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베어링의 기준을 바꾼다
플라스틱, 베어링의 기준을 바꾼다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7.05.1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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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유·경량화 이점 뚜렷 … 베어링 주류로 부상

 
플라스틱 시대다. 포장, 자동차 내장재는 물론 반도체 소자, 디스플레이 등 곳곳에서 플라스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모션 분야도 마찬가지다. 연구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조합으로 강성을 높이고, 내화성을 높이는 진화를 통하여 플라스틱이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 베어링의 진화를 촉진하고 있는 플라스틱 베어링을 살핀다.

자동차의 엔진과 바퀴 부분은 물론 환풍기의 모터까지 베어링은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 종류도 다양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아니지만, 기계 장치의 구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베어링의 진화도 계속되어 왔다.

형태적으로는 크게 미끄럼베어링(sliding bearing)과 구름베어링(rolling bearing)으로 구분되지만, 여러 환경에 최적의 활용성을 보이기 위해 제 각기 특징을 지닌 베어링들이 등장하여 기계 장치의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소재적인 측면에서도 다변화됐다. 강철을 비롯해 스테인레스 같은 합금 소재는 물론, 플라스틱과 세라믹 등의 신소재, 심지어 공기까지 활용하기도 할 정도다. 축과 베어링 사이에 고압공기를 보내어 공기압으로 축을 뜨게 하여 하중을 지지하는 것이 공기 베어링의 원리다.

플라스틱의 시대
베어링과 관련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바로 플라스틱의 활용이다. 인류의 역사를 석기·청동기·철기 시대 등으로 구분한다면 현대는 플라스틱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플라스틱 없이는 나노미터 크기의 패턴 해상도를 가지는 반도체 소자나 얇고 화려한 색감의 LCD와 유기EL 디스플레이, 고성능 2차전지, 초극세사와 기능성 섬유 등과 같은 현대 문명의 이기들을 제조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1868년 첫 번째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의 발명 이후 플라스틱은 끊임없이 합성과 진화하면서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합성 방법에 따라 수백 도의 고온에서도 견디거나 철사보다 높은 인장 강도를 지닐 수 있게 하는 등 신소재 개발의 응용범위에 한계가 없다는 점이 플라스틱의 특징이다. 이를 활용하여 베어링의 새로운 진보를 이뤄내려는 아이디어가 바로 플라스틱 베어링이다.

플라스틱의 강점은 플라스틱 베어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철에 비해 가볍기에 플라스틱 베어링은 획기적인 경량화를 이뤄낼 수 있으며, 금속의 단점인 부식이라는 취약성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이구스, 글로벌 시장 석권
플라스틱 베어링의 선두주자는 바로 이구스다. 1983년 뒤셀도르프의 ‘K’ 무역 박람회에서 최초의 iglidur 베어링을 선보인 이후 이구스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하여 건식 작동과 비용 절감을 위한 수많은 옵션이 포함된 플라스틱 베어링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 플라스틱이 금속을 완전대체하기란 불가능하다. 금속보다 하중에 취약하며, 고속 환경 적용에도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하여 단점이 계속 개선되면서 적용 범위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건설기계, 농기계 등 강력한 힘이 가해지는 분야를 위해 이구스가 개발한 iglidur TX1이 대표적으로, 이 제품은 최대 200MPa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이구스에 따르면, 현재 100여가지의 제조법이 개발되어 현재 40여개의 플라스틱 소재가 이구스 플라스틱 베어링 제품군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모든 활용 분야에서 특별한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충족하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성근 한국이구스 과장은 “플라스틱은 합성 방식에 따라 매우 다양한 특성을 지닐 수 있는데,이구스 연구팀은 매년 100개의 신규 플라스틱 화합물을 개발하고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 제품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고객 환경에 가장 적합한 베어링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구스가 최근 발표한 신제품인 iglidur L350의 경우, 1.5m/s 테스트에서 금속 재질의 베어링보다 3배나 낮은 마모 감소를 보였다.

또 소결 베어링이 더 한계에 도달하는 더 높은 속도에서도 iglidur L350의 마찰계수와 마모는 지속적으로 낮은 값을 기록해 금속을 능가하는 잠재력을 과시했다.

“플라스틱, 베어링도 점령한다”
이구스의 플라스틱 베어링인 iglidur는 무보수·무급유의 특성을 지닌다. 외부 윤활제가 필요하지 않도록 수백만 개의 작은 고체 윤활제가 포함되어 주기적인 재윤활 작업을 제거하는 것이다. 재윤활 작업의 제거는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생산성을 극대화시킨다.

정성근 과장은 “수명주기 내내 재윤활이 필요없다는 점은 안전 요소가 까다로운 식품·의료 분야에서 특히 iglidur의 인기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면서 “식품·의료 외에도 플라스틱 베어링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iglidur의 활용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 전했다.

한국이구스에 따르면, iglidur 플라스틱 베어링은 국내 시장에서도 2000여개사에서 600만개 이상이 공급되어 확고히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구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 특수 환경을 제외하면 긴 수명과 무보수를 제공하는 플라스틱 베어링이 더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까닭이다.

정성근 과장은 “iglidur 플라스틱 베어링의 경쟁자는 궁극적으로는 금속 베어링”이라며 “무급유로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고, 금속 베어링에 비해 더 긴 수명으로 최대 40%의 비용적 이점을 제공하는 플라스틱 베어링의 이점을 고객이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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