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구독’한다
자동차도 ‘구독’한다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8.03.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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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등장

신문·우유부터 화장품·취미용품까지, 매달 내 집에서 받아보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서비스가 주목된다.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유료구독형 비즈니스 모델로, 특정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인 큐레이션curation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샘플 및 서비스를 미리 경험(화장품·의류 등)하고자 하는 소비자,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새로운 상품을 이용해보고 싶어하는 얼리어답터 계층 등을 타깃으로 한다.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우유·잡지 및 신문 등에 한정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전문성과 간편함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꽃·식품·도서·화장품·수제맥주·면도용품·의류 등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상품의 서비스화라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자동차 산업까지 확장되고 있다. 가장 활발한 시장은 미국인데, 서브스크립션 모델로, 차량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동차 분야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차량용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차량의 사용과 점검, 관리 및 정비·보험 등을 모두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형태를 취한다. 자동차 시장에 이 서비스가 도입됐다는 것은 구매 또는 리스로만 소유할 수 있던 차량을 서비스로 제공받아 보다 유연하게 쓸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 서브크립션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는 형대로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장기간의 이용 계약이 동반되는 리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며,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다. 리스 서비스에서 장기간 약정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 차량 서브스크립션은 대부분 월 단위로 서비스가 신청된다.

또 특정 차량에 한정되는 리스 서비스와 달리 여러 차량을 교체하면서 이용할 수 있어 더 다양한 차량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이점도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차량을 지정하면, 집이나 사무실 등 필요한 장소에서 인도받을 수 있게 하여 인도에 따른 불편을 없앴다.

 

미국에서는 2017년 한 해에만 캐딜락의 ‘Book by Cadillac’, 포르쉐의 ‘Porsche Passport’, 볼보의 ‘Care by Volvo’ 등 여러 완성차 업체들이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런칭했다.

이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은 간단하다. 자동차는 구매 직후부터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품목으로, 장기적으로 소유하지 않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우버 등은 공유 경제의 원리가 자동차 문화에 파고들게 하여 이러한 인식 확산을 부채질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차량을 소유할 때 세금·정비·주차 등에서 부가적인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게 들어가는데, 뉴욕·시카고 및 LA 같은 대도시에서 차량을 소유한다는 것은 주차 공간의 부족까지 더해져 추가적인 비용을 많이 지불해야 한다. 이에 이제 보편적 서비스로 완전히 자리잡은 우버Uber나 리프트Lyft의 차량 대여서비스와 같이 내가 원할 때 차량을 쉽게 확보하고, 대신 차량의 관리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차량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 차량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 케어 바이 볼보Care by Volvo : 볼보의 최신 SUV 모델인 XC40을 세금이나 보험 같은 추가 비용 없이 정해진 월간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24개월 단위로 진행되며, 월정액은 600~700달러 수준.
디지털키를 사용해 가족이나 친구와 차량을 공유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자동차를 청소하거나 연료를 충전할 수도 있다. 별도 계약금이나 등록비용은 없다.

§ 북 바이 캐딜락Book by Cadillac : 월정액 1500달러로, 원하는 차량을 3개월 동안 선택하여 탈 수 있다. 캐딜락 모델 중에서 10개 종류를 최대 18번까지 바꿔 탈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최초 500달러의 등록비가 발생하지만 2017년 12월 현재 뉴욕 도심지역, 댈러스 중심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 캔버스Canvas : 브리즈Breeze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스타트업인 캔버스Canvas는 2016년 12월, 미국의 포드Ford Motors에 매각돼 포드 중고차량을 기반으로 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로 거듭났다. 초기 샌프란시스코만 가능하던 캔버스 서비스는 2017년 말 로스앤젤레스로 서비스 지역이 확대됐다. 사용자는 월 단위로 500마일부터 무한대로 사용량을 선택할 수 있으며, 필요 시 서비스 업그레이드나 다운그레이드도 신청할 수 있다. 가격은 기본 패키지 429달러에서 시작된다.

 

§ 포르쉐 패스포트Porsche Passport : 2017년 12월 기준 미국 조지아주 아틀란타 근교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월정액 2000달러 및 3000달러 등 두 종류의 패키지가 있다. 금액에 따라 포함돼 있는 차량의 종류가 조금씩 다르지만, 포르쉐의 스포츠카와 SUV 등을 기본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초 등록비용은 500달러가 발생하지만 여기에는 무제한 마일리지 및 차량 변경, 세금, 등록비, 보험, 자동차 배달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다.

§ 리볼브Revolve : 포르쉐, 마세라티,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마틴, 벤츠, 렉서스, 아우디, 테슬라 등 럭셔리 자동차 모델만 취급하는 프리미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이다. 현재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으로 서비스가 한정돼 있다.

§ 플렉스드라이브Flexdrive : 최초 예치금 250달러를 내고, 서브스크립션 기간을 7일 또는 28일 주기로 정할 수 있다. 지역별 딜러들과 협력하는 모델이므로, 딜러들이 정하는 가격에 따라 서비스 비용이 발생한다. 홈페이지를 보면 닛산 알티마Nissan Altima 기준으로 미국 애틀랜타에서 차량을 사용하면 일주일에 219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 카마Carma : 포드 포커스Ford Focus, 혼다 어코드Honda Accord 같은 세단 차량을 제공한다. 사용거리에 따라 비용이 차등되는데, 예를 들어, 500마일까지 운전할 수 있는 299달러의 월정액 서비스가 있으며 이후 1마일당 50센트의 비용이 발생한다. 750마일 패키지의 경우 월정액 349달러이며, 이후 1마일당 40센트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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