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스, 신속·유연의 아름다움을 꽃피우다
이구스, 신속·유연의 아름다움을 꽃피우다
  • 윤진근 기자
  • 승인 2014.10.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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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구조와 유연함으로 고객에게 접근한다
지난 8월 24일, 한국의 16개 유망 중소기업 팀이 유럽으로 향했다. 네덜란드와 독일 등의 우수 기업을 방문하기 위함이었다. 기업문화와 사내교육 프로그램 등을 벤치마킹해 중소기업 취업자들을 격려하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구스를 만났다.
자료|한국이구스(www.igus.co.kr)

 
이구스의 이념을 대표하는 상징이 있다. 공장의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첨탑들이 그것이다. 첨탑들을 위시한 이구스 공장의 구조는 일반 산업공장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 첨탑들은 건물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업무의 방향을 설명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 이구스는 이것을 ‘솔라 시스템(태양계)’으로 비유한다. 

고객 중심의 사고를 통해 1985년 40여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이구스는 2014년 현재 세계 35개국 2,400명의 임직원을 두는 등 약 60배나 성장했다. 매출액은 건물 증축이 시작된 1994년과 비교하여 약 300배에 가까운 4억 2,7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또한 생산되고 있는 제품 종류는 약 80,000종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11년에는 히든 챔피언으로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신속함과 유연함의 공존
공장 내부에서도 독특한 점이 이어진다. 건물 바닥에 고정되어 있는 기계나 가구 그리고 집기가 전혀 없는 것. 즉, 공장 구성요소가 모두 이동이 용이한 형태로 되어있다. 순식간에 공간 내의 물건들을 옮기거나 재배치할 수 있다. 실제로 이구스 내에서는 2년 동안 4번이나 배치 구조를 변경한 부서도 있다. 그 부서의 제품 판매가 급증하여 부서 인원과 공간의 추가 수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구스 공장의 설계를 맡은 니콜라스 그림쇼는 “이구스 공간의 미학은 어떤 사업 분야가 성장하고 있으며, 어떤 부분이 수정되어야 하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구스의 건물 설계구조는 필요와 목적에 따른 공간의 분리와 확장 그리고 이동을 자유자재로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니콜라스 그림쇼의 설명이다.

독특한 회사 구조는 공장 내·외부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구스의 직원들이야말로 ‘차별화된 구조’를 엿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다.

축구장 3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이구스 생산공장 곳곳에서 작업자들이 전동 스쿠터를 타고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작업자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지만, 누구에게서든 쉽게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핸드폰 소지를 의무화하고 있다. 부서와 부서를 구분하는 것은 유리막이 전부다. 이마저도 소음 차단을 위해 설치되었을 뿐이다. 실제로 유리를 쳐다보면 안팎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이러한 개방형 구조에 관해, igus 측은 “부장실이나 사장실 혹은 직함 팻말 등의 지위구분체계를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비결은 따로 있다”고 귀뜸했다.

 
igus를 만드는 사람들
이구스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학벌이나 스펙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과 적응력, 그리고 리더의 역할(리더십) 등이다. 

이것을 시스템화한 제도가 “KNOC KNOC(녹녹)”이다. 이를 독일어로 설명면 “Keine Nein Ohne Chef”이라는 말이 된다. 풀이하면, “고객에게 NO라는 대답을 하기 위해선 상사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구스 내의 모든 직원이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고객에게 YES라는 대답을 돌려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NO라는 대답을 하게 될 땐 상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KNOC KNOC에 올라온 안건의 경우, 더 많은 관리자들이 관여하여 일을 해결한다. 따라서 문제 해결이 더욱 수월해진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안건들이 이 전에 해결된다. 각 직원들이 스스로의 일에 책임의식을 부여할 수 있으며, 개인의 성취감 역시 고취되어 직원들의 역량이 최대한 발현되기 때문이다.

이구스 최고경영자인 프랑크 블라제는 “모든 사람들이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때문에 직원 채용 과정에서 igus의 작업 환경을 이해하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직원 고용에 신중을 기한다”고 말했다. “각자가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책임 의식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각 부서와의 협력 업무를 위한 의사소통 능력 또한 중시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 프랑크 블라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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