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이냐, 혁신이냐
발명이냐, 혁신이냐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4.12.02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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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NTION or INNOVATION
어떤 것이 먼저 찾아오는가?

 
제목에 언급한 질문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몇몇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이야기하고 글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성급하고 그릇된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두 개념의 명확한 차이를 밝혀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
글 | Bradford Goldense

발명과 혁신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해온 전문가들은 대부분 혁신이 먼저 찾아온다고 결론을 내렸다. 당신은 동의할 수 있는가? (MSD 편집부는 발명과 혁신, 두 가지 주제 모두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독자의 의견을 언제든지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기고하고자 한다면 MSD 윤진근 기자(yoon@iomedia.co.kr)에게 메일을 부탁드린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서는 발명에 대해 ‘상상의 산물. 연구 및 실험을 거쳐 탄생한 장치·도구·기구·과정·처리’ 등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혁신에 대해서는 ‘발상(아이디어)·방식·체계·장치·기구 등을 도입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두 가지 단어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새로움’이라는 개념이다. 재미있는 건, 두 단어 모두 ‘새롭다’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두 단어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모두 ‘새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낡은 발명’이나 ‘낡은 혁신’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이 개념에 동의한다면, ‘새로움’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여러 갈래 및 분야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새로움이라는 개념은 현재 세 가지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 ‘회사 측면에서의 새로움’과 ‘산업 혹은 시장 측면에서의 새로움’ 그리고 ‘세계 측면에서의 새로움’이 그것이다.
 
회사 측면에서의 새로움
많은 기술자 및 과학자들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작업이나 방식에 흥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넓은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들이 맞이하는 ‘새로운 작업’이란 언젠가, 누군가는 한 번쯤 시도 혹은 접목했던 것이 대부분이다. 

직원의 노력이 회사에 새로운 ‘발명’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그 노력의 방법이란 한 번쯤 다른 곳에서 일어났던 ‘혁신’이었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혁신이 발명보다 앞선 개념이다.

산업 측면에서의 새로움(혹은 시장 측면에서의 새로움)
여기서는 ‘세계 측면에서의 새로움’은 논의로 한다. 새로운 세계에서의 새로움과 새로운 산업에서의 새로움을 구분해야 하는 것. 이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는 아래에 설명한다.

매일, 그리고 수시로 직장과 작업장 곳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 ‘새로움’을 논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주인공은 분석 및 진단 장비다. 컴퓨터 산업에서 특히 자주 볼 수 있다. 

한 산업에 사용되던 기본적인 기술 혹은 기능을 한데 묶어 완전히 다른 분야(산업 혹은 응용사례 등)에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여기서 설명하는 다른 산업이란 ‘새로운 세계’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기술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혁신이 발명보다 앞선 개념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세계 측면에서의 새로움 
여기서의 새로움이란 발견을 의미한다. 영화 <스타 트렉>에서의 대사를 인용하면,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에 대담하게 가는 것(To bololy go where no man has gone before)”이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발명에 대해 정의할 때 ‘상상의 산물’이라는 표현과 ‘연구 및 실험을 거쳐 탄생한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를 스타 트렉의 대사가 멋지게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에디슨이 실제로 백열전구를 발명했는지의 여부에 대한 입증 없이, 에디슨이 ‘촛불에 혁신을 불러왔다’든지 ‘가스램프에 혁신을 불러왔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또한 포드가 실제로 자동차를 발명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입증 없이 ‘말이나 카트 혹은 썰매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섣불리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혹은 포드가 지난 40여 년간 단순히 신흥 공작기계 산업에서의 다양한 구성요소를 조립하는 것만으로 모델 T(포드사에서 만든 초기의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라이트 형제가 새에 혁신을 가져왔다’든지, ‘알렉산더 플레밍(세균학자)이 곰팡이에 혁신을 가져왔다’는 말은 어떨까? 

지금까지 살펴본 표현은 얼핏 보기에도 옳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는 발명이 혁신을 앞섰기 때문이다.

‘세계 측면에서의 새로움’을 살펴보면, 대부분 혁신을 일으키기에 앞서 발명이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김위찬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그의 저서인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에서 신제품의 14%만이 세계 측면에서의 새로움을 나타낸다고 저술한 바 있다. 

이러한 신제품은 대부분 발명이 혁신을 앞섰다고 말할 수 있다. 14%의 제품이 세계적 수입의 38% 및 세계적 이익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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