇에게 필요한 ‘상자’를 벗어난 작업이 가능함을 이중적으로 의미한다. 편집자 주)’은 로봇 설치 시 1시간 이내에 이루어진다. 포장을 뜯고, 현장에 설치한 뒤, 간단한 프로그래밍 작업만 거치면 곧바로 작업에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로봇은 숙련된 프로그래머를 요구하는 대신 태블릿 크기의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도입하는 추세다. 사용자는 스크린을 통해 움직임을 지정함으로써 로봇을 활용할 수 있으며, 로봇 팔이 움직인 경로를 볼 수도 있다. 

협업 로봇은 다양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적용할 수 있는데, 유니버설 로봇이 만드는 제품의 경우 대부분의 산업용 센서 및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 등의 인터페이스를 준수한다.

유니버설 로봇은 협업 로봇 분야의 선구자다. 전 세계적으로 50곳이 넘는 나라에 4천 대 이상의 로봇을 설치했다. 또한 협업 로봇은 적용사례 중 80% 이상에서 안전 울타리 없이 작업자 바로 옆에서 활약하고 있다. 유니버설 로봇의 협업 로봇은 조인트 부분이 둥글고, 역구동이 가능한(Back Drivable) 모터를 탑재했으며, 경량 소재를 적용했다. 또한 힘 감지 기능을 갖추어 인간과 충돌할 위험이 있을 때 로봇이 자동적으로 정지한다.

안전장치 없이 작업하다
캐나다의 Etalex는 유니버설 로봇의 제품을 프레스 브레이크(판금 절곡용 기계 프레스의 일종. 자료 기계공학용어사전)의 금속 부품 취사선택 작업에 도입함으로써 여러 자동화 관련 문제를 해결했다. 선반 시스템(Shelving System)을 제작하는 이 회사는 프레스 장비 앞에 안전 장비를 설치할 만한 공간적 여유가 없었다. 또한 작업량이 많은(혼잡한) 구역에서 안전하게 픽 앤 플레이스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유연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로봇이 필요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유니버설 로봇의 UR10이다. 25대의 로봇을 운용하던 Etalex에게 UR10은 무척 새로웠다. 튼튼한 안전 보호대 없이 작업에 임하는 모습이 말이다. 무게가 가벼운 유니버설 로봇의 제품은 빠르게 움직이고 재 프로그래밍이 용이하다. UR10 로봇은 현재 열 개의 각기 다른 제품 생산에 투입되어 있다.

이 정도는 줄여야
Etalex에서는 작업자들이 하루 8시간동안 직접 프레스 브레이크를 내렸다. 이 작업은 현재 각 팔렛 및 코일의 변경에 대한 품질검사에 하루에 한 시간만 투자하게 되는 것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약 12개월의 투자자본수익률(ROI)에 달한다고 Etalex 측은 추산했다.

글라이드웰 치과연구소에서는 일곱 대의 UR5 로봇이 네 대의 CNC 장비를 통한 치관(Dental Crown) 밀링 작업을 돕는다.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글라이드웰 치과연구소는 치관 제품에 대한 생산주기를 9시간으로 단축시켰으며, 매 교대주기마다 작업자를 두 명이나 줄였다.

글라이드웰 치과연구소의 엔지니어링 매니저인 David Leeson은 “고객이 제품을 받아보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줄였고, 공정 전반에 걸쳐 효율성 향상이라는 이점을 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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