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이 혁신을 만났을 때
배달이 혁신을 만났을 때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8.10.0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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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과 로봇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화두로 꼽힌다. 힘들거나 반복적 작업을 쉽게 해내는 로봇에 AI가 결합되면서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투자를 검토한다고 알려진 피자 기업은 로봇과 AI의 결합이 지니는 혁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그룹이 한 피자 기업에 5억 달러(약 5600억원)에서 최대 7억 5000만 달러(약 8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미 수많은 유명 브랜드가 존재하는 레드오션인 이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았길래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이야기되는 것일까?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줌Zume이다. 이 기업은 로봇 자동화를 바탕으로 신선한 피자를 조리·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우리나라의 게임기업 넥슨의 북미지역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라이브의 총책임자, 징가스튜디오 회장 등 IT 게임 업계에서 굵직한 이력을 남긴 알렉스 가든Alex Garden이 창립자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며, 제리 양 야후 설립자가 만든 벤처투자펀드인 AME클라우드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로봇과 컨베이어 벨트가 채우고 있는 줌 피자의 주방은 제조라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로봇과 컨베이어 벨트가 채우고 있는 줌 피자의 주방은 제조라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주방의 제조 라인화
줌이 꾀하는 혁신은 로봇 기반의 자동화를 통하여 피자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줌에 따르면, ABB로보틱스가 설계한 로봇을 바탕으로 1시간에 370개의 줌피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대량 생산은 피자의 가격을 드라마틱하게 낮춘다.

고객이 피자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줌의 자동화된 피자 제조 라인으로 전달되어 로봇이 반죽을 꺼내어 9초만에 피자의 토핑을 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컨베이어 벨트로 보내면, 또다른 로봇이 소스 뿌리고, 반죽 위에 소스를 고루 바르게 된다. 이후 각각의 주문에 맞춰 사람이 토핑을 얹으면 로봇이 이를 오븐으로 이동시켜 빠르게 피자를 만들어내는 것. 줌은 이를 통해 고객에게 피자가 전달되는 시간을 기존보다 최소 5분에서 최대 20분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배달 음식, 주문 즉시 받는다
로봇이 바쁘게 움직이고, 컨베이어 벨트에서 피자가 이동하는 작업장은 일반적인 피자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주방의 모습보다는 제조 현장에 가까운 모습이다. 하지만 줌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줌은 56개의 오븐을 갖춘 새로운 배달 트럭을 만들어냈다. 이 트럭에서는 AI를 바탕으로 도로 통행량에 따른 이동 시간을 고려하여 도착시간에 맞춰 피자를 구워낸다. 이를 통해 가장 맛있는 상태의 피자가 배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오븐이 탑재된 배송트럭은 도착시간에 맞춰 피자를 구워내 가장 맛있는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나아가 줌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주문을 예측하여 배송 도중 조리를 시작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오븐이 탑재된 배송트럭은 도착시간에 맞춰 피자를 구워내 가장 맛있는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나아가 줌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주문을 예측하여 배송 도중 조리를 시작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줌은 AI의 활용도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AI가 고객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많은 고객 주문이 발생하는 시간과 지역을 예측하여 더 빠르게 피자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AI가 주문 내역을 분석하고, 학습할수록 예측의 정확도는 더 높아질 수 있으며, 심지어 고객에게 주문을 제안할 수 있다. 

줌의 비전이 현실화된다면, 주문을 클릭하는 동시에 바로 음식을 받을 수 있는 꿈같은 일이 펼쳐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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