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인쇄식 OLED 디스플레이 등장
세계 최초 인쇄식 OLED 디스플레이 등장
  • 김종율 기자
  • 승인 2017.07.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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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JOLED, 디스플레이 시장 반격

 
일본의 JOLED가 지난 5월 17일, 세계 최초로 잉크젯 인쇄방식의 21.6인치형 유기 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개했다. 이 기술의 경우, 현재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지만, 향후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도 진입한다면, OLED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 수도 있다.

일본 JOLED가 이번에 공개한 디스플레이는 해상도가 829만 화소(Full HD의 4배 해상도), 두께가 1.3㎜, 중량이 500g, 수명(초기 휘도에서 5% 감소할 때까지의 시점 기준)이 1000시간이다. 2017년 6월부터 이시카와현에 위치한 재팬디스플레이(JDI)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으로, 4.5세대(730×920㎜) 기판용으로 초기에는 월 2000개 정도가 생산된다.

기존 OLED 생산방식과의 차이점
기존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제조방식은 진공환경에서 재료를 가열 및 증발시켜 패널에 색을 입히는 증착법이 주류였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소형 패널(5~10인치)을 제조할 때에는 대개 RGB(Red, Green, Blue) 화소를 하나씩 형성시키는 RGB 증착법이 사용됐고, TV 등에 쓰이는 대형 패널(50인치 이상)의 경우 RGB층을 겹겹이 쌓아 백색을 형성시키는 백색EL 증착법이 널리 활용됐다.

주류를 이루고 있는 증착법은 진공환경을 만들기 위한 설비가 있어야 하며, 패널의 필요한 부위에만 막을 형성시키기 위해 마스크(특정 부위의 증착을 차단하기 위한 판)도 필요하다. 또 일부 RGB 재료는 진공 설비나 마스크에도 부착되므로 이를 제거하는 설비 세척 단계가 추가되어야 하는 등 효율성도 낮다.
더불어 증착법의 한 종류인 RGB 증착법은 기술적으로 12인치 이상의 중대형 패널에는 적용이 어렵고, 백색EL 증착법은 성능 및 구조상의 제약으로 인해 중소형 패널에는 적용이 어렵다.

그러나 JOLED가 이번에 개발한 인쇄방식은 RGB 재료를 패널에 직접 인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진공 환경 및 마스크가 필요없고, 중소형부터 대형 패널까지 제작이 가능하며, 필요한 부분에만 재료를 인쇄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증착법에 비해 비용도 15~20% 정도 절감된다.

▲ 증착법과 인쇄방식 비교

일본 OLED 기술의 결정체

▲ JOLED 탄생 배경
JOLED는 재팬디스플레이(JDI), 소니 및 파나소닉의 OLED 패널사업이 통합돼 2015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이 통합을 주도한 곳은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이다. 따라서 JOLED는 일본 OLED 기술을 총집결시키기 위해 설립된 민관 공동 연합체로 볼 수 있다.

산업혁신기구(INCJ)는 일본의 산업기술력을 강화시킬 목적으로 2009년에 설립됐으며 정부주도의 투자펀드 운영기관이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2012년경부터 OLED 디스플레이를 공동으로 개발하려고 했지만 기술개발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2013년 12월에 제휴를 해제하고, 양사 모두 OLED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혁신기구(INCJ)가 소니 및 파나소닉의 OLED사업 부문을 인수하여 재팬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OLED 디스플레이 사업을 집결시켰다. 그리고 JOLED라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여 현재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OLED 시장 전망
현재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삼성·LG 디스플레이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5~10인치 소형 패널의 경우 삼성이, TV 등에 사용되는 50인치 이상의 대형 패널은 LG가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대만 기업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런 시장 구도를 감안하여 JOLED는 이번에 개발한 디스플레이를 생산이 어려운 12~32인치 규모의 중형 패널 시장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중형 패널의 경우 액정 패널이 대세로, 20~32인치 액정 모니터 시장은 연간 1억대로 추정된다. JOLED는 액정패널 대비 얇고 구부릴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의 특색을 최대한 살려 액정 패널의 상위 1%(100만 대) 시장을 타깃으로 시장 안착을 노린다.

▲ JOLED 중형 패널을 활용한 소니의 초음파 진단장치 모니터
JOLED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OLED 디스플레이는 소니의 초음파 진단장치 모니터에 JOLED 패널이 사용될 것으로 확정되는 등 의료용 장비의 수요가 크다. 더불어 사이니지, PC 게이밍 모니터, 태블릿 PC,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틈새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다.

한편, 애플이 2018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iPhone 모델 화면에 OLED 패널을 사용할 의향을 나타내는 등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Research In China에 의하면, 세계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0년에 331억 달러에 달하는데, 현재까지는 스마트폰용 수요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기술이 점점 발달하고 있어 향후에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관련 제품 등으로 활용 범위는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와 IT의 융합으로 인한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대형화 및 자동차의 경량화 경향 등으로 인해 향후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수요도 기대된다.

따라서 향후 JOLED가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 진입할 경우, OLED 디스플레이의 시장 판도는 변화가 일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이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OLED 제조장치, OLED 재료 및 소재 분야에서는 일본기업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 OLED 디스플레이 관련 일본 대표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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