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표면은 접착제의 죽마고우
좋은 표면은 접착제의 죽마고우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8.05.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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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표면처리로 달성하는, 강하고 오래 가는 접착

강하고 오래 가는 접착제를 찾는 것은 단순히 적절한 접착제를 고르는 작업보다 더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접착 효과 자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접착 대상에 대한 적절한 표면처리기술이 필요하다.

‘표면’이란, 접착제와 기질(Substrate. 여기서는 접착하는 조직의 기본 물질)을 이루어 상호작용하는 영역의 면적 및 깊이를 지칭한다. 접착제와 표면 사이의 친화성(Affinity)이 접합의 정도를 결정한다.

접착하는 표면의 재질이 금속이든 플라스틱이든 고무든, 적절한 표면은 보다 확실한 접착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접착에 최적화된 표면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접착 그리고 실패
접착제는 보통 기계적(Mechanical)·화학적(Chemical)·혹은 양쪽 모두를 결합하는(Combination) 형식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1. 기계식 접합은 대부분 접착제와 접착하는 기질의 면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표면이 거칠면 기존의 침전물(Deposit)을 제거하기에 용이하다. 보다 중요한 점은 거친 표면이 부드러운 표면보다 접착 영역이 넓다는 점이다. 표면 영역이 넓어지면 접착 역시 강해진다.

2. 화학적으로도 접착제와 대상을 접착할 수 있다. 화학식 접착제는 기질과 접착제 사이에 특정한 힘을 작용케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온성(Ionic)·정전성(Static)·극성(Polar)·반 데르 발스의 힘(van der Walls forces) 등이 대표적이다. 최고의 접착을 위해서는 표면에 먼지·기름·여타 이물질 등이 없어야 한다.

접착제 자체가 점착에 실패할 경우도 있다. 접합 실패(Cohesive Failure)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접착제 자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사용한 접착제의 종류가 잘못된 경우도 접합 실패의 일종으로 간주한다. 접착제와 기질 사이의 결합이 실패하는 접착 실패 현상은 보다 평가 및 사정하기가 까다롭다.

좋은 접착을 결정짓는 데에는 접착제가 기질 표면에 충분히 도포되어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접착할 표면에 대한 준비작업 중 하나로 표면 에너지(Surface Energy)를 높이는 것이 있다. 표면 에너지가 높으면 표면의 보다 높은 습윤성 혹은 물질을 흡수하는(빨아들이는) 능력 등을 촉진한다. 기질의 표면 에너지가 높으면, 표면 에너지가 낮은 기질에 비해 더 나은 접착 및 접합을 만든다. 적절한 표면처리는 습윤을 보다 용이하게 만들며, 접합 세기를 개선하고, 보다 잘 접합하는 표면을 만든다.
 

탈지
탈지(脫脂, Degreasing)는 표면처리에 있어 중요한 작업 중 하나다. 탈지는 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을 표면으로부터 떨어트리는 역할을 한다.

표면 탈지에는 아세톤이나 메틸에틸케톤 등의 용제(Solvent)를 사용하기도 한다. 기질의 재질에 따라 선택 가능한 용제가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이소프로필알코올 등의 재료로는 표면의 그리스를 제거할 수 있다. 단, 각 정부기관에서 지정한 환경 규정·건강 규정·안전 규정 등을 준수하여 용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탈지는 보통 두 가지 주요 단계를 포함한다.
1. 적절한 용제를 사용하여 모든 오염물질이 표면에서 제거될 때까지 반복하여 세척한다. 증기를 활용해 그리스를 제거하든지, 깨끗이 닦아내든지, 수차례 헹구어내는 것 등이 있다. 어떤 작업을 얼마나 반복할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는지는 표면 오염 정도에 따라 다르다.

2. 표면을 완벽히 세척 및 건조시킨다. 표면에 남아있는 용제를 말끔히 제거하기 위해서다.

 

연마
탈지 작업이 끝나면 기계적인 연마 작업이 활약할 차례다. 연마를 통해 먼지·산화물 층·여타 오염물질 등 성기고 느슨하게 붙어있는 표면의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기계적인 연마는 또한 접합영역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는 접합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효과적인 기계적 연마로는 모래 분사(Sandblasting)·철사 브러싱(Wire Brushing)·사포 혹은 속새를 활용한 마모 등이 있다. 연마 전후로 청소 작업을 거쳐 오염 물질을 제거해야 함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표면 거칠기(조도)는 대부분 금속의 경우 150 of 150~250μin.정도를 권장한다. 또한 제조 단계에서 가능한 한 빨리, 적절한 조도로 부품을 가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면 거칠기를 판단할 때 오로지 관찰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플라스틱·고무·금속 등 기질의 재질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연마 기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베릴륨을 연마할 때 쓰이는 기술을 비롯한 일부 연마 기술은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화학적 처리
기계적인 표면처리에 대한 대안으로는 화학 에칭이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재질의 기질을 다루고 처리하기 위한 독특한 화학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화학 에칭 기술은 표면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바꿈으로써 표면 접착성을 개선 및 향상시킨다. 현재 화학 에칭에는 산·염기·용제 등 다양한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다.

각 기질마다 접합 능력을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 단, 각 방안 및 방법을 사용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사용 지침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건강상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접합 능력을 최대화하기 위함이다. 

기술자는 뛰어난 연구 및 실험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적절한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훈련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화학·건강·안전 관련 규제를 준수하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물리적 방법
종종 기계적인 표면처리나 화학적인 표면처리로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가 있다(특히 플라스틱에서 그렇다). 이런 경우 물리적 방법이라고 일컫는 기술을 통해 플라스틱 표면의 반응도를 바꾸고 보다 나은 접착력을 갖도록 수정·조정할 수 있다. 일반적인 물리적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화염 처리로는 표면을 가스 불꽃에 수 초 동안 노출시키는 것 등이 있다. 불꽃은 표면을 산화시키고 표면 에너지를 높인다. 작용기(Funtional Groups)가 보다 높은 표면 에너지를 형성하는 것. 단, 이 방법은 뒤틀림(Warping)이 발생하므로 잠재적인 단점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2. 코로나 방전(도체 표면 혹은 두 도체 사이의 방전)은 두 개의 근접하게 놓여있는 전극 사이에서 공기가 이온화(Ionizing)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이들은 기질 표면에 반응함으로써 유리기(Free Radical)를 만든다. 유리기는 산소에 빠르게 반응한다.
코로나 방전은 공기 중에서 기질의 표면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표면 에너지가 높아지면 표면이 접착제에 쉽게 습윤될 수 있다.
코로나 방전을 활용한 처리는 폴리올레핀 및 폴리올레핀계 재질에 접착제를 도포하기 위한 인기 있는 방법이다.

3. 플라즈마 처리는 부분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코로나 방전 및 화염 처리와의 차이점이다. 플라즈마 처리는 적절한 기술을 통해 가스 플라즈마를 활성화하고, 이렇게 활성화된 플라즈마를 통해 활성화·이온화된 가스를 만든다. 여기서 발생한 가스는 플라스틱 기질과 반응한다. 플라즈마 처리는 화염 처리 및 코로나 방전 그리고 화학적 처리보다 안전한 기질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어떤 기질에 어떤 표면처리를 적용하느냐의 여부와 상관없이, 충분하고 적절한 접착을 위한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마련이다. 좋은 접합을 위해서는 각 기술 및 방법이 효과를 잃기 전에 접합 기한을 파악하고 적절한 접합 시기를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특정 플라스틱에 플라즈마 처리를 가했을 경우, 유효한 접합 기간은 단 몇 시간에 불과하다. 제조·생산라인에서 부품을 처리하는 데에는 적절한 시간이다.

 

기질 평가
표면처리를 마친 뒤에는 해당 표면처리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확인하고 인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표면처리를 마친 기질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파괴 시험: 특정 유형 및 방식을 평가하고 실패지점 및 고장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인장시험이나 중첩 전단 시험 등의 기계적 강도 시험을 수행한다.
표면처리는 접착 층(Adhesive Layer)에서만 고장이 발생하고, 접착제와 접착면 사이에서는 고장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한다. 
부품의 일부가 접착에 실패했을 경우, 평가를 통해 이후에 보다 나은 표면 준비 기술을 채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접착 자체에 실패한 경우 적용했던 표면처리기술을 재평가해야 한다.

2. 비파괴 시험(수막 파열시험): 표면처리를 마친 기질에 탈이온수의 얇고 균일한 막을 뿌리거나 덮는다. 필름에 균열이 생긴다면 표면에 오염물질이 있음을 의미한다. 단, 이 기술은 표면을 정량적으로(Quantitatively) 분석하지는 않는다.

3. 접촉각 시험: 정량 분석을 위해 표면에 참조 용액(Reference Liquid)을 한 방울 떨어트려 표면과 용액 사이의 접촉각을 측정한다. 접촉각이 크면 표면의 습윤 가능성 역시 높음을 뜻한다.

4. 자외선 검사: 표면 오염을 검출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형광성을 띤 기름(Fluorescent Oil)으로 표면을 덮고, 여기에 자외선을 쬐어 오염물질을 찾는 것이 있다.

 

표면처리는 좋은 접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늘날 기질을 만드는 데에 쓰이는 표면처리 방법은 상당히 다양하다. 적절한 표면처리기술은 보통 기질의 특성 및 종류에 의해 결정되고는 한다. 최근에는 안전 문제 또한 표면처리기술의 주요 결정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자들은 현존하는 모든 표면처리방법을 고려하고 적절한 기술을 선택해야 한다.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효율성·비용·안정성·기질에 처리를 가할 수 있는 수명(즉, 작업 가능한 시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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