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반 우려반, 2018년도 OLED 분야 투자
기대반 우려반, 2018년도 OLED 분야 투자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8.02.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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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업체들의 촉각은 디스플레이의 기술적인 흐름과, 애플의 아이폰에 머물러 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등장하고 IT 기기들에 그 디스플레이가 채용되어야 장비업체들의 실적이 호전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이폰이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도입하는 데 선도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애플의 동향에도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2018년 및 2019년도에는 이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까? 관련 장비 업체들은 그래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디스플레이의 수요를 창출하던 IT 기기들이 최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TV는 연 2억대에서 정체 중이며, 스마트폰 역시 15~16억대에서 성장률이 저조하다. 노트북의 연간 판매량은 연 1.5억대, PC는 1억대 선이 무너진지 오래다.

디바이스의 특성이 여타 것들과는 다소 상이한 TV를 제외하면 노트북과 PC의 수요는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0년대 초반을 고점으로 꾸준히 감소 중인데, 이는 이들의 수요가 스마트폰으로 흡수된 게 이유이다.

이처럼 디바이스의 출하량이 정체된다는 것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성장동력을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게임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예를 들면 LCD 시장에서의 제로섬 게임이 아닌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vs 차세대 기술’, 즉 ‘LCD vs OLED’의 게임으로 구도를 바꾸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OLED 분야를 선점하며 현재 모바일 OLED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TV용 패널에서 전세계 유일한 OLED 패널 공급자로 포지셔닝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17년도 투자 시장을 살펴보자면, 2017년도 상반기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수주절벽 우려가 있었으나 3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L7-1 전환투자(A4)가 집행되고, A5 라인에 대한 대규모의 추가 증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가 P10 라인의 신규투자를 발표한 덕도 컸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좋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2018년 A5 라인의 예상 투자 규모가 최소 60K/월에서 30K/월 수준으로 낮아지고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8세대 대형 OLED 팹 투자에 대한 정부 승인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2017년도 상황이 그렇게 지나갔는데, 그렇다면 다가오는 2018년 및 2019년도에는 어떠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화권 업체들의 투자 규모를 예상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의 관심은 역시 ① 폴더블 스마트폰 ② 아이폰의 OLED 패널 탑재 모델 증가 등에 있다.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후 폼팩터의 변화가 가장 컸던 모델은 2014년도에 나온 ‘아이폰 6’다. “스마트폰은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아야 한다”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폐기된 원년이기도 했다. 특히 애플은 노트 시리즈로 ‘패블릿(Phone+Tablet =Phablet)’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대성공을 거둔 삼성전자의 시장 확대를 좌시할 수만은 없었던 것으로, 결국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애플은 전략을 변경했고 시장은 이 결정에 폭발적인 수요로 응답했다.

아이폰 5s까지 기존 4인치 모델을 철저히 고수하던 애플은 4.7인치 크기의 ‘아이폰 6’, 5.5인치의 ‘아이폰 6 플러스’를 동시에 출시하며 그 해 4분기 출하량을 7500만대까지 끌어올리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노트시리즈인 대면적 스마트폰의 수요를 상당 부분 뺏어오면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처음으로 분기 기준 출하량을 역전시키기도 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자. 스마트폰의 화면이 커지면서 등장한 용어가 바로 ‘패블릿’인데, 사실 패블릿 정의는 명확치 않다. 과거에는 5인치대를 패블릿으로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기본 모델의 평균 인치가 5인치에 이르기 때문에, 6인치~7인치 시장을 패블릿 시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패블릿 시장의 정의가 유동적이라는 것은 소비자들 선호가 더 큰 화면으로 점점 확장되고 왔음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무한정 키울 순 없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의 최대 크기는 6인치 중반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갤럭시 노트 8의 디스플레이는 6.3인치이며 가로 세로 길이는 각각 7.5cm, 16.3cm다. 일반적인 여성이 한 손에 쥐기에는 너무 크다. 성인 남성의 평균 손 길이가 가로 세로 각각 8cm, 18cm임을 감안해도 노트8이 사실상 최대수준이라 평가된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여 스마트폰 업체들이 디바이스의 크기를 더이상 키우지 않고 베젤리스(bezelless)를 통해 디스플레이의 실질 화면 확대로 방향을 바꾼 것은 디바이스의 표면적을 지나치게 키우면 ‘휴대’폰의 본질가치를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스마트폰 업체가 생각할 수 있는 다음 스텝은 당연히 폴더블 디스플레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현재 6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이 폴더블화되면 약 10인치 정도의 디스플레이가 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C자형, S자형이냐에 따라 전체 면적의 크기에 편차는 있겠지만 10인치는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사업 진행 상황, CPI(Colorless Polyimide) 관련 업체 등 핵심 부품 업체들의 개발 진행 상황을 종합해보면 2018년 말 시제품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가장 먼저 잠식 가능한 시장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에 위치한 태블릿 PC 시장이다. 스마트폰과 함께 빠른 속도로 규모를 확장해온 태블릿 PC의 황금기는 2013, 2014년이었다. 당시 연간 글로벌 출하량이 2.1억대, 2.3억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 출하량은 3년간 가파르게 감소 중이다. 2016년에 2억대가 무너졌고 2017년 출하량은 1.7억대였다.

 

태블릿 PC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 지대 니즈를 포착하여 성공한 제품이다. 중간 지점에 있는 태블릿 PC의 시장 규모가 감소했다면 수요는 양 극단으로 돌아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스마트폰으로 갔거나 노트북으로 갔을 것. 그러나 노트북 시장은 천장이 막혀있다. 2014년 연간 1.7억대 출하량을 고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연 1.5억대에서 정체 중이다.

결국 감소한 태블릿 PC의 수요는 대면적의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이동 수요, 즉 ‘수요의 면적 탄력성’이 큰 수요층의 규모를 추정해 봄으로써 초기 폴더블 스마트폰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폴더블 스마트폰이 2019년부터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되며 2021년까지 5100만대~7000만대 시장으로 성장한다고 본다.

물론 수요에 대해서는 기대와 낙관적인 전망이 상존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정도 규모를 상정하고 있다. 3년간의 누적이 1억내에도 미치지 못하니 이 규모는 사실 기대보다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경우 스마트폰에서 +@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수요의 면적 탄력성’이 높은 수요층이 이동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수요를 제한적으로 잡는다.

애플 … 아이폰

폴더블 스마트폰과 더불어 OLED 장비 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축은 아이폰의 OLED 패널 탑재다. 현재 1가지 모델에 OLED 패널을 탑재한 애플이 출시될 3가지 모델에 모두 OLED 패널을 탑재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캡파가 얼마나 대응 가능한지 파악함으로써 장비의 투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여기서 아이폰 출하 대수는 연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4분기 물량을 기준으로 삼았다.

2014~2016년까지 3년간 아이폰의 4분기 평균 출하량은 7590만대였다. 2018년 4분기 출하량도 7590만대로 가정했을 때(이후 2020년까지 3년간 연평균 4% 성장률 가정) 월평균 출하량은 2530만대다. 일반적으로 부품간 결합 등 조립 단계에서의 수율 문제로 인해 완제품 출하량보다 1.15~1.2배 많은 패널을 추가로 소비하기 때문은 월 평균 패널 수요량은 2530만대의 1.15배인 2910만대로 산출된다.

이렇게 봤을 때 업계에서는 2017년 출시된 아이폰 X와 2018년 출시될 아이폰 3개 모델 모두에 OLED 패널이 탑재되어도 2018년부터 필요한 패널의 수량은 135K/월 캡파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2018년 아이폰의 월 기준 실질 필요 캡파가 135K라고 봤을 때, 여기에 대응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전용 A3 라인의 2018년 4분기 캡파가 정확히 135K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캡파 만으로 애플의 1년 물량을 모두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아이폰의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증설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사실 삼성디스플레이의 A3 라인의 대규모 투자는 이례적이었다. 아이폰이 연간 2억대가 넘는 막대한 물량인데다 수요의 예측 가능성 또한 매우 높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투자를 편안하게 집행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애플은 연간 신규 출시 모델이 2~3개로 제한적이어서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의 팹을 짓는데 유리한 조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폰을 제외하고 3~4개 모델로 2억대 시장을 창출하는 스마트폰 고객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애플향 물량 공급 캡파가 모두 갖춰진 상태에서 A3와 같은 대규모 증설이 단기간에 또 다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A5 라인이 들어설 부지의 규모가 A3 라인을 넘어선다는 사실이다. 궁극적으로는 A5 역시 A3 못지않은 대형 팹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말인데, 이는 스마트폰 화면의 대형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개화를 위한 포석이다. 문제는 속도 조절이다. 장기적으로 캡파 확장은 확실하지만 최소 2년간 막대한 이익이 가능한 현재의 시장 구조를 깨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OLED 팹을 증설하는 데에는 2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2021년을 대비한 2019년 투자 역시 그다지 공격적이기 어렵다. 물론 하이엔드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에 대한 수요는 매우 강할 것이므로 이에 부응하기 위한 증설은 이뤄질것이지만 과거 A3라인의 사례에서와 같이 도미노 수주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체별 2018년도 투자전망

 

삼성디스플레이 : 2018년도 투자는 30K/월 수준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OLED 공정의 핵심장비인 증착기 입고 스케줄 역시 2018년에는 2대가 입고된다.

발광층의 유기물질을 증착하는 증착기 시장은 일본의 캐논 도키가 독점하고 있다. 도키의 증착기는 6세대 원장을 양분하여 유기물질을 증착한다. 한 개의 증착 시스템이 처리 가능한 물량은 월 3만장인데 이 3만장은 기존 6세대 원장을 양분한 half 6G 기준으로 산출한 3만장이다. 따라서 증착기 한대가 처리 가능한 6세대 원장은 월 1.5만장(15K/월)이다.

현재 탕정 A4라인의 캐논 증착기 입고 스케줄에 따르면 2018년 8월 1대, 10월 1대가 예정돼 있다. 2대가 입고되므로 2017년 말부터 2018년에 걸쳐 집행될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규모는 30K/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 : 가장 유력한 아이폰 2nd Vendor 후보인 LG디스플레이의 투자는 이제 시작 단계다. 2017년을 시작으로 매년 6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된다. 특히 아이폰 1개 모델의 캡파를 감당할 수 있는 75K/월 수준까지는 6G Flexible OLED 투자를 진행할 것이 확실시 된다.

중국 업체 : 이들의 투자는 누가 더 많이 자본을 투자하느냐의 경쟁이다. 수율도 중요하지만 규모에서 앞서야 2020년 이후 선별적으로 집행될 정부 보조금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45K/월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중화권 업체들은 2017년 120/K월 가량의 투자를 진행했다. BOE 30K/월, GVO 30K/월, Royole 15K/월, CSOT 30K/월 등이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다. 따라서 2018년까지 OLED 장비업체의 실적은 non-삼성향 장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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