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처리에 대한 플레이북 (10)
일괄처리에 대한 플레이북 (10)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5.06.0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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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음료·제약 산업을 위한 자동화의 핵심
오늘날은 새로운 기술이 범람하고 있다. 자동화 기술과 정보 기술 역시 그렇다. ‘과학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료|오토메이션 월드

 
목차
1. 레시피 관리 및 일괄처리 소프트웨어
2. 식품 안전 및 정치세척(Clean in Place)
3. 설비종합효율 스키드 기반 제조
4. 자동화 & 프로젝트 관리
5. 스마트 디바이스 & 자산 관리
6. 통신 및 모바일 노동(Workforce)

5. 스마트 디바이스 & 자산 관리
1) 똑똑한 기기를 똑똑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2) 자산 성과의 핵심, 신뢰성 관리

3) 성과 지표로서의 자산 신뢰성
4) 자산 관리를 위한 전략 개발

 
☞ 4월호에서 계속

5. 스마트 디바이스 & 자산 관리
1) 똑똑한 기기를 똑똑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자동화 공급업체는 20년 넘게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공정제어 기기 내에 탑재해왔다. ARC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0년까지 공정 산업에서는 약 6억 9천 2백만 개의 필드 장치를 적용했고, 그 중 60% 이상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능형 기기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공정 실패 위험을 확연하게 낮출 수 있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행동 및 오랫동안 수용된 관습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또 모범 사례 및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늘날 제공되는 거의 모든 기기들이 지능형 기능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아날로그 기기에 적용하던 전통적인 검사 및 시험을 계속하려 한다. 공정 장비와 디지털 통신 네트워크 사이의 연결 부재는, 곧 노동자들이 지능형 필드 장치로 거의 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진단 및 공정제어를 개선하기 위해 실제로 사용되는 정보량이 의도했던 것보다 더 적게 도출되기도 한다.

그 결과, 매년 불필요한 유지 작업에 수백 내지 수천 시간에 달하는 인시(人時)가 낭비되고 있다. 게다가 공정은 기존의 작업보다 더 안전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장치공업에서의 비용 절감과 인력 축소는 마침내 많은 회사들을 변화의 티핑 포인트(작은 변화들이 지속적으로 쌓여, 앞으로 작은 변화에도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로 이끌고 있다. 오늘날 현장에는 직접 공정을 제어하고 기기를 점검할 인력이 부족하다. 이는 기업이 지능형 기기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함을 의미한다.

표준 정의하기
지능형 기기 관리를 위한 표준 및 모범사례를 정의하기 위한 산업 전반에 걸친 노력이 몇 해 째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지능형 기기를 더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기기를 현장에 적용해 효용을 얻는 방법에 대해 공정 기술자들과 유지보수 작업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지난 2012년, 지능형 기기 관리를 위한 ISA-108 위원회(www.isa.org)가 설립되었다. 전(前) 쉘 오일 직원인 허먼 스토리(Herman Storey)와 요코가와의 코지 데마치(Koji Demachi)가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ISA-108 위원회는, 지능형 필드 장치를 설계·개발·설치할 뿐 아니라, 진단을 비롯한 여타 정보를 받아들여 작업에 활용하는 데에 대한 표준 형식 및 모범사례를 정의하고 있다.

위원회가 작성할 모델 및 전문용어에 대한 첫 보고서는 IEC 기술 위원회에  제안·소개한 바 있다. 두 번째 보고서인 진단 작업 공정에 대한 문서는 2015년에, 세 번째 부분인 환경설정 작업 공정과 지침(가이드라인) 문서는 2016년에 제작할 예정이다. 

허먼 스토리 의장은 “이들 기기는 특정 응용사례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특정한 배치 및 설정을 공장에서부터 미리 정해둔(Pre-Set)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어떤 기기를 원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먼저 정의해야 한다”며, “이후 장치의 전 수명주기에 걸쳐 설정 및 구성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한 백업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검사 및 점검 방식은 몇 십 년에 걸쳐 서서히 고장나는 생산 자산에 대해서는 잘 작동했다. 하지만 송신기(트랜스미터)나 밸브 같은 자동화 자산은 내구성이 훨씬 취약하다. 이러한 장치에는 자가진단 기능이 필수적이다. 반면, 일상적인 예측 및 예방 유지보수는 상대적으로 그 효율이 덜하다.

허먼 스토리 의장은 “문제를 초기에 규정하는 것에 유지보수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운영상 문제를 비용이나 위험 감수 없이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능형 기기의 진단 정보를 통해 문제를 예측하고 여기에 대한 사전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이는 고장률을 낮추는 것이 아닌, 고장에 따른 영향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먼 스토리 의장은 “기계 산업이나 해저 석유 시추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상태 기반 관찰 및 유지보수를 실행하는 것이 강력한 추세가 되었다”며, “하지만 공정 산업에서 진단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직 문화의 일부가 되지는 못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들은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아닌 작업을 유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자산이 노후화해 많은 것들이 미뤄지고 있다. 얼핏 공장이 잘 굴러갈 수는 있겠지만, 실제론 하향세에 접어든 셈”이라는 것이 스토리 의장의 설명이다.

허먼 스토리 의장은 오늘날 산업분야가 수 년 동안 점검과 시험을 반복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수행할 도구들은 개발 및 통합 수준이 형편없었다”고 역설했다.

허먼 스토리 의장은 표준이 모범사례를 수립하고 확립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기나 IT 혹은 공급업체의 문제가 아닌, 관리 능력의 문제”라며, “적극적인 관리 참여 및 책임에 대한 의지, 지속적인 측정과 분석이 행동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촉매가 된 무선
무선 기술을 도입한 것은 지능형 기기에 대한 흥미를 더욱 커지게 만들었다. 지능형 기기에 무선 기술을 도입하자 전력 소비는 낮추면서 장비를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능형 기기가 보다 많은 디지털 정보를 얻게 됨에 따라, 사용자들은 문재 해결을 위해 보다 다중 변수(Multi-Variable)의 자료 및 공정에 대한 통찰을 얻고자 했다.

한편, ISA-108 위원회의 회원이자 에머슨 프로세스 매니지먼트의 직원인 에릭 매사이슨(Eric Mathiason)은 오늘날의 사용자들이 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에 압도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 매사이슨은 “사용자들은 정보를 통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공급업체에게 자료의 접속·관리·평가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다. 그들이 알고 싶은 건 ‘이 모든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릭 매사이슨은 “공정 산업의 많은 노동자들이 은퇴하거나 일을 그만두고 있는 지금, 이러한 현상은 특히 도드라진다”며, “젊은 사람들은 보다 변화에 개방적이며,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정보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에릭은 또한 “젊은이들은 수십 년 간의 공장 경험으로 연마해 온 본능이나 직감이 없다. 데이터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부”라고 설명했다.

 
인간 중심 설계
장비 공급업체는 공정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일한다. 보다 사용이 편리한 제품을 만들고, 제품 데이터를 편리하게 볼 수 있는 대시보드(한 화면에서 다양한 정보를 관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능. 출처 IT용어사전)를 만드는 것 역시 이러한 목적의 일환이다. 

공급업체는 소비자들이 어떻게 데이터와 상호작용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을 사용한다. 또한 많은 데이터를 표시하기 위한 대시보드를 사용한다. 대시보드는 다양한 기기에 대해 유사한 룩 앤 필(사용자의 제품 체험과 겉모양, 인터페이스의 주된 기능. 색·모양·레이아웃·글꼴(룩)뿐 아니라 단추·상자·메뉴와 같은 동적인 요소의 동작(필)을 수반하는 디자인적 분석이다. 기기 면에서는 제품 라인의 제어, 디스플레이의 일관성을 일컫기도 한다. 출처 위키백과) 자료를 제공한다. 

이 인간 중심적 설계 방식은 가전제품 산업에서 자리 잡은 모델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델의 목적은 사람들이 어떻게 배우고, 생각하고, 일하는지에 관한 인간-기술 상호작용(Human-Technology Interactions)을 설계하는 것이다. 

에릭 매사이슨은 “과거에는 기기의 종류도 적고 내용도 보다 단순했다”며, “노동자들이 비슷한 유형의 기기로 비슷한 일을 반복함에 따라 전문성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은 기기의 종류도 많아졌고 기기 자체도 더 복잡해졌다. 거기에 기기 신뢰성이 높아져 작업자와 기기 간의 상호작용은 줄었지만 종류는 보다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인간과 기기의 상호작용이 보다 낯설어졌고, 작업자 오류는 보다 잦아졌다”고 에릭 매사이슨은 말했다.

여러 연구를 통해 비정상적 상황 중 80%가량이 인간의 오류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장이 더 적은 수의, 비숙련 노동자들에 의해 운영됨에 따라, 작은 실수부터 큰 재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다. 기기에 상관없이 일관적인 상황 처리 및 운영은 인간 중심 설계의 토대가 되어, 오류를 줄이고 올바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높인다. 

모듈식 부품, 다양한 변수  
많은 공급업체가 모듈식(Modular : 규격화된 부품을 조립해 하나로 취급하는 것. 출처 옥스퍼드 영어사전) 제품 라인을 재설계하고 있다. 모듈식 재설계는 전자제품·소프트웨어·기계부품 등을 아우른다. 간단히 추가하여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플러그 인) 방식의 모듈을 통해 현장에서도 쉽게 제품을 교체하거나 대체품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공급업체는 제품 라인에 공통 플랫폼을 도입하여 소비자들이 기기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동일한 프로그래밍 요구사항과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기를 진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변화는 다양한 변수를 측정 및 적응할 수 있는 기기의 발전이다. 예를 들어 석유와 가스 산업에서의 최종 사용자는 다중 변수 기기를 통해 회사가 만들어야 하는 파이프 용입(Penetration)의 수를 줄이기를 원한다. 이를 통해 배선의 경우처럼 설치 및 유지보수 비용을 모두 절약할 수 있다.

도입 추진
지능형 송신기는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능형 기기로, 중공정 산업 내에서 아날로그 송신기보다 2배 이상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제어 밸브와 유량 제어 장치의 포지셔너도 인기가 높다. 포지셔너는 공정 투입 비용을 조정하는 데 있어 관리이전(Custody Transfer)이 중요한 여러 산업에서 쓰인다. 

포지셔너는 유지보수 기술자들에게 밸브의 작동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공정 응용사례에서의 합리적인 유지관리 일정을 사전에 확인하고, 유지관리 일정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능형 필드 장치의 가치를 일찍이 알아본 산업분야로는 석유 및 가스 시추·정유업·화학 공장·식품 가공·생물공학·제약 분야 등이 있다.

 
2) 자산 성과의 핵심, 신뢰성 관리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 통신 간의 결합은 거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큰 성과를 얻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이 자산 관리와 유지 관행을 바꿀 수 있도록, 생산 설비에서의 정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두 공장을 예시로 들어보자. 두 공장 모두 동일한 생산 설비와 품질 규격 그리고 자동화 시스템을 가지고 똑같은 상품을 만든다. 유지보수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도 비슷하다. 그러나 한 공장이 지속적인 고장과 작업 중지 그리고 품질 관련 문제를 겪는 것에 비해, 다른 공장은 순조로이 목표치를 달성하고 있었다. 왜일까?

주도적 정비 Vs. 반응적 정비  
답은 자동화 공급업체의 분석 연구에서 나왔다. 조사결과로 밝힌 차이의 근본 원인은 다음과 같다. 어려움을 겪은 공장은 문제가 발생하면 반응한다는(Run to Failure) 철학을 갖고 유지관리에 임했다. 이로 인해 약 35%의 유지보수 및 정비 시간이 계획에 없던 수정 절차에 사용되었다.  

반면 목표를 달성하고 있던 공장은 정비시간의 8%만이 일정 외 활동에 소요되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총 정비시간 중 34%는 예방 정비(Preventive Maintenance)에, 12%는 자산 최적화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주도적인(사전에 대책을 강구하던) 공장의 직원들은 반응적인(사후에 해결책을 강구하던)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에 비해 3배 이상의 훈련을 받았다.   
교육과 훈련의 부족은 자산 관리에 반응적으로 접근하는(사후 접근하는) 공장에서 희귀한 것이 아니다. 반응적인 관리자들은 고장이 발생해 무엇을 고쳐야 할지 명확해진 뒤에 정비하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훈련을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산업 전문가들은 이것이 실수이며, 기술자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기술자들이 문제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모범 사례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주도적인 태도를 지닌 사용자들은 이러한 서비스 철학의 효용을 보아왔다. 그들은 훈련이라는 투자가 가치 있는 것임을 증명했다. 공정의 약화를 방지할 뿐 아니라 생산과 품질 성과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가치를 불러오는 것.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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