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전성시대! ①
인공지능 전성시대! ①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7.08.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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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자동화에도 적용 본격화

알파고AlphaGo가 또 이겼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는 약 1년 전 이세돌 9단을 꺾은 데 이어 이번에는 커제 9단을 완파하면서 인간보다 더 뛰어난 바둑 실력을 자랑했다. 커제 9단 뿐만이 아니다. 현재 세계 타이틀을 갖고 있거나 세계대회를 우승한 바 있는 중국 프로기사 5인이 팀을 이뤄 함께 수를 토론하면서 대결한 상담기에서도 무리없이 승리하면서 인공지능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1년여 만에 이뤄진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지만, 대결 이전부터 분위기는 아주 달랐다. 1년 전 대결이 인간 측이 자신만만해 하고, 대국 이름도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로 인간에게 도전하는 인공지능을 표현했다면, 이번 대국은 시작 전부터 “커제 9단(인간)이 과연 알파고를 이길 수 있을까”라는 관점이 주를 이뤘다. 커제 9단이 세계 랭킹 1위이기는 하지만 알파고의 실력은 이세돌 9단의 대국 당시보다 더 향상됐기 때문이다.

구글 딥마인드에 따르면, 2016년 말과 2017년 초에 인터넷 바둑 사이트 ‘타이젬’과 ‘한큐바둑’에 등장한 ID ‘magister’와 ‘master’가 바로 알파고로, 중국의 구리 9단과 커제 9단, 일본 랭킹 1위인 이야마 유타 9단, 우리나라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 등을 모두 물리치고 총 60연승을 거뒀다. 바둑 기력을 수치화하는 엘로레이팅 점수로 보면, 이세돌 9단과의 대국 당시 3500점 정도로 추정되던 수치는 이제 4700점을 넘어섰다고 분석됐다.

1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어 인간이 인공지능에 도전하는 형태가 된 이번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는 예상대로 인간이 완패했다. 대표주자격인 커제 9단이 3번기를 두어 모두 패했고, 정상급 기사 5명이 팀을 이뤄 알파고와 겨뤘던 대국도 알파고에게 승리를 빼앗긴 것이다.

알파고의 의의는 바둑과 같이 복잡성을 지니는 영역(이론적으로 바둑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는 10의 170제곱으로, 이는 이 우주에 존재한다고 추정되는 원자의 수 10의 100제곱을 넘어선다.)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마치 사람처럼 여러 변수를 고려하여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커제 9단과의 대국을 마지막으로 바둑에 대한 도전을 끝마치고, 의료·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확대 적용시켜 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커제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 장면
휴식이 필요 없는 인공지능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인공지능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사람의 성과를 더 효과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 육체적 제약으로 일정 시간동안 활동한 후에는 휴식을 취해야 하는 사람과 달리 컴퓨터로 구현되는 인공지능은 휴식이 필요없으며, 감정 등에 휩싸이지 않고 객관에 근거한,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예를 들면, 바둑의 학습을 시작한 것은 약 2년 전이다. 바둑 고수가 되기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휴식이 필요한 인간과 인공지능의 시간은 다르다. 최초 사람의 기보 학습 이후 알파고는 알파고끼리의 대국을 통하여 실력을 키웠는데, 약 4주에 1000만번 가량의 셀프 대국을 진행했다고 알려진다. 사람의 경우, 약 100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양이다. 1분 1초의 휴식도 필요없는 인공지능의 특성으로 이를 1달여 만에 수행함으로써 빠르게 실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4주 1000만 대국이라는 수치도 1년 전 이 9단과의 대국 이전 딥마인드에서 제시한 수치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빠른 착점이 가능한 인공지능의 특성을 고려할 때 커제 9단과의 대결 이전에는 더 빠르게 대국을 진행하면서 역량을 더욱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에 대한 마지막 승을 거둔 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인공지능 시대가 눈앞에
알파고의 성과가 놀랍지만, 이러한 인공지능은 구글이 외계인을 괴롭혀서 깜짝 등장시킨 기술이 아니다. 오랜 기간 이어온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즉 알파고 외에도 괄목할 성과를 보여준 인공지능 기술은 적지 않으며, 수많은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은 아담Adam 프로젝트를 통하여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FAIR Facebook AI Research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축/구동하는 프레임워크인 Caffe2를 선보인 바 있다. 또 딥마인드를 통해 알파고를 선보인 구글은 구글 브레인Google Brain이라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인공지능 분야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 4월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의 주된 흐름 중 하나는 ‘인공지능과의 결합’이었다. 셰플러, 페스토, 슈말츠, 오므론 등등 다수의 기업이 자가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다른 기계, 혹은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을 전시했으며,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공장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스마트 팩토리의 미래가 제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애플 시리Siri, 아마존 알렉사Alexa 등은 발전된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더하여 편의성과 가치를 부여하는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미지/영상을 인식하는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으로 진화를 이뤄내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머신비전 분야의 대표기업인 코그넥스가 머신러닝 기술을 보유한 비디시스템즈를 인수한 것은 이미지/영상에서도 인공지능의 접목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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